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교, 황교안, 홍준표 등 과거 비판과 비교돼… "처참한 수준"
  • 작년 10월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의 성희롱 발언을 규탄하기 위해 국회 정론관에 오른 민주당 여성의원 일동. ⓒ뉴시스
    ▲ 작년 10월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의 성희롱 발언을 규탄하기 위해 국회 정론관에 오른 민주당 여성의원 일동. ⓒ뉴시스

     

    문재인 정부의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경환 후보자가 안일한 여성관을 비롯해 숱한 구설에 휘말렸으나 민주당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민주당의 이러한 모습에 정치권 일각에선 '이중 잣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야당시절, 집권당 인사들의 여성관을 신랄하게 비판했기 때문이다.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성의식이 처참한 수준이다."

    김정재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이 지난 14일 브리핑을 통해 언급한 말이다. 김정재 원내대변인이 이같이 밝힌 데는 안경환 후보자가 작년 출판한 저서에서 저급한 성의식을 드러낸 것이 한 몫 했다. 안경환 후보자는 저서 '남자란 무엇인가'를 통해 '여성은 술자리에 꼭 있어야 한다'고 기재했다. 또 성매매 원인은 '남편의 잠자리를 보살피지 않은 아내의 탓'으로 주장하기도 했다.

    위태로운 여성관을 선보인 안경환 후보자는 재차 도마에 올랐다. 안경환 후보자가 27세 당시 사귀던 여성의 도장을 위조해 몰래 혼인신고를 했다가 법원으로부터 무효 판결을 받은 사실이 최근 드러난 것이다. 더욱이 안경환 후보자는 여성에게 허락을 받지 않고 도장을 위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경환 후보자의 여성관 문제가 위험수위를 넘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한국당 의원들은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안경환 후보자를 이른바 '여성을 대상으로 한 형사범죄경력자'라고 비판도 곁들였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에서도 이날 비상대책위·의원전체회의를 열고 안경환 후보자를 비판했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결자해지 원칙에 따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도 "신속히 거취를 정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안경환 후보자의 여성관을 지적하는 야권의 질타에도 민주당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민주당은 같은날 서울시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경환 후보자에 대해 어떠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에 야권 안팎에선 민주당의 침묵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은 과거 야당 때 박근혜 정부 인사들의 여성 관련 발언을 비판했다"며 "지금은 어떤가. 안경환 후보자 말고도 여성 비하 발언을 했던 탁현민 행정관도 버젓이 앉아있다. 그러나 민주당에서는 어떠한 말도 없다"고 꼬집었다.

    실제 박근헤 정부 때 주요인사들은 민주당의 여성관 비판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작년 새누리당의 중진인 한선교 의원은 국정감사장에서 유은혜 민주당 의원에게 "내가 그렇게 좋아"라고 말해 화를 입었다. 민주당 여성 의원들이 "여성에 대한 모욕"이라고 질타함은 물론,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기 때문이다.

    2015년 황교안 국무총리도 인사청문회 때 '드센 부산여자' 발언한 사실이 발각돼 민주당 여성의원들의 질타를 직면해야 했다. 또 지난 대선 당시에는 홍준표 후보를 향해 '돼지발정제' 논란을 꼬집으며, 성범죄자라고 비판했다. 홍 후보의 경우 자신이 아닌, 40여년 전 친구의 성범죄 모의에 대한 내용이었다.

    한편 안경환 후보자는 같은 날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안경환 후보자는 "(혼인신고 논란 관련)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그 일은 전적인 저의 잘못으로 변명의 여지가 없는 행위"라고 사과했다. 이어 "(자신의 저서 논란 관련) 여성을 비하할 의도는 없었으며 전체 맥락을 봐달라"고 덧붙였다. 다만 안경환 후보자는 자진사퇴를 묻는 질문엔 "검찰 개혁과 법무부 탈검사화를 이루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