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수석 책임 아냐" 조국 '면피용'이면 곤란

靑 인사추천위 발족… 검증실패 반복 없을까

잔여 장관 인사에 집중하되 중장기적으로는 공공기관장도 인선

정도원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7.06.20 20: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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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도원 기자
  • united97@newdailybiz.co.kr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한 뒤 2011년 하반기부터 언론계에 몸담았습니다. 2014년 7월부터 본지 정치부 소속으로 국회·정당에 출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제왕적 권력의 전횡과 중우적 직접정치 시도라는 함정을 넘어, 의회 중심으로 실질적인 의회민주주의가 구현되기를 기대합니다. 의회는 반드시 승리합니다.


청와대가 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인사추천위원회를 발족하고, 첫 회의를 개최해 현재 공석인 산자·복지·법무장관 인선 문제 등을 논의했다.

안경환 법무장관후보자의 낙마 등 잇단 검증실패에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사추천위원회가 검증을 담당하고 있는 특정인의 책임회피용에 돼서는 안 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20일 오후 인사추천위원회의를 처음으로 주재했다. 인사추천위원회는 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조현옥 인사수석을 간사로 하고, 정책실장·안보실장·정무수석·민정수석·소통수석·국정상황실장·총무비서관을 위원으로 한다.

위원장을 맡은 임종석 비서실장은 첫 회의가 끝난 뒤, 인사 관계로서는 이례적으로 취재진과 만나 배경을 설명했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비서실의 자체 운영규정 훈령 제39조에 따라 인사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오늘 회의를 했다"며 "참여정부 때에는 인사추천회의가 있어, 추천을 해서 인재풀을 넓히고 인사권자인 대통령에게 보고해 정밀검증에 들어가는 체계화된 구조를 갖고 있었는데, 앞으로의 인사들은 이 시스템으로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것은 이전 정부의 직제령에 근거한 회의를 통해 급한 인사를 해나갔던 것"이라며 "높아진 검증 기준에 따라 1인을 임명하기까지 굉장히 많은 사람을 검증해야 하는 실무적 어려움이 커서, 시간에 쫓겼다는 것을 솔직하게 말씀드린다"고 토로했다.

새 정부의 출범에 맞춰 새로워진 직제에 따라 시스템을 갖추고, 인사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는 것은 일단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청와대에 정책실장 등 새로운 직제가 신설됨에 따라 인사추천위원회의 구성원도 새로이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수석급이 아닌 총무비서관이 인사추천위원으로 들어간 배경과 관련해 이날 회의에 배석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우리가 (인선)해야 할 분야가 정무 뿐만 아니라 공공 부문의 많은 자리들이 있어서 총무비서관도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며 "장관 뿐만 아니라 아직 임명하지 않은 많은 자리들도 같은 시스템으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향후 공공기관장 인선을 인사추천위원회를 통해 해나갈 뜻을 내비쳤지만, 당장은 내각에도 산자·복지장관 뿐만 아니라 최근 후보자가 낙마한 법무장관도 공석인 등 인사의 여지가 많아 기관장 인선은 다소 후순위로 밀릴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내각과 위원회도 (인선을) 못했기 때문에 아직 공공기관에 대해서는 논의를 시작하지 않았고 전혀 그럴 여력이 없었다"며 "(내각 인선을) 우리야 하루라도 당기고 싶은 마음이라 최대한 빨리 하기로 했다"고 뒷받침했다.


다만 인사추천위원회라는 새로운 '시스템'의 마련이 인사 과정에서 검증에 대한 책임을 지는 특정 청와대 참모의 책임소재를 불분명하게 하기 위한 용도여서는 곤란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이날 출범한 인사추천위원회는 위원장이 청와대 비서실장이고 간사가 인사수석이며, 기타 위원들도 모두 청와대 내부 인사인 참모들로 이뤄져 있다.

임종석 비서실장이 설명한대로 지금까지도 "이전 정부의 직제령에 따라 인사위에 준용해서 비서실장과 관련 수석들이 거의 비슷한 절차로 2~3배수를 예비검증해 인사권자에게 보고하고 정밀검증에 들어가는 과정"을 한 것이 사실이라면, 인사추천위원회 발족은 자칫하면 '간판만 바꿔다는' 성격에 그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인사추천위원회에서 검증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고, 검증된 내용을 갖고 종합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인사추천위의 성격을 규정했다. 아직까지 후보자를 지명하지 못한 부처인 산자·복지장관에 대해서 "검증 단계에 들어가 있어서 인사추천위에서 따로 이야기하지는 않았다"며 "검증 결과에 따라 다시 인사추천위에서 논의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도 했다.

결국 인사추천위가 검증을 직접 하는 기구는 아니라는 뜻이다. 시스템 마련에 관계없이, 인사검증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책임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들은 조국 민정수석에게로 인사검증 실패의 책임론이 쏠리는 것을 극력 경계하는 분위기가 여전했다.

오히려 이런 분위기가 인사추천위원회를 진정으로 '희망찬 새 시스템의 출범'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지금까지의 검증 실패만으로도 책임을 모면하기 어려운 조국 민정수석에게 집중되는 여론의 화살을 흐뜨러트리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는 분석이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조국 민정수석의 책임론을 가리켜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다"며 "이전에도 전 정권의 인사위를 준용해 관련 회의는 비서실장이 주도해서 했기 때문에, 이전의 검증에 문제가 있었다면 책임은 비서실장에게 있다고 봐야 하고, 특정 수석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자처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본인의 동의를 받아 정밀검증에 들어가더라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에는 한계가 있고, 개인의 사적 영역까지 검증하기는 쉽지 않다"며 "검증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훨씬 꼼꼼하게 (검증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우리가 할 수 없는 영역은 남는다"고 조국 민정수석을 두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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