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도 불만 토로 "은행이 매일 체크…방송광고도 절반 불과"
  •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 ⓒ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 ⓒ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자유한국당이 지난 19대 대선 당시 3당 중 선거비용을 가장 적게 쓴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한국당은 대선에서 이길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6일 "제19대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14개 정당과 1명의 무소속 후보자가 선거비용으로 총 1,387억 7,000여 만원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중앙선관위는 앞으로 석 달 동안 지난 대선 정당‧후보자별 선거비용 수입 및 지출 내역을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여기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483억 1,700만원, 국민의당은 430억 300만원을 썼다. 이는 자유한국당이 지출한 338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19대 대선의 선거비용 한도가 한도 508억 9,4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당은 한도액의 66.41% 밖에 쓰지 않은 것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각각 한도액의 94.75%, 84.33%를 쏟아부으며 총력전을 편 것과 확연히 대비된다.

    이는 정당별 대선 보조금을 보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지난 4월 18일, 정당별 의석수를 기준으로 지급된 정당별 선거보조금은 더불어민주당 124억, 자유한국당 120억, 국민의당 87억, 바른정당 63억, 정의당 28억원이었다.

    자유한국당이 국민의당에 비해 의석수가 2.5배 가까이 많은데도 선거비용을 적게 쓴 것은 선거 초반, 후보로 나섰던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대선에서 15%를 득표하지 못할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선에서 15%의 득표율을 얻지 못하면 선거금을 보전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홍준표 전 지사가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한 적도 있다. 홍 전 지사는 지난달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대선에서 초기에 선거비용 보전을 걱정해 은행으로부터 매일 체크당했다"며 "방송광고를 1·3번 후보보다 절반으로 줄이고 홍보비도 최대한 절감하며 치른 선거이지만 국민 여러분들의 지지로 자유한국당은 복원될 수 있었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 5·9 대선에서 TV찬조연설은 민주당, 국민의당이 법정 최대 횟수인 11번을 한 반면 자유한국당은 2번을 신청했다. 후보자 본인 연설도 문재인 대통령과 안철수 전 대표가 11번을 했지만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는 4번에 그쳤다. 장성민 국민대통합 후보가 10번을 신청한 것과 비교해봐도 현저히 낮은 수치다.

    그러나 한국당은 결과적으로 25%를 득표, 선거 비용을 모두 돌려받을 예정이다. 당초 선거에 적극적으로 임했다면, 더 높은 득표율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웰빙정당'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5월 9일 대선을 앞두고 유세현장 곳곳에서 '운동권 정치세력에 나라를 맡길 수 없다'며 태극기를 흔든 보수 성향 유권자들에게 허탈감을 줬다는 비판도 뒤따른다.

    자유한국당은 최근에도 계속 긴축정책을 펴는 모습이다. 최근 당 대표 권한대행이 직접 나서 '당 싱크탱크를 강화하겠다'는 상황에서 여의도 연구원을 당사로 불러들이기도 했다.

    한편, 정당별 선거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바른정당은 48억 3,800만원, 정의당은 35억 6,000만원을 지출했다. 한도액의 9.49%, 6.99%밖에 되지 않는 숫자다. 조원진 의원을 후보로 내세웠던 새누리당 역시 10억 2,800만원을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