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의 신' 김명민,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하루' 출연'호위무사' 변요한과 조우.. 농도 짙어진 '부성애 연기' 선봬
  • 보시는 여러분들도 힘드셨겠지만, 저희들은 정말 지옥같은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믿고 보는 연기의 신(神), 김명민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으니 함께 출연한 다른 배우들은 오죽했을까.

    7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하루'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김명민은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땐 하고 싶다는 강렬한 마음이 들어 선택했지만, 막상 연기를 하려고 보니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하는 막막한 심정이 들었다"며 "만약 돌이킬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던 영화"라는 속내를 털어놨다.

    자신이 없었어요. 반복되는 시간 속에 갇힌 인물을 연기 하는 게. 순서대로 촬영을 하진 않을 텐데 그때 마다 달라진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낼지. 같은 장소와 같은 시간이라는, 지루함과 식상함을 주는 배경 속에서 연기를 한다는 게 무척 고민스러웠어요. 하지만 후회를 했을 땐 이미 늦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찍게 됐어요. 하하.


    김명민은 "게다가 감독님께서 첫 촬영, 크랭크 인부터 말도 안되는 스케줄을 잡아 놓으셔서 더더욱 힘들었다"며 "마치 크랭크 업을 향해 달려가는 것 같은 스케줄이 잡히는 바람에, 아직 제대로 호흡을 맞춰보지 못한 배우들의 연기가 좀 어색하게 담겼을 것"이라고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보통 크랭크 인은 배우들이 몸 풀러 나간다는 느낌으로 임하거든요. 그런데 이건 완전히 크랭크 업을 향해 달려가는 수준인 거예요. 하하. 아마 그때 찍었던 촬영 분이 좀 어색하게 담겼을 겁니다. 여러분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타임루프'라는 소재도 힘들었고, 촬영 여건도 힘에 부치는 상황이었지만 김명민은 "마음을 다 잡은 순간부턴 한 번 제대로 해보자"는 욕심이 났다고 말했다.

    초반부터 고심을 거듭했던 영화였는데요.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해보자는 욕심이 생기더군요. 매일 같은 장소에 나와, 같은 배우들과 연기를 하는 게 지치고 힘들었지만 그 안에서 조금씩 달라지는 감정을 표현해내기 위해 노력했어요.


    말은 이렇게 했지만, 사실 김명민은 그 누구보다도 이번 영화에 대해 애정을 갖고 있던 배우였다. 변요한에게 캐스팅 제안을 했던 것도 김명민이었다.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 연기 호흡을 맞췄던 변요한에게 '하루'의 시나리오를 건넸고, 변요한 역시 시나리오에 만족, 두 사람의 폭발적인 케미가 영화 현장에서도 이어지게 됐다.



  • 사전 인터뷰에서 "김명민은 마치 내가 연기해야 할 길을 안내해주는 네이게이션 같은 존재였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은 변요한은 그럼에도 불구, 자신도 김명민과 마찬가지로 촬영하는 동안 끊임없이 고민하고 힘들어했던 영화 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타임루프'라는 소재보다 누군가에게 분노와 죄책감을 느끼고 죽이려는 감정을 갖는 인물을 연기하는 게 더욱 힘들었어요. 이 영화는 단순히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장르적 특성보다는, 누군가와 불편한 마음을 갖고 있는 인물들이 그걸 풀어가려는 과정을 그린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론 영화 속 주인공처럼 '어떻게 하면 이 타임루프가 끝날까'하는 고민을 끊임없이 하면서 영화를 찍었습니다.


    영화 '하루'를 이끌어 가는 또 한 명의 주인공은 '신스틸러' 유재명이다. '응답하라 1988' '질투의 화신' '힘쎈여자 도봉순' 등에서 시선을 강탈하는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온 유재명은 이번 작품에서 반복되는 하루의 비밀을 간직한 의문의 남자 '강식' 역을 맡았다. 준영(김명민 분)과 민철(변요한 분)이 어떻게 해도 하루를 바꿀 수 없다는 사실에 절망했을 때 나타나는 베일에 싸인 인물이다.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느꼈던 '먹먹함'이 영화를 본 지금 다시 떠오르네요. 저 역시 '이 인물이 갖고 있는 아픔이나 절망 같은 느낌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 속에서 시작했어요. 매 신이 계속 반복 촬영되면서 굉장히 힘들었는데요. 배우에겐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지만 이것은 배우의 숙명이고, 또 그런 고통을 감내해냈을 때 얻어지는 보람 같은 게 있어요. 개인의 불행이 사회적인 불행으로 확장되고, 나중엔 책임을 져야하는 기로에 처하게 되는데요. 관객 분들에겐 '나라면 과연 어떤 선택을 했을까'하는 질문을 드리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이외에도 '그녀는 예뻤다' '푸른 바다의 전설' '오 나의 귀신님' 등에서 톡톡 튀는 매력을 발산해왔던 신혜선이 민철(변요한 분)이 '반드시 구해내야만 하는 아내' 미경으로 출연하고, 영화 '아가씨'에서 귀족 아가씨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던 '충무로의 원석' 조은형이 준영(김명민 분)이 '살려야만 하는 딸' 은정으로 분해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영화 '하루'는 지옥 같은 하루가 매번 반복되는 두 남자, 김명민과 변요한의 처절한 '시간 탈출기'를 그린 작품이다. 6월 1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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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 제공 = CGV아트하우스 / 라인필름 / 딜라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