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의약품·기자재 없어…소형병원 진료에는 뇌물, 대형병원은 치료 자재까지 바쳐야
  • 북한의 정형외과 입원실 모습. 이마저도 해외 언론에 공개된, 괜찮은 병원이라고 한다. ⓒ리버티 헤럴드 北병원관련 보도화면 캡쳐.
    ▲ 북한의 정형외과 입원실 모습. 이마저도 해외 언론에 공개된, 괜찮은 병원이라고 한다. ⓒ리버티 헤럴드 北병원관련 보도화면 캡쳐.


    지난 13일, 억류 17개월 만에 풀려나 귀국한 美대학생 故오토 웜비어 씨. ‘무상진료’를 자랑하는 북한 의료수준으로는 웜비어 씨를 살려내지 못했을 것이라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의 의료수준이 최악”이라고, 지난 21일 탈북한 주민과 의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美비영리 과학전문매체 ‘언다크’를 인용, 양강도의 中-北 국경지역에 살다 탈북한 정 모 씨의 사연을 인용했다.

    정 씨는 북한에 있을 때 생후 10개월 된 아들이 극심한 복통을 호소하자 병원을 찾았지만, 의사는 복통의 원인조차 못 찾았다고 한다.

    정 씨는 몇 년 뒤 남편의 간이 안 좋아지자 병원을 찾았지만 역시 의사로부터 “괜찮다”는 말만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정 씨의 남편은 얼마 뒤 사망했다.

    정 씨 또한 복통으로 병원을 찾았지만, 역시 의사는 원인을 찾지 못했고 침 몇 대만 놔주고는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한다. 정 씨는 탈북한 뒤 한국 병원에서 자신이 위암에 걸린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언다크’가 소개한 탈북 의사 고윤성 씨의 이야기도 전했다. 고 씨에 따르면, 북한 병원에는 항생제와 정맥주사용 수액, X-레이 촬영을 위한 필름마저 부족하다고 한다. X-레이 기기는 해상도가 낮아 질병 원인이나 상태를 진단하기도 어려운 수준이라고 한다.

    고 씨에 따르면, 최근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홍역, 디프테리아, B형 간염과 같은 질병 감염률이 크게 줄어든 이유는 국제 인도주의 단체들이 북한 내에서 예방접종을 실시한 덕분이라고 한다.

    북한 의사들은 전염병이나 신체 외상 치료만 하며, 각종 질환에 대해서는 개략적인 것만 배우기 때문에 전문적인 치료나 관련 의약품 처방, 고급 의료기구 사용은 거의 할 줄 모른다고 한다. 게다가 북한 의사들은 전적으로 한의학에 의존하고 있어 의학적 기술이나 새로운 지식을 접할 기회가 부족하다고 한다.

    때문에 몸이 아픈 북한 주민들에게 해주는 일이라고는 ‘한방 처방’에 따라 침이나 놔주는 것이라고.

    이뿐만이 아니다.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세력들이 늘 내세우는 것이 ‘무상진료’지만, 실제 북한에서는 병원 진료를 받으려면 뇌물을 바쳐야 하며, 큰 병원에서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치료에 필요한 물품을 환자 보호자가 직접 구해야 하는 일도 비일비재 하다고 한다.

    이 같은 이야기는 ‘자유아시아방송’뿐만 아니라 많은 탈북자들의 증언과도 일치한다. 즉 오토 웜비어 씨가 혼수상태에 빠지고 결국 사망하게 된 주요 원인 가운데는 북한 김씨 체제가 자랑하는 ‘무상진료’도 포함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