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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이 미국이 우리 정부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공식 요청한 것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에 가서 눈 뜨고 코 베이고 왔다"고 혹평했다.
박주선 비대위원장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제20차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FTA 재협상에 대해 다시 언급한 것과 관련해 "정부가 뭐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정부는 재협상 합의는 없었다고 하더니 정작 국익이 손상될 위기 앞에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침묵이 금이 아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재협상에 대해 어디까지 이야기가 됐는지 밝혀야 한다"며 "국내 이슈로 덮으려 한다고 덮어지지 않는 문제"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가서 눈뜨고 코 베었으면 항변이라도 제대로 해야 하지 않느냐"면서 "미국에 노(NO)하겠다는 대통령은 어디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러한 발언은 한미 양국의 입장이 엇갈리는 것에 대한 해명을 촉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열린 한미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FTA를 재협상하고 있다"고 깜짝 발언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해 "정상회담 기간 그 어떤 협상에 대한 합의도 없었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지난 13일 미국은 한미 FTA 개정 협상을 공식 요구해 왔고, 우리 정부는 이번에도 "재협상이 아닌 개정협상 요구"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자신의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 FTA에 대해 "끔찍한 협정(horrible deal)이다. 한국과 재협상(renegotiating)을 시작했다"라고 말한 내용이 대대적으로 보도되며, 정치권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이와 관련한 사실을 숨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미국에 40조원 투자하기로 한 후에 돌아온 것이 재협상이라면 협상의 ABC 조차 모르는 무능을 넘어 외교적 참사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강성 발언하고 있는 지금, 청와대는 진실을 밝히고 국익 지킬 준비가 됐다는 믿음을 국민에게 줘야 한다"며 "균형을 이룬 한미 FTA를 지켜내야 하는 것이 대통령에게 주어진 임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