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의 책사' 문정인·정세현은 "한미훈련 축소" 합창
  • (왼쪽부터) 추미애 민주당 대표와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 ⓒ우승준 기자
    ▲ (왼쪽부터) 추미애 민주당 대표와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 ⓒ우승준 기자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BCM)' 도발에 한반도 정서가 경색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 측근들이 연일 '한미동맹'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으로 여론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그래선지 정부와 여당이 강조하는 '한미동맹' 발언에 신뢰를 할 수 없음은 물론, 양국관계가 매우 불안정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정치권에 팽배하다.

    한미동맹의 우려를 가중시키는 문재인 대통령 측근들의 발언 중 '화룡점정'은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찍었다.

    추미애 대표는 6일 오전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를 예방하는 자리에서 "솔직히 말해 사드배치 과정에 대해 중국에서 큰 우려를 표하는 것을 이해한다"며 "사드 실용성에 대해 정치적으로 과장돼 있다. 좀 더 냉정하게 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추미애 대표는 그러면서 "민주당이나 문재인 대통령도 사드배치 과정이 국민도 모르게 이뤄졌는지 매우 궁금하다"며 "이점에 대해서는 중국 측에 이해를 구하는 외교적 노력이 거이 없었다는 점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미애 대표가 우회적으로 '사드배치 철회' 의견을 피력한 셈이다. 그러자 추궈홍 대사는 밝은 표정으로 "사드 문제는 한중 관계에 가장 큰 어려운 문제"라면서 "우리 양측의 공동노력으로 이 문제도 합리적으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후 양측은 약 40분 정도 비공개 회동을 진행했다.

    비공개 회동 후 추미애 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비공개 회동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며 "(추 대사가) 최근 4년 동안 집권당 대표를 만나 이렇게 화기애애하게 진지한 대화를 오랫동안 한 것은 처음일 것이다. 모두발언에서 말했듯 한중은 신뢰를 갖고 잘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은 추미애 대표가 언급한 "사드배치를 냉정하게 봐야 할 때"라는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북한 탄도미사일 도발에 따른 한반도 긴장국면에서 사드배치에 부정적인 발언을 굳이 할 필요가 있었냐는 지적이다. 더욱이 추미애 대표는 집권당 수장으로 국가 의전서열 7위에 위치한 인물이다. 추미애 대표 발언은 국정을 좌우할 힘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한중관계의 중요성을 모르는 게 아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이 어떤 상황인가.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 정서는 물론, 국내 정서가 전반적으로 경색되지 않았나"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추미애 대표가 언급한 사드배치 발언은 한미동맹을 염두하고 한 발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털어놨다.

    추미애 대표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의 책사로 통하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문정인 청와대 통일안보 특보도 비슷한 발언을 한 바다.

    정세현 전 장관은 지난 5일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쌍준단(북한 미사일 시험·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고려할 수 있다"며 "북한 주장대로 ICBM의 사거리가 늘어나는 것은 시간문제다. (때문에) 미국은 쌍준단 해법을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정인 특보는 지난달 16일 한국동아시아재단·미국 우드로윌슨센터가 워싱턴DC에서 공동주최한 세미나에서 "북한이 미사일 활동을 중단할 경우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야권의 한 관계자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추미애 대표 발언도 그렇고, 문정인 특보 발언도 그렇고 문재인 대통령 주변 사람들이 생각하는 외교전략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며 "이것이 우리의 주장인지 아니면 중국의 주장인지 미국의 주장인지 헷갈린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