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으로 어려워…1991년 탁구 남북단일팀, 회담만 22차례, 기간 5달 걸려"
  • 장웅(오른쪽에서 두 번째) IOC 위원이 24일 오후 전북 무주군 태권도원 T1경기장에서 열린 '2017 무주 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장웅(오른쪽에서 두 번째) IOC 위원이 24일 오후 전북 무주군 태권도원 T1경기장에서 열린 '2017 무주 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의 장 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 제안에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견해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장 웅 IOC 위원은 지난 24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나도 1991년 日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는 일에 참여했다”면서 “당시 회담만 스물두 번이나 했고 기간은 다섯 달이 넘게 걸렸다”고 말했다.

    장 웅 IOC 위원은 북한의 마식령 스키장을 활용한 일부 종목 분산개최 가능성에 대해서도 “(올림픽 전문가로서 봤을 때) 시기가 늦었다”고 잘라 말했다.

    ‘채널A’에 따르면 장 웅 IOC 위원은 정치적 기반이 다져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스포츠 교류가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한다.

    장 웅 IOC 위원은 ‘채널A’에 “스포츠 위에 정치가 있다”면서 “정치와 올림픽을 자꾸 연관시키면 힘들다”고 지적했다.

    장 웅 IOC 위원은 1970년대 미·중 간 수교를 이끈 ‘핑퐁 외교’를 두고도 “정치적 지반(地盤)이 다져졌기 때문에 탁구라는 촉매제를 이용해서 (미·중 수교가) 된 것”이라면서 “세계는 핑퐁으로 다 됐다고 하는데 실상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같은 날 2017 무주 세계태권도 선수권대회 개회식 축사에서 “2017년 2월 열리는 평창 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이 참여한다면, 인류화합과 세계평화 증진이라는 올림픽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면서 “최초로 남북 단일팀을 구성했던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대회의 영광을 다시 보고 싶다”고 말했다.

    ‘채널A’에 따르면 장 웅 IOC 위원의 이번 발언은 문재인 대통령의 이 같은 제안이 나온 지 불과 2시간여 만에 보인 반응이라고 한다.

    이는 남북 관계 경색국면이 먼저 해결된 뒤에야 ‘스포츠 교류’가 가능하다는 뜻으로, 스포츠 교류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을 모색한다는 문재인 정부의 구상과는 상반된 것이다.

    한편 통일부는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제안에 호응해 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덕행 통일부 대변인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북한이 먼저 호응을 해오면 거기에 따라서 실무적으로 할 일들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