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주류 비판하며 당권 준비 박차…친박계와 대립구도 형성되나
  • 자유한국당 소속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 그는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실상 '친박 청산'을 주장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자유한국당 소속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 그는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실상 '친박 청산'을 주장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자유한국당은 이름만 바꾸었지 내용이 바뀐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구체제를 허물고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는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주도하는 세력도 그대로이고 정책도 그대로"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홍 전 지사는 "아직도 구체제 기득권을 고수하려고 몸부림치는 세력이 극히 일부 엄연히 존재한다"며 "보수가 궤멸 되는 줄도 모르고 자기 자신의 영달에만 메달리는 그런 몰염치한 인사들은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청산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친박 청산'을 전당대회 프레임으로 잡은 셈이다.

    그는 "보수진영이 궤멸되는 것을 가장 바라는 집단은 친북 좌파들"이라며 "그들의 바램에 얹혀서 부화뇌동하는 인사들은 국민과 당원이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는 지난 19대 대선 경선에서 승리해 자유한국당의 대선 후보로 나섰다. 15% 득표가 불확실하다는 초반 평가를 딛고 전통적 지지층을 결집해 25%를 득표, 보수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그는 대선 기간 내내 "저는 독고다이로 살아왔다"고 말할 정도로 계파가 없었던 인물이다. 비록 대선에는 "지게 작대기라도 필요하다"며 친박계와 선을 긋지 않았지만, 성완종 리스트 관련 재판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직후에는 '양박'(양아치 친박)을 언급하며 울분을 쏟아낸 바도 있다.

  • 홍 전 지사는 자신이 올린 글에서 "자유한국당이 구체제를 허물고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했다.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 페이스북 화면 캡처
    ▲ 홍 전 지사는 자신이 올린 글에서 "자유한국당이 구체제를 허물고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했다.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 페이스북 화면 캡처

    그러나 홍 전 지사의 '친박 청산' 발언은 단순한 복수심으로 보기는 어렵다. 당내 주류를 구성하고 있는 친박계는 현재까지도 당내 최대 조직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홍 전 지사가 아직까지는 '도전자'의 입장이라는 의미다.

    실제로 전당대회 구도가 친박계와 홍 전 지사의 구도로 압축될지도 미지수다.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도 출마를 고심중인 것으로 전해져서다. 홍 전 지사가 이들을 묶어내는 한편 자신과 뜻이 맞는 최고위원을 얻지 못한다면 설사 당권을 쥔다 하더라도 힘 있게 당을 운영하기 어렵다. 홍 전 지사로서는 전당대회를 거치며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홍 전 지사가 대선후보 시절 임팩트 있는 행보로 여론에서는 높은 지지를 얻고 있지만, 당내 조직이 움직이는 전당대회는 또 다른 이야기"라며 "홍 전 지사가 대선후보 자격으로 비전을 제시했다면, 전당대회를 통해서는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