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정상만찬 통해 아베 日 총리 첫 대면… 한일관계 수습될까
  •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오전 독일 공식방문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G20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독일 베를린으로 출국한다. 사진은 지난 미국 순방을 앞두고 출국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의 모습. ⓒ뉴시스 사진DB
    ▲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오전 독일 공식방문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G20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독일 베를린으로 출국한다. 사진은 지난 미국 순방을 앞두고 출국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의 모습. ⓒ뉴시스 사진DB

    문재인 대통령이 G20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회의가 열리는 독일 함부르크로 출국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에 앞서 회의 주재국인 독일을 공식 방문하고, 수도 베를린에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잇달아 정상회담을 갖는다.

    출국을 하루 앞두고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로 도발의 색채가 점차 짙어지는 가운데, 북한의 잇단 도발에 따른 미국 등 주변국들의 인내심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분단을 극복하고 흡수통일을 이뤄낸 독일을 모처럼 방문한 자리에서 어떠한 대북 메시지를 내고, 이를 바탕으로 주변 4강 외교를 펼칠지 관심이 쏠린다.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오전 독일로 출국한다. 먼저 독일의 수도 베를린으로 향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슈타인마이어 대통령, 메르켈 총리와 연쇄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날 오후에는 쾨르버재단 초청으로 연설을 진행한다. 연설에는 대북 정책의 구상과 메시지가 담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난 2000년 3월, 같은 장소를 방문해 △북한에 대규모 물량 지원 △남북 간의 특사 파견 제안을 골자로 하는 '베를린 선언'을 발표한 적이 있다.

    전날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으로부터 "김대중 대통령은 '북한이 동의하면 나는 무엇이든 동의한다'고 말했었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하니 김대중 대통령을 연상케 한다"는 평을 들은 바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니만큼 '제2의 베를린 선언'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당초에는 유력했다.

    앞서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대북 정책에 관한 사전정지작업까지 거쳤기 때문에, 북한이 대화로 나올 것을 설득하는 파격적인 '선언'이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그런데 출국 직전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미국과 동맹국을 상대로 도발을 결행해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이 엉클어지게 됐다. 이러한 국면에서 무작정 대화와 그에 따른 '행동 대 행동의 원칙', 즉 지원을 내세울 경우 국제사회가 납득하겠느냐는 문제가 생긴 것이다.

    따라서 베를린에서 내놓을 메시지의 수위를 놓고 문재인 대통령의 고심이 전용기 안에서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G20정상회의가 열리는 독일 함부르크로 이동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본격적인 주변 4강 외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대북정책의 주도권을 양해받았기 때문에, 전날 먼저 밝힐 쾨르버재단 초청연설 등을 통해 밝힌 대북 구상을 미국·일본·중국·러시아의 주변 4강으로부터 동의받고 협조를 구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7일 오전에는 함부르크에서 한미일 3국 정상 간의 만찬 회동이 열린다. 미국 순방 중에 트럼프 대통령의 주선으로 이뤄지게 된 자리로, 아베 신조 일본 내각총리대신과는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대면하게 된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위협의 가장 직접적인 당사국은 우리나라와 미국·일본의 3국이다. 따라서 한미일 3국 간의 대북 공조가 절실한데, 한일 관계가 위안부 문제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냉각돼 있는 상황이다. '협상의 귀재'라 불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찬 자리에서 이에 관한 중재에 나설지 여부도 관심이다.

    만찬 자리에서 사전 조율이 잘 이뤄진다면 이날 오후에 열릴 아베 총리와의 첫 한일정상회담은 예상보다 순조롭게 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순방 때, 먼저 부부동반 환영만찬을 베푼 뒤 다음날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의 현안을 풀어갔던 수순 그대로다. G20정상회의 자리를 활용해 한미일 정상 간의 만찬을 주선한 트럼프 대통령의 노련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다자외교 무대에 본격 데뷔하는 만큼 문재인 대통령은 이외에도 다양한 국가의 정상들과 양자 회담에 나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만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 나라는 미국·일본처럼 대북 문제에 있어서 우리의 입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국가가 아니다. 특히 중국은 최근 방어용 무기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들여오는 문제를 둘러싸고 우리나라와 적대적 입장에 놓여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첫 다자외교 무대 데뷔에서 외교능력의 시험대에 서게 됐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