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국방장관에 불같이 화내더니… 심각한 안보 문제, 외면하나
  • ▲ 사드가 배치돼 있는 경상북도 성주 골프장.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사드가 배치돼 있는 경상북도 성주 골프장.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북한 무인기가 성주의 사드(THAAD) 배치 지역을 촬영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문재인 정부가 해당 문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정치권에선 사드 보고 누락에 대해서는 불같이 화내던 문재인 대통령이 사드 타격 목적이 확실시되는 무인기 사건에 평온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5일 바른정당 의원 전체회의에 참석한 김영우 의원은 "청와대는 우리의 방어무기를 무력화 시키려는 북한 무인기에 대해 한마디도 없다"고 질타했다.

    김영우 의원은 "이번 무인기는 사드 정탐행위였다고 한다"며 "청와대는 사드에 꼬투리를 잡지 말고 무인기 대책팀을 꾸리라"고 촉구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우리 군이 무인기를 탐지할 장비도 없고, 알아챘더라도 격추시킬 능력도 없었다"며 "생화학 무기가 탑재돼 테러로 활용됐다면 하늘에서 벌어진 제2, 제3의 천안함 사건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13일, 군 당국은 강원도 인제 야산에서 발견된 무인기에 장착된 카메라에서 경북 성주의 주한 미군 사드 부지 사진이 나왔다고 밝혔다. 촬영한 사진을 본부로 전송하는 기능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영공이 뚫렸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줬다.

    이에 야당에서는 국방위를 소집해 관련 사항을 보고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방위 소집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정우택 원내대표는 14일 "북한 무인기가 한미동맹 차원의 핵심적인 전략자산인 사드포대 기지를 휘젓고 다녔다는 자체가 아연실색할 일"이라며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사드 배치 보고 누락에 대해서는 불같이 화를 내더니 그 흔한 업무 지시 한 번, 직접적 대책 하나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강력 비판했다.

    결국 같은날 오후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영우 의원은 국방위 소집 대신 기자간담회 형식으로 한민구 국방부 장관 등을 만나 북한 무인기 관련 내용을 청취했다. 중요한 안보문제를 소홀히 다루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성토가 빗발쳤다.

    이 자리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북한이 발진시킨 그런 항체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서 대한민국 영토 안에 들어왔다는 것은 중대한 휴전협정 위반"이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안 열리고 이 문제에 대해 논의를 하지 않았다는데, 국민들이 어떻게 이해하겠느냐"고 언급했다.

    무소속 이정현 의원은 "한마디로 무장간첩의 침투라 본다"며 "그런데 국방위는 소집도 안 하고, 국방부는 국방위원에게 알려주지도 않고 대응한다"고 꼬집었다. 문재인 정부의 답답한 대응을 지적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대응은 지난 '사드 보고 누락' 사건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사드 발사대 4기 반입을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격분해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물론 민간인 신분이 된 김관진 전 안보실장도 소환·조사했다.

    오락가락하는 문 대통령의 모습은 '달레반'이라고 불리는 특정 지지자가 아닌 이상 납득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던 무소속 서영교 의원은 같은 자리에서 "무인기가 성주까지 갔다가 다시 올라가는 길에 떨어졌고, 주민이 신고를 해서 알게됐다"며 "(무인기가) 추락하지 않았으면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서영교 의원은 "국민들은 무인기에 혹시나 생화학무기나 다른 무기가 탑재되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네티즌들도 "문재인 대통령이 격노해야 하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는 사드 발사대 4기가 아니라, 대한민국 영공을 북한 무인기가 찍어대는 상황을 왜 놓치게 됐는지"라며 "진정 문재인 정부는 북한 문제에 아무런 조치도 안하고 손을 놓을 셈인지 참으로 걱정스럽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