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연구원·바른정책연구소 각각 토론회 개최… 싱크탱크 통해 개혁 모색
  • ▲ 자유한국당내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원장을 맡고 있는 추경호 의원. ⓒ뉴시스 DB
    ▲ 자유한국당내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원장을 맡고 있는 추경호 의원. ⓒ뉴시스 DB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간 '보수정체성' 대결이 뜨겁다.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폐족으로 몰렸던 양 당이 싱크탱크를 총동원, 새로운 보수의 길 찾기에 '올인'하는 모습이다.

    자유한국당의 당내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30일 '외고‧자사고 폐지가 공정한 교육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문재인 정부의 외고·자사고의 일방적 폐지 방침에 대해 국가가 나서서 획일적 교육환경을 만드는 것이 옳은 일인지 논하는 장이다. 이 과정에서 '기회의 균등' 등 보수의 가치를 다시 정립하겠다는 계획이다.

    여의도연구원의 '보수정체성 찾기' 토론회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23일 여의도연구원은 보수 시민사회 싱크탱크인 바른사회시민회의와 함께 영국 보수를 통해 보수의 가치를 찾는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영국의 대표적 지도자인 대처와 디즈레일리에서 한국 보수의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는 영국의 자유주의 노선과 보수 성향 인물들이 내세웠던 가치인 애국심 등을 통해 보수 이념을 재무장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그간 '안보'에 매몰된 것에서 벗어나 '애국심'을 새로운 가치로 세워야 한다는 주문도 쏟아졌다.

    바른정당은 이혜훈 대표를 선출한 직후부터 숨가쁘게 움직이며 맞대응을 펴는 모습이다.

    바른정당은 당내 싱크탱크인 바른정책연구소 주도하에 '바른 386의 돌아봄과 나아감'이라는 주제의 6.29 선언 30주년 기념 토론회를 개최, "우리의 뿌리는 YS의 민주당"이라고 정체성을 못박았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2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념 토론회 축사에서 자유한국당을 군부·유신보수의 잔당으로 규정하며, "군부세력의 흔적이 남은 당에서 벗어나 이제 진정한 보수세력으로 출발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전통적 지지층과 선을 긋고 20년 만에 정치적 독립을 선언한 셈이다.

    이날 토론회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최홍재 바른정책연구소 부소장은 "6월 29일이 기려지는 것은 고사하고 제대로 평가조차 되지 않고 있다"며 "6·29 선언이라는 역사적 자산을 함께 공유하는 것은 그 대통합의 첫걸음"이라고 했다.

    토론회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종철 서울 강서병 원외위원장은 "6월 민주화 운동을 연구한 자료는 많이 있지만 6.29 선언을 평가한 연구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며 "386세대가 6월 민주화 운동을 보다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인식함으로써 국민 모두가 바라듯 개혁과 통합의 진정한 주역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 바른정당의 싱크탱크인 바른정책연구소의 소장을 맡고 있는 김세연 사무총장. ⓒ뉴시스 DB
    ▲ 바른정당의 싱크탱크인 바른정책연구소의 소장을 맡고 있는 김세연 사무총장. ⓒ뉴시스 DB

    두 정당의 싱크탱크가 이처럼 보수정체성 논쟁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지난 탄핵 정국의 충격에서 벗어나 새로운 '개혁 보수'의 이미지를 선점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새누리당은 최순실 사태와 탄핵정국을 거치며 '폐족'으로 몰렸고, 각각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분당됐다. 이 과정에서 흩어진 보수성향 유권자를 다시 붙잡기 위한 양 당의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두 정당의 정체성 경쟁은 길게는 내년 지선을 넘어 다음 총선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향후 전망에 대해 양당이 엇갈린 입장을 내놓고 있어서다. 바른정당은 다음 총선까지 버틸 수 있다면 친박 성향 의원들이 다수 낙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보수 교체가 이뤄질 것이란 주장이다.

    바른정당 김세연 사무총장은 지난 2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을 겨냥 "지역주의에 편승하고 권위주의에 심취한 정당은 몰락한다"고 했다.

    정두언 전 의원은 지난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결국 영남 자민련으로 축소돼서 이합집산 과정을 통해 없어질 것"이라 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내부기류는 바른정당이 버티지 못하고 한국당과 합칠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장 한국당의 지지율이 바른정당보다 우위인 상황에서, 바른정당이 생존을 위해 지방선거에 나서는 과정에서 합당과 연대를 꾀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는 최근 "나는 바른정당을 별개의 정당으로 보지 않는다"며 "한국당에서 떨어져 나온 기생정당인데 우리끼리 쇄신만 제대로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돌아올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