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혼인' 安, 사퇴불가 입장 고수 "책임 있지만 사퇴할 문제냐는 달리 생각해
  • ▲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 그는 16일,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강하게 비판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 그는 16일,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강하게 비판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이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무법장관에 적합한 분"이라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16일 오전 트위터를 통해 "안경환 내정자가 여성비하에 허위 혼인신고, 빽으로 아들 퇴학 처분 철회까지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안 후보자가 도장을 위조해 강제 혼인신고한 행위를 사생활이라고 핑계를 댄다"며 "엄연한 범죄행위"라 했다. 이어 "부부간의 폭력도 사생활이니 간섭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은 전근대적 마인드"라고 꼬집었다.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안경환 전 교수는 임명되자마자 자격논란에 시달렸다. 안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은 ▲사문서 위조를 통한 혼인신고 사건 ▲저서에서 드러난 왜곡된 성의식 ▲퇴학 처분 받은 아들 구제 의혹 등이다.

    안 후보자의 아들은 2014년 고교 2학년 재학중일 당시 학칙을 어기고 같은 학년 여학생을 자신의 기숙사 방에 불러들였다가 적발된 바 있다. 학교 선도위원회에서는 만장일치로 퇴학 처분을 받았지만 학부모회 임원이던 부인이 탄원서를 제출하자 교장이 위원회에 재심을 요청했다. 이후 징계수위가 낮아져 퇴학을 면했다.

    혼인신고 사건은 197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안 후보자는 당시 교제하던 여성의 승낙을 받지 않고 도장을 위조해 혼인신고를 했지만, 이 사실이 알려졌고, 결국 재판을 통해 혼인 무효 처리됐다.

    안 후보자의 저서와 수필도 논란이 됐다. 안 후보자가 2016년에 집필한 '남자란 무엇인가'라는 책에서는 "술자리에는 반드시 여성이 있어야 하며 없으면 장모라도 곁에 있어야 한다", "사내는 예비 강간범, 계집은 매춘부" 등의 표현이 있다.

    2003년에 쓴 수필에는 "황동색으로 구운 허벅지는 영락없이 칼질을 기다리는 꼬치용 돈육을 연상시킨다"라고 한 바 있다.

  • ▲ 하태경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안 후보자에 "전근대적 마인드를 지녔다"고 비판했다.ⓒ 하태경 의원 트위터 화면 캡처
    ▲ 하태경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안 후보자에 "전근대적 마인드를 지녔다"고 비판했다.ⓒ 하태경 의원 트위터 화면 캡처

    이에 대해 안 후보자는 기자회견을 열고 해명했다. 안 후보자는 "(혼인 신고 사건에) 형사적인 문제는 없었다"며 "만약 형사 문제가 돼서 제재를 받았다면 당연히 흠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제가 분명히 책임은 있지만 사퇴할 정도의 책임을 져야 할 문제냐는 달리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당 김영우 의원도 가세했다. 김영우 의원은 "안경환 후보자의 저서 내용 논란에 대해, 제가 혹시 교묘하게 편집된 부분만을 읽고 잘못판단한 게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책을 구입해서 직접 읽어봤지만, 아무리 열심히 읽어봐도 제 생각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안경환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이 된다면 사문서 위조·허위결혼·성희롱 등을 저지른 사람들에 대해서 어떻게 법질서를 적용하실 생각이냐"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안경환 후보자가 어떻게 청와대의 사전 자질검증을 통과한 것인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에 묻는다"며 "안경환 후보자가 이번에도 도장을 파서 찍은 것이냐"고 날을 세웠다.

    이처럼 야권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문재인 정부의 부담도 커지게 됐다. 문재인 정부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국회 인사청문 보고서 없이 임명한 데 이어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역시 임명을 강행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안경환 후보자까지 임명을 강행할 경우, 정국이 급랭할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