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적극적인 통일부" 주문…野 'NLL 대화록', '개성공단 재개' 집중 질의
  • 2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실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사진은 질의순서서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의원과 말을 나누다 실소를 보이는 조명균 장관.ⓒ뉴데일리=이종현 기자
    ▲ 2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실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사진은 질의순서서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의원과 말을 나누다 실소를 보이는 조명균 장관.ⓒ뉴데일리=이종현 기자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 인사청문회가 무난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 됐다. 덕분인지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는 즉각 채택됐다.

    2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실에서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시작 10분 전에 입장, 심재권(더불어민주당) 위원장을 포함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인사청문회 시작 전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모두발언을 통해 ‘통일부 사람’임을 자칭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모두발언에서 “1984년 당시 국토통일원이었던 통일부에 들어와 20년 이상 통일정책, 교류협력, 남북회담, 개성공단 등 통일부 업무 전반에서 현장 실무와 정책 분야에서 종사했다”면서 “통일부 장관으로 일하게 된다면 저의 경험과 전문성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북한은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해 나가고 있다”며 “우리는 지금 엄중하고 복합적인 환경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남북관계는 단절됐고, 한반도 문제의 국제화도 심화됐다”면서 “(제가 통일부 장관이 된다면)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는 단호하게 대처함과 동시에 남북 간 대화 채널을 복원하고 한반도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역설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북핵 문제는 우리에게 절박한 생존의 문제”라며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한, 과감하고 실용적인 해법이 필요하며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국민적 합의와 국제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뉴데일리=이종현 기자
    ▲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뉴데일리=이종현 기자

    與野 “조명균 도덕성 합격점” 이례적 한목소리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여야 의원들은 이례적으로 후보자의 도덕성에 합격점을 줬다.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명균 통일부 후보자를 가리켜 재산, 자식의 병역, 논문 표절 등의 문제가 없는 ‘3無 후보’라고 칭찬하며, 향후 통일부 장관이 된 이후에는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번 정부 들어 많은 공직후보자 검증 청문회에서 문제가 없는 분을 찾기가 어려웠는데, 청문회 자료를 검토해보니 조명균 후보자는 도덕성에 대해서는 흠결을 발견하기 어려웠다”고 높이 평가했다.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도 “제가 통일부에 물어보니 아주 모범적이고 훌륭한 공무원으로 흠잡을 때가 없다고 했다”며 칭찬했다.

  •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뉴데일리=이종현 기자
    ▲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뉴데일리=이종현 기자

    “대북특사 긍정적 검토…비공식 대화도 필요”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북-미 외교 당국자 간 1년 넘게 접촉이 있어왔다’는 美‘월스트리트저널(WSJ)’의 지난 18일(현지시간) 보도를 언급하며, 남북관계 핫라인 복원을 통한 공식대화 또는 비공식 접촉의 필요성을 물었다.

    이에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기본적 취지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남북대화를 재개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봤을 때 미국과 북한의 현재 접촉 방식과 유사하게 민간주도형의 2트랙 또는 반민반관의 1.5트랙 방식을 신중하게 검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북특사를 파견할 용의가 있냐고 물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대북특사 파견은, 현재 꽉 막혀있는 북핵문제 해결이나 남북관계 복원에 필요하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사안”이라고 그 한계를 정했다.

    조명균 후보자는 대북특사 파견 관련 구체적인 시기 등과 관련해서는 “특사와 관련해 구체적인 구상은 해보지 못했다”며 말을 아꼈다.

  • 지난 2월 9일 경기도 파주시 도라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일대가 적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2월 9일 경기도 파주시 도라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일대가 적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北도발 지속시 개성공단·금강산 재개 불가”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언론 인터뷰 가운데 눈에 띄는 대목은 ‘개성공단 재개’였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실험·탄도미사일 도발로 경색된 한반도 정세에서 개성공단 재개는 성급하지 않냐고 비판했다.

    인사청문회에서도 같은 질의가 나왔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기본적인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개성공단 재개에 대해 묻는 의원들에게 “공단을 재개하는 방향으로 가되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훼손치 않는 범위 내에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개성공단 가동 재개는) 어렵다고 본다”면서 “도발이 지속되면 재개는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가 北인민군 병사의 총에 맞아 숨지면서 중단된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서도 “지금은 재개가 어렵다고 본다”고 답했다.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이 “북한이 오히려 우리가 잘못했다고 억지를 부리고 있는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개성공단 재개 논의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본다"며 "조명균 후보는 장관이 된 뒤 어떻게 할 것인지 확실한 입장을 견지해 달라”고 물었다.

    여기에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네”라고만 답했다.

  •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뉴데일리=이종현 기자
    ▲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뉴데일리=이종현 기자

    野, ‘서해북방한계선(NLL) 대화록’, ‘북핵 관련 강연’ 추궁

    조명균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NLL 대화록’과 한 강연에서 밝힌 발언 때문에 의원들로부터 집중 추궁을 받았다.

    정양석 바른정당 의원은 ‘NLL 대화록’ 논란을 언급하며 “그토록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제2차 남북정상회담 기록이 국가기록원에 없었던 것에 대해 사죄할 용의가 있느냐”고 따지며 “법원이 초본은 기록물이 아니라고 판단, 무죄를 선고했지만 후보자의 무책임한 행위까지 무죄를 준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정양석 바른정당 의원은 “후보자가 당시 전자문서를 닫기 전에 종료 버튼만 누르면 되는데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면서 “장관이 된 뒤에 '윗사람' 지시에 너무 순응할까 우려가 된다”고 지적했다.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은 “NLL 대화록을 삭제한 이유가 故노무현 前대통령이 NLL을 포기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기 때문 아니냐”고 따지며 “후보자가 문서관리카드를 삭제한 것은 사실이지 않느냐”라고 추궁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NLL 대화록) 초본을 삭제한 것은 맞지만 ‘초본 삭제는 타당하다’는 판단을 법원에서 했다”면서 “제가 삭제한 부분도 사실 NLL 관련 내용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제가 좀 더 치밀하게 잘 처리했다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인데 제 부족함으로 이런 일이 생긴 것에 대해 송구스럽다”고 의원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 녹취록 초본을 폐기함 혐의(대통령기록물 훼손)로 기소됐으나 1,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현재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명균 후보자가 지난 3월 강연 도중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없다”고 말한 것을 두고 ‘이것이 북한에 대한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최근 인식인가’라며 비판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이에 대해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낮지만, 노력하면 그런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북한이 스스로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의 추가 질의에 “아주 희박하다”고 답하면서도 “그러나 우리가 노력한다면 포기하는 쪽으로 끌고 갈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그에 대한 검증과 비판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조용하고 무난하게 진행된 편이었다.

    같은 날 열린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학위논문 표절’ 의혹이 터져 논란이 된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