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강 건넜으니 뗏목은 잊고, 새로운 일 하도록 협치해야"

'인사 5원칙 파기' 文대통령 "선거 전의 일, 다 잊자"

반부패협·원전중단 관련해 이견 해소 못해… 호남 현안은 공감 이뤄

정도원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7.07.19 18: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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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도원 기자
  • united97@newdailybiz.co.kr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한 뒤 2011년 하반기부터 언론계에 몸담았습니다. 2014년 7월부터 본지 정치부 소속으로 국회에 출입하기 시작해, 4·13 총선과 5·9 대선에서 국민의당을 출입했습니다. 문재인정권 출범에 즈음해 청와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인사 5원칙 파기'와 관련해 문제를 제기한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선거 전의 일은 다 잊자"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청와대 경내에서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여야 정당 대표를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며 최근의 미국·G20 순방 성과를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미리 밝힌대로 불참했다.

오찬 자리에서 국민의당 박주선 위원장은 "먼저 인사 5원칙 공약 파기에 대해 대통령이 책임 있는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최근의 인사 파동으로 인한 정국 경색과 국회 공전은 병역면탈·세금탈루·위장전입·논문표절·부동산투기 연루자를 공직에서 배제하겠다는 '인사 5원칙' 공약이 파기된 결과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국민에게 사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 전에 있었던 일은 모두 잊어버리자"며 "큰 강을 건넜으니 뗏목은 잊어버리고, 새로운 일을 하는 방향으로 협치를 하자"고 제안했다.

이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의 특혜취업 의혹과 관련해 없는 증인을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진술조작을 한 국민의당을 꼬집은 발언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대선 과정에서는 여러 가지 일들이 있기 마련이니 '인사 5원칙' 공약 파기 또한 계속 물고 늘어질 일은 아니라는 취지도 우회적으로 담겨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정당 대표 초청 오찬간담회에서는 국민의당을 비롯한 정치권으로부터 여러 문제제기가 있었으나, 문재인 대통령은 대체로 정부의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의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반부패협) 복원 지시와 관련해, 검사와 청와대 법무비서관(민정·인사수석 결합)을 지냈던 박주선 위원장은 "감사원·국정원·검찰 등 중립이 요청되는 기관이 참여하는 것은 정치보복 내지는 야당 길들이기·코드사정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주말 결론이 내려진 최저임금과 관련해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우려가 있다"며 "소상공인의 경영여건 개선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건의했다.

또, 신고리 5·6호기 원전의 법적 근거 없는 공사 일방 중단에 대해서도 "초법적 정책집행이 되지 않아야 한다"며 "절차와 과정에 합법성을 보장해달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반부패협은) 개별적인 사건수사나 감사와는 관계없다"며 "제도적인 개선을 위해 부른 것이기 때문에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다.

이어 "최저임금발표와 함께 이미 (소상공인 경영여건) 대책을 밝힌 바 있다"며 "1년간 성과를 살펴보고 (최저임금의) 계속 인상 여부를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원전 중단에 대해서는 "원래 신고리 5·6호기의 전면 중단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공론화위원회를 만들어 그 결과를 따르겠다"며 "오히려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원전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도 "원전 문제에 대해서 정부가 계속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밝힌 부분"이라며 "국회에서 많은 조율이 필요해보인다"고 설명했다.

의견 합치가 이뤄진 지점은 호남의 현안과 관련한 부분 뿐이었다.

박주선 위원장은 "호남 경제가 어려운 원인은 금호타이어 인수 문제와 군산조선소의 사실상 폐쇄 때문"이라며 "대통령도 관심을 표명하지 않았느냐"고 주의를 환기했다.

그러자 문재인 대통령은 "금호는 '고용 완전보장'을 내용으로 인수계약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아는데, 구체적인 것은 지금 밝히기 어렵다"며 "군산조선소는 노력을 해오고 있고 지금도 하고 있으니, 총리가 20일에 발표할 대책을 기대해달라"고 화답했다.

대북 정책에 관해 환담을 나눈 짧은 시간 외에는 만남의 명목이었던 순방과 관련한 설명은 거의 없었고 국내 현안과 관련해서도 의미 있는 성과는 없었지만, 대통령과 여야 정당 대표가 기탄없이 터놓고 대화와 소통하는 자리를 가졌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박주선 위원장도 이 점을 높이 평가했다.

박주선 위원장은 "대통령이 상당히 진지하고 솔직한 자세로 소상하게 말해줬다"며 "대표 회동을 통해 어려운 문제가 단 하나라도 해결돼서 국민이 기대하는 회동이 된다면, 이런 회동이 자주, 그리고 의미 있게 계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 정도원 기자
  • united97@newdailybiz.co.kr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한 뒤 2011년 하반기부터 언론계에 몸담았습니다. 2014년 7월부터 본지 정치부 소속으로 국회에 출입하기 시작해, 4·13 총선과 5·9 대선에서 국민의당을 출입했습니다. 문재인정권 출범에 즈음해 청와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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