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팀 구성 통한 FTA 평가 역제의…FTA 재협상, 합의 외 이야기"
  •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6월 29일(현지시간) 만찬회동 참석차 美백악관에 도착해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6월 29일(현지시간) 만찬회동 참석차 美백악관에 도착해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놓고 “기대밖 대접을 받았고 기대밖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이라는 숙제를 떠안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귀국길에 오르기 전 美백악관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서 워싱턴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3박5일 일정의 첫 미국 순방에 대한 소회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이 美언론 앞에서 ‘그레이트 케미스트리(Great Chemistry.매우 호흡이 잘 맞는 관계)’라는 표현과 ‘베리 베리 베리 굿(very very very good)’이라는 말도 했다”면서 “기대 이상으로 대단히 환대와 대접을 받았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이후 양국이 FTA 재협상에 들어갔다’는 일각의 분석을 두고 “(두 정상의) 합의 내용을 보면 된다”면서 “나머지는 합의 외의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경위는 모르겠지만 공동성명이 기자들에게 배포된 가운데 더해서 (양국 정상이 공동 언론발표 때) 각자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면서 “저는 거기에 맞춰 얘기를 한 것이고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은 아마 합의하지 못한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이 한·미 FTA에 대한 부정적 지적에 대해 “양국에 호혜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우리 측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FTA 발효 이후(2012년) 세계 교역량이 12% 줄었지만 양국 교역량은 12%늘었다”면서 “또한 양국의 시장 점유율도 늘었다. 상품에서는 미국이 적자를 보지만 서비스에서는 우리가 적자, 투자도 미국에 많이 돼 전체적으로 균형이 맞다”고 재차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래도 시정의 소지가 있거나 미국이 관세 외 장벽을 이야기 한다면, 실무 TF(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해 한·미 FTA 영향 등을 조사, 분석, 평가해보자고 역제의하는 것으로 끝났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은 합의 없이, 그 합의만으로 만족할 수 없었던지 재협상을 별도로 이야기 한 것이다. 합의 외의 이야기”라고 거듭 밝혔다.

  • 문재인 대통령(가운데 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이 지난 6월 29일 오후(현지시간) 美백악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밝은 표정으로 대화 하고 있다.ⓒ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가운데 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이 지난 6월 29일 오후(현지시간) 美백악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밝은 표정으로 대화 하고 있다.ⓒ청와대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의 이 같은 설명과 달리, 한·미 정상회담 종료 후 양측은 FTA 재협상 의제와 관련해 '이견'을 쏟아냈다.

    청와대는 “한·미 FTA 재협상에 대해 양측 간 합의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美백악관은 이와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美백악관 수석대변인은 지난 6월 30일(현지시각) 정례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美무역대표부 대표가 재협상 및 협정 개정의 과정을 시작하기 위한 (한·미 FTA) 특별공동위원회 개최를 요구할 것”이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은 무역에 관한 한 확실하게 더 나은, 그리고 최상의 협상을 하겠다고 공언해 왔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실시 전 “한·미 FTA 재협상을 하고 있다”며 사실상 FTA 재협상을 천명하기도 했다.

    한·미 양국간 첫 정상회담이 서로의 신뢰를 다지며 무난하게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가 ‘FTA 재협상’이라는 숙제를 떠안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