• 현충일과 6·25가 있는 6월은 국가유공자의 희생을 기억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호군보훈의 달이다. 지금 우리가 대한민국에서 편하게 살 수 있는 것은 목숨 바쳐 나라를 지켜낸 앞선 이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오는 6일 현충일을 앞두고 있다. 현충일은 순국선열, 애국지사, 호국영웅 등 국토방위에 목숨을 바친 이들의 호국정신을 추모하는 날이다. 제62회 현충일 추념식은 이날 오전 10시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한다.

    현충일을 맞아 헤이그 특사 이위종의 삶을 그린 뮤지컬 '밀사'와 독립투사 김상옥의 이야기가 담긴 연극 '불량청년' 관람을 통해 조국에 대한 소중함을 마음 속 깊이 새겨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

  • 너희에게 호소를 명한다…'밀사-숨겨진 뜻'(이하 '밀사')

    서울시뮤지컬단(단장 김덕남)이 선보이는 뮤지컬 '밀사-숨겨진 뜻'(이하 '밀사')은 세 명의 헤이그 특사 중 올해 탄생 130주년을 맞이하는 이위종 열사의 삶에 초점을 맞춘다. 부제인 '숨겨진 뜻'은 조국의 독립이라는 큰 뜻을 위해 숨겨둔 개인의 뜻, 조국이 사라지는 순간 함께 숨겨지고만 이들의 뜻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러일전쟁에 승리한 일본은 1905년 고종을 위협해 을사늑약을 체결해 외교권과 통치권을 박탈한다. 고종은 일제 침략의 부당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 대한제국의 독립을 호소하고자 1907년 만국평화회의가 열리는 헤이그로 이상설, 이준, 이위종 3명의 특사를 파견한다. 

    당시 이위종은 헤이그 특사 중 가장 어린 21살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독립운동가 이범진으로 미국, 러시아 등지에서 공사를 역임했다. 그는 11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영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등 7개의 언어에 능통한 유일한 조선인이 된다.

    작품은 20대 황실귀족 이위종이 헤이그 통역으로 시작해 연해주 독립군을 거쳐 러시아 군사학교에 들어가 일본군과 싸우다 독립을 앞둔 어느 전투에서 실종되기까지의 장대한 변화가 그려진다.

    촛불처럼 위태로운 대한제국의 운명과 일본의 감시를 뚫고 첩보작전을 방불케 하는 밀사의 파견, 서방의 냉대 속에서 국권회복을 위해 노력한 청년밀사 이위종을 통해 역사적 사실을 재조명한다.

    3명의 헤이그 특사인 이상설, 이위종, 이준 역에는 각각 박성훈, 허도영, 이승재가 원캐스트로 열연하며, 이위종의 연인 '엘리자베타' 역은 이연경·유미가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밀사'는 6월 1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

  • 우리 모두 초인을 기다린다…연극 '불량청년'

    극단 고래의 12번째 정기작품인 '불량청년'은 평범한 21세기 청년 김상복이 1921년 경성으로 시간여행을 떠나 의열단 김상옥을 만나면서 역사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려 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2013년 초연 당시 원래 제목은 '불령선인(不逞鮮人)이었으나 2015년 현대적 해석이 담긴 '불량청년'으로 바뀌어 공연됐다. '불량선인'은 일제 강점기 식민지 통치에 저항하는 조선 사람이란 뜻으로, 체제에 불응하던 사람이란 중의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김상옥(1890∼1923)은 혁신단·의열단 등의 단체에서 일제 기관 파괴, 요인 암살 등의 활동을 전개했다. 1923년 일제 경찰력의 중심부이자 독립운동가 검거와 탄압의 상징이었던 종로경찰서를 폭파했고, 수백 명의 일경과 홀로 대치한 교전에서 자결했다.

    연극 '불량청년'은 사회, 정치 문제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28세 청년 김상복을 중심으로 한 타임슬립물이다. '우리가 온 마음으로 지키고 싶은, 혹은 지켜야하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자신의 존재와 삶의 가치를 소중히 여겨야한다고 강조한다.

    극 말미 김상복이 읊는 이육사의 시 '광야'는 어느새 관객들의 가슴에 강렬한 울림을 준다. 이해성 극·연출은 "100년 전 '초인'은 지금 우리가 기다리고 있을 '초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불량청년'에서 이야기하는 초인은 거대한 의미의 영웅이 아니다. 자신의 삶의 가치에 대한 염원이자 기다림인 것이다"고 밝혔다.

    주인공인 '김상복' 역에는 배우 이명행이 맡아 극단 고래와 첫 호흡을 맞추고, 초연에 참여했던 이대희가 같은 역할로 합류했다. 유성진-이명신(김상옥 役), 최지숙-김태양(기자 役) 등이 출연하며, 최은진이 해학이 담긴 악사로 등장한다. 연극 '불량청년'은 6월 11일까지 30스튜디오에서, 17~25일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에서 공연된다.

    [사진=세종문화회관, 극단 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