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文대통령 추어올리면서도 통상 문제 집요하게 제기
  • ▲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저녁(한국시각) 백악관을 찾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손을 흔들며 정상회담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저녁(한국시각) 백악관을 찾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손을 흔들며 정상회담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내 방한을 초청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수락했다.

    한미 정상은 환영만찬에 이어 정상회담에서도 서로 간의 친근감 표현을 이어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테이블을 앞에 두고 본격적인 '청구서'를 꺼내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백악관에서 30일 오전 10시 20분(현지시각)부터 열린 한미정상회담은 정상 간의 단독회담과 각료·참모들까지 배석하는 확대회담으로 이어지며 약 1시간 10분간 계속됐다.

    당초 20분으로 예정됐던 단독회담은 28분으로 늘어나 10시 48분까지 진행됐다. 30분으로 예정됐던 확대정상회담은 42분간 진행돼,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첫 한미정상회담은 11시30분에야 끝을 맺었다.

    예정보다 길어진 정상회담 과정에서 한미 양국 정상 간의 친근감 표현은 계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전에 열린 환영만찬에서 백악관 3층 사적 공간을 직접 안내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하며 "한미동맹을 확인했던 자리"라고 높이 평가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흡족한 듯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매우매우매우 좋다. 아주 고맙다(Very Very Very Good. Thank You Very Much)"라고 화답했다.

    확대정상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배석한 각료와 참모들을 향해 문재인 대통령과의 개인적 관계를 '아주 좋은 호흡 관계(Great Chemistry)'라고 표현했다.

    환영만찬에서 지난 대선의 결과를 "문재인 대통령의 위대한 승리"라고 표현하며 "당선을 예견했다"라고 추어올린데 이어, 친근감의 표현을 지속한 것이다.

    다만 환영만찬 때와는 달라진 점도 슬몃 엿보였다. 첫 대면을 하며 관계를 형성하는 자리인 만찬과는 달리, 본격적인 협상이라는 점을 감안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간의 구체적인 의제를 거론하며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단독회담에 앞선 모두발언에서 정상 간의 신뢰와 우정, 한미동맹 등 일반론 차원에서 인사말을 전개한 문재인 대통령과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협정은 양자 간에 공정해야 한다"며 "미국 노동자를 위한 무언가(Something)를 원한다"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파트너(Major Partner)이며 양국 관계는 매우 굳건하다(Strong)"고 말을 이어가다가도 "한국이 미국의 주요 무역 파트너라는 것을 모르는 미국인들이 많다"며, 결국 다시 통상 쪽으로 화제의 물꼬를 돌리기도 했다.

    이 때문인지 오전의 환영만찬에서는 다섯 차례나 손을 맞잡았던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서는 악수를 따로 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상회담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북핵 문제 대응 방안에 관한 지지를,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역조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기 때문인지, 양 정상의 회담을 마무리하는 공동언론발표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내 방한 초청으로 끝을 맺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올해 중으로 한국을 방문하도록 초청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흔쾌히 수락했다"며 "트럼프 대통령 내외의 방한은 역사를 통해 이어온 한미 양국 국민들의 우정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방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