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생산 문제 크지 않으나, 가뭄으로 전력공급 부족해 식량 운송 차질
  • 지난 5월부터 운송체계 문제 때문에 북한군 식량보급체계가 바뀌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보도했다. 사진은 판문점의 북한군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5월부터 운송체계 문제 때문에 북한군 식량보급체계가 바뀌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보도했다. 사진은 판문점의 북한군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동안 호전되는 것 같던 북한군의 식량배급 문제가 다시 악화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원인이 식량 생산량이 아니라 운송망의 문제라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3일 “북한이 식량수송의 어려움 때문에 병사들의 식량공급 체계를 기존의 15일 단위에서 7일 단위로 바꿨는데, 일선 병사들은 산나물밥을 먹으며, 끼니를 거르는 날도 많다”고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국경경비대와 특수 병과를 제외한 북한군 일반 보병들은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다”면서 “올해 입대한 신병들이 영양실조 증세를 보여, 임시 휴가를 줘 귀가시키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군의 식량난은 지난 4월부터 시작돼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원인이 운송수단 부족 때문으로, 북한군 부대가 협동농장으로 가서 식량을 실어오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양강도만 해도 북한군 10군단, 호위사령부 1총국 2호위부, 북한군 8총국 등 현역 군인 13만여 명이 있고, 단천발전소와 삼지연 건설에 동원된 돌격대원도 10만 명에 이른다”면서 “군인과 돌격대원의 일일 식량 배급량은 600g으로, 이들을 먹이려면 하루 130톤 이상의 식량이 필요한데, 가뭄으로 수력발전소가 가동을 못하면서 열차로 식량운송을 못하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자강도 소식통은 “군량미는 인민무력부 산하 각 도 후방총국에서 군부대로 공급을 하는데, 군량미를 미처 모아들이지 못해 후방총국이 보름에 한 번이던 식량보급을 일주일에 한 번으로 변경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후방총국은 지난 5월 초부터 일선부대 식량공급 주기를 일주일에 한 번으로 정했지만, 실제로는 하루 이틀 씩 밀리는 건 일상”이라며 “그마저도 겉벼(껍질을 벗기지 않은 쌀)로 공급하는데, 겉벼 10톤을 도정하면 쌀은 7톤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북한 군부대마다 식량보유에 여유가 없어, 공급예정날짜가 하루 이틀씩 밀리면 병사들은 굶어야 한다”면서 “만포시에 주둔 중인 8총국과 12교도군단 병사들은 산나물 섞은 밥을 먹는데, 그마저도 하루에 두 끼 밖에 못 먹는 날이 많다”고 전했다.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 식량 사정은 군부대를 중심으로 점차 호전되는 분위기였는데, 이제는 에너지 사정 때문에 이를 필요한 곳에 제 때 공급하지 못하는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김일성 시절부터 에너지 발전에 특별한 계획을 세우지 않아, 대부분의 발전을 수력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가뭄이 들 경우에는 전력 수급에 상당한 차질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