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미상납하면 여권 발급 중단 등 불이익"

"北노동당, 화교에게 과도한 현물상납 요구"

소식통들 "노동당 요구 다 들어주려면 장사 밑천까지 털어놔야"

노민호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7.06.21 17: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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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중국을 방문하려는 화교들에게 과도한 현물상납을 요구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1일 보도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에 “큰 장사를 하는 화교나 사사 여행자(개인 여행객)들에게 노동당 중앙에서 요구하는 물자가 너무 많다”면서 “때문에 화교들이 중국에 드나드는데 많이 힘들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노동당 중앙의 요구를 다 들어주려면 장사 밑천까지 털어놔야 한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화교들이 현물상납을 하지 않을 경우 여행여권 발급 중단 등의 불이익을 가한다고 한다.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에 “노동당 중앙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거나 간혹 문제가 생겨 당국에게 했던 약속을 어기게 될 경우 도 보위국 외사과에서 여행여권을 발급해 주지 않는다”면서 “국가에 이득을 줄 능력이 안 되면 화교들이라도 여행을 하지 말라는 것이 중앙의 요구”라고 설명했다.

중국에 장기체류하고 있는 또 다른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여권을 발급해주는 조건으로 도 체육관에 설치할 운동기구를 마련해 주기로 약속했다”면서 “그런데 운동기구 값을 다 계산해 보니 최소한 중국돈 5만 위안(한화 약 837만 원)은 있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소식통은 “한두 번도 아니고 중국에 올 때마다 이런 부탁을 들어줘야 하니 본전도 유지하지 못한다”면서 “2014년까지 40만 위안(한화 약 6,700만 원)을 장사 밑천으로 모았는데 지금은 중앙의 현물요구를 들어주느라 20만 위안(한화 약 3,350만 원)으로 줄었다”고 털어놨다.

소식통은 “노동당 중앙에서는 중국으로 나오기 전에 바쳐야 할 현물을 미리 지정해 준다”면서 “500평 넓이의 건설용 타일을 현물로 바친 적도 있고, 20kg짜리 복합비료 2톤을 구해오라고 해 한꺼번에 7만 위안(한화 약 1,200만 원)의 장사밑천을 날리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북한 당국이 여행여권 발급 등을 조건으로 내세워 일정 품목 또는 현금을 내도록 강요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화교들에게까지 이러는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 화교들은 김일성 때부터 중국을 자유롭게 드나들었고, 김정일 집권 때에도 이런 관행은 이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북-중 관계가 좋지 않다고 알려지면서 일부 화교들은 “조총련(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귀국자 신세가 되는 것 아니냐”라며 불안해 하고 있다고 한다.

조총련은 1950년대 말부터 ‘귀국사업’을 펼쳐 재일교포와 그 가족 9만 3,000여 명을 북한으로 보냈다.

북한에 도착한 재일교포들은 재산을 모두 조총련에 기부한 뒤 북한에서 그만큼의 보상을 받게 될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실제로는 강제노동에 시달리며, 북한 사회의 최하층으로 전락했다.

이후 다시 일본으로 돌아간 일부 재일교포는 조총련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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