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대통령 전화 위로 감사…오바마 '로키' 유지? 아무런 결과 없었다"
  • 북한에 17개월 간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돌아온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 부친이 김정은 정권의 극악무도함을 강하게 규탄했다. 사진은 기자회견 중인 프레드 웜비어.ⓒ美'PBS' 방송 보도영상 화면캡쳐
    ▲ 북한에 17개월 간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돌아온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 부친이 김정은 정권의 극악무도함을 강하게 규탄했다. 사진은 기자회견 중인 프레드 웜비어.ⓒ美'PBS' 방송 보도영상 화면캡쳐

    북한에 17개월 간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귀국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의 부친이 북한을 테러리스트라 부르며, 분노와 비통함에 절규했다.

    ‘뉴욕타임스(NYT)’, ‘미국의 소리(VOA)’ 방송 등 美현지 매체들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오토 웜비어 씨의 부친 프레드 웜비어 씨의 기자회견 내용을 일제히 보도했다.

    프레드 웜비어 씨는 오하이오州 신시내티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웜비어가 오랜 기간 북한 측에게 잔인하게 학대당한 것에 분노한다”면서 “북한이 우리 아들을 다룬 방식을 용서할 수 없으며, 다른 이들을 대한 행동도 마찬가지”라며 북한 당국을 강하게 비난했다고 한다.

    프레드 웜비어는 이날 2016년 2월 오토 웜비어 씨가 평양에서 자신의 범행을 '자백'하는 기자회견에 나왔을 때 입었던 자켓을 입고 나왔다.

    프레드 웜비어는 “아들이 입었던 옷을 입고 기자회견을 가질 수 있다는 게 기쁘다”며 눈물을 삼켰다.

    프레드 웜비어는 “아들이 사랑하는 가족의 품에 돌아온 것은 안심이 되지만, 북한에 의해 그토록 오랫동안 잔인한 처우를 받은 것이 화가 난다”며 아들의 귀한을 ‘달콤 씁슬(bittersweet)’하다고 표현했다.

    프레드 웜비어 씨는 “지난 15개월 동안 아들에 대한 소식을 전혀 듣지 못했다”면서 “그동안 아들이 혼수 상태였다는 사실을 지난 주에야 들었다. 이는 우리 가족 모두가 북한으로부터 잔인한 대우를 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레드 웜비어는 아들이 ‘보툴리누스 균’에 감염된 뒤 수면제를 먹고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북한 측 주장은 믿을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만약 그들의 주장을 믿는다고 해도 문명국가라고 한다면 이렇게 오랫동안 환자 상태를 비밀로 하고, 최고 수준의 진료를 받지 못하게 한 것에는 변명할 여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프레드 웜비어는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은 아들이 귀국한 날 밤에 전화를 걸어와, 가족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묻고 아들을 잘 돌봐 주라고 당부했다”면서 “그(트럼프 美대통령)는 내 아들을 찾아오려고 했다”며 깊은 감사를 표했다.

    반면 버락 오바마 정부에 대해서는 "그들은 북한에 대해 ‘로키(Low-key, 사태를 관망하며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것)’를 유지할 것을 강조했다"면서 “그러나 그들 정부는 아무 결과도 얻어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오토 웜비어 씨는 현재 신시네티 주립대 병원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 측은 "보톨리누스 균에 의한 북한의 주장은 거짓말"이라며 "오토 웜비어 씨의 뇌 조직이 광범위하게 손상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음악이나 소리에 약한 반응을 보이거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보톨리누스 균에 중독된 상태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오토 웜비어 씨가 혼수상태에 빠진 정확한 원인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신시네티 주립대 병원 측의 발표, 美‘뉴욕타임스’가 익명의 고위 관리를 인용해 “오토 웜비어가 북한에 구금돼 있는동안 반복적으로 구타를 당했다는 정보를 美행정부가 최근 입수했다”고 보도한 내용 등이 알려지면서, 북한 당국이 오토 웜비어 씨를 무자비하게 구타하거나 고문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오토 웜비어 씨의 혼수상태 송환’ 소식으로 미국 여론은 들끓고 있다.

    美‘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미국은 왜 북한 여행을 금지하지 않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美-北 간 긴장이 이어지면서 북한 여행의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美‘워싱턴포스트(WP)’는 14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북한이 미국 시민에게 위해를 가한 행동은 반드시 처벌을 받아야 한다”면서 “신속한 대북 제재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내 여론이 불리하게 돌아가는 것을 감지한 듯 북한은 "우리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오토 웜비어를 석방했다"고 주장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5일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중앙재판소의 13일부 판정에 따라, 노동교화 중에 있던 미국 공민 오토 프레데리크 웜비어를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돌려보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북한의 주장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을 잠재우지는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