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 보트' 입지 굳히면 세법 개편에 뛰어들 듯
  •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국민의당이 가속화되는 정부 여당의 증세 드라이브에도 불구 신중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치권은 국민의당이 캐스팅 보트 입지 굳히기 작업을 마무리 하는 즉시, 여권발 증세 개편안에 협력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초(超)대기업·초(超)고속득자' 대상 세율인상 정책에 '명예 과세' '사랑 과세' '세율 정상화' 등의 이름을 붙이며 여론전에 나서는 등 조세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5일에는 개인의 연 소득 3억 초과∼5억원 이하 구간에 대한 세율을 기존 38%에서 40%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이날도 증세와 관련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 하는데 그쳤다. 그것도 초선의원들과 비례대표의 입을 빌려 겨우 언급했을 뿐이다. 

    초선인 정인화 의원은 이날 오전에 열린 원대책회의에서 "명예과세, 사랑과세, 애국과세 운운하며 조세저항을 무력화하려는 시도가 참 볼썽사납다"며, 여당의 여론전을 비판했다. 

    비례대표 이동섭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증세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국민과 기업의 목소리를 듣고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도부 격인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증세의 '증'자도 꺼내지 않았다. 그는 다당제 체제에서 당이 거둔 성과를 거듭하고, 국민의당을 여당의 2중대라고 비유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를 비난하는 데 시간을 할애 했다. 

    국민의당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맡기 위해 현재 진행되는 증세론에서 한발 물러섰을 뿐, 종국에는 여권과 공조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특히 국민의당은 정부의 첫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과정에서도 원내 3당으로서의 역할을 과시하며, 소기의 성과를 거둔 바 있어 이번에도 추경 때와 비슷한 포즈를 취할 공산이 크다. 

    또 이미 대선 공약에서 필요에 따라 법인세 세율을 올리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힌 만큼, 국민의당 내부에는 여론의 눈치를 살핀 후 증세 개편안에 찬성한다 해도 늦지 않을 것이란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