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국내 매출만 26조 6,000억원·종사자 3만 5,000명

원전산업 사라지면 'SK에너지'만한 기업 날리는 꼴

원전공론委, ‘SK에너지’ 규모 일자리 없애면 뒷감당은?

전경웅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7.07.26 06:5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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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 통일·외교부장입니다. 통일부,외교부,북한,국제 분야를 담당합니다.

    저의 주된 관심은 '국익보호'입니다. 국익보호와 관련된 이슈는 국제관계에서만 발생하지 않습니다. 국내의 어두운 세력들이 더 큰 위험성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기자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기자가 알려주는 정보가 세상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이 세상을 바꿀 것입니다.


‘좋은 일자리를 통한 소득 증대로 경제성장 견인’은 문재인 정부가 국민들에게 던진, 여러 가지 희망의 메시지 가운데 하나다. 그리고 그 속에는 연 매출 26조 6,000억 원짜리 산업을 통째로 없애 버리겠다는 정책도 들어 있다. 대상은 원자력 발전 산업이다.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론화 위원회’의 모든 회의는 비공개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론화 위원회(이하 원전 공론화위)’는 지난 24일 국무총리 훈령에 따라 인선을 마치고 구성됐다.

원전 공론화위는 위원장 1명과 위원 8명으로 구성됐다. 김지형 前대법관이 위원장을 맡았고, 김정인 수원대 법행정학과 교수, 류방란 한국교육개발연구원 부원장, 유태경 경희대 화학공학과 교수, 이성재 고등과학원 교수(고에너지 물리학 전공), 김영원 숙명여대 통계학과 교수, 이윤석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 김원동 강원대 사회학과 교수, 이희진 한국갈등해결센터 사무총장이 위원이 됐다.

원전 공론화위는 남성 5명, 여성 3명이며, 30대 3명, 40대 2명, 50대 3명으로 구성됐다. 원전 공론화위 측은 “원전 산업 등 이해 관계자나 에너지 전문가는 처음부터 후보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원전 공론화위 측에 따르면, 위원들은 정부가 3단계에 걸쳐 인문사회, 과학기술, 조사통계, 갈등관리 분야의 전문기관 및 단체들로부터 추천을 받은 뒤 여기서 1차 후보군 29명을 추리고, 이들을 대상으로 원전 문제에 찬성 및 반대하는 ‘대표 단체’들에게 제척 의견을 낼 수 있는 기회를 줘 12명을 탈락시킨 뒤 남은 17명 가운데서 정부가 전공분야, 성별, 세대 등을 고려해 최종 선정했다고 한다.

원전 공론화위와 정부 측의 발표를 해석하면 “피고 원전 산업은 변호할 여지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될 소지가 다분했다. 고에너지 물리학을 전공한 이성재 고등과학원 교수를 제외하고는 순수과학 또는 공학을 전공한 사람이 없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문재인 정부는 원전 공론화위를 통해 원전 산업을 정부가 독단적으로 폐쇄하는 게 아니라 국민과의 소통과 합의 과정을 통해 미래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는 오는 10월 원전 공론화위가 만들어 낸 최종 결과를 그대로 수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전 공론화위 또한 “위원회의 역할은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중단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를 설계하고 아젠다를 만들어 국민과의 소통을 촉진하는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밝혔다.

원전 공론화위가 밝힌 작업 내용은 설문조사, 시민 배심원단 구성, 원전 산업에 대한 공청회와 토론회 개최라고 한다. 위원회는 매주 목요일 ‘정기회의’를 갖고, 위원장이 필요시에 소집하는 ‘수시 회의’를 열 계획이라고 한다. 당분간은 수시로 ‘위원 간담회’를 갖는다고.


그런데 이상한 점이 보였다. “원전 공론화위의 모든 회의는 비공개가 원칙”이라는 대목이다. 물론 회의록은 홈페이지에 신속하게 공개하고 대변인 브리핑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뭔가 불안감이 드는 대목이다.

원전 공론화위에서 선정할 배심원단이 알아야 할 점

원전 공론화위 측이 밝힌 내용은 믿을 수밖에 없다. 다만 이들이 선정해 운영할 ‘시민 배심원단’이 누가 될 것인지 걱정이다. 원전 공론화위나 시민 배심원단의 정치적 성향 또는 개인적인 선입견 등을 비판할 필요는 없다. 다만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경제성장’을 이루려면 원전 산업과 같은 ‘좋은 일자리’를 없애는 것이 옳으냐는 점이 우려스럽다.

원전 공론화위나 시민 배심원단에서는 고려조차 안할 수도 있지만, 일단 사실 그대로 설명한다. 한국원자력산업협회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한국 원전산업은 국내에서만 26조 6,0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3만 5,000여 명을 직접 고용하는 우수 산업이다. UAE나 사우디 아라비아 원전 수출은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한국 내 원전 건설 및 운영을 한국수력원자력이 독점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슷한 규모의 기업으로는 SK에너지(연 매출 27조 8,000억 원)나 GS칼텍스(연 매출 26조 8,700억 원) 수준이다. 전국 곳곳에 산재한 두 회사의 주유소를 떠올려보고, 세계 시장을 재패하는 삼성 디스플레이나 포스코, 한국가스공사가 이보다 작은 규모라는 사실을 생각해 보면 한국 원전산업이 얼마나 큰 규모인지 짐작할 수 있다.


물론 2015년 말 기준으로, 국내 1만대 기업이 연간 1,710조 원이라는 매출을 올렸고, 연 매출 1조 원 이상 기업이 219곳이나 된다는 점을 내세우며 “한국 경제는 그 정도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펀더멘탈을 갖고 있다”고 반박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일자리다.

2009년 당시 UAE에 한국형 3세대 원전(APR-1400) 4기를 186억 달러에 수출해 짓고 있는 것이나 2015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한 한국형 3.5세대 원전(스마트 원전) 등의 부가가치 창출을 제외하더라도, 원전 산업의 미래는 매우 밝다는 것이 에너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유는 탄소배출 저감과 에너지 효율성 재고를 위해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원전밖에 없다 보니 서유럽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원전 건설에 매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원자력산업협회에 따르면, 영국은 앞으로 20년 동안 구형 원전을 폐쇄하는 대신 3세대급 이상의 신형 원전으로 대체할 예정이고, 터키는 2030년까지 12기의 신형 원전을 건설할 계획을 세웠으며, 핀란드는 2030년까지 원전의 발전 비중을 현재의 30%에서 50%로 늘릴 계획이다. 러시아는 2030년까지 원전 21기를 새로 지어 발전 비중을 25~30%까지 늘릴 계획이고, 베트남 또한 같은 시기 원전 10기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32년까지 원전 16기를 건설하겠다고 밝혔고, 중국은 지금도 원전 29기를 짓고 있다. 인도는 2050년까지 원전 발전 비중을 현재 3%에서 25%까지 늘리기로 했고, 미국은 현재 운전 중인 99기의 원전을 신형 원전으로 대체하는 작업을 준비 중이다. 

이처럼 세계 곳곳에서는 새로 원전을 짓겠다는 계획을 계속 내놓고 있다. 이들 가운데 영국의 경우 지난 4월 산업장관이 한국전력 측에 ‘러브콜’을 보내왔다. 영국은 2025년까지 구형 원전을 폐쇄하는 대신 10기의 신형 원전을 짓는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이 가운데 ‘무어사이드 원전 건설’에 한국전력의 참여, 정확히는 한국수력원자력의 참여를 제안한 것이다. 해당 사업의 규모는 원전 3기에 비용은 150억 파운드(한화 약 21조 원)에 달한다.

영국 정부가 이처럼 한국에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는 그만큼 기술력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원전이 처음 가동한 것은 1954년. 이후 한동안 원전은 별다른 기술개발 없이 계속 운영됐다. 하지만 운전 실수나 사고 또는 공격에 의한 노심용융이나 해일,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에 의한 원전 가동정지 등의 우려가 제기되면서, 원전 기술을 발전해 왔다. 1971년 착공해 1978년부터 운전, 2017년 폐쇄한 고리 원전 1호기나 월성 원전 등은 발전된 기술을 적용한 2세대 원전이다.


그러나 1986년 4월 현재 우크라이나 지역에 있던, 소련 체르노빌 원전에서 노심용융 사고가 일어나면서, 핵폐기물과 원전 안전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 이렇게 1990년대부터 나온 것이 제3세대 원전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동 중인 원전 25기 가운데 신고리, 신월성, 한빛, 한울 등에서 가동 중인 원전 대부분이 2세대 또는 3세대다.

현재 세계 과학계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대량의 물이 없이도 가동할 수 있고 외부 충격에도 안전하며,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도 나오지 않는 4세대 원전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그리고 그 징검다리 수준인 3.5세대 원전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하기로 한 ‘스마트 원전’이다. 세계적으로 3.5세대 원전을 실용화해 수출·건설까지 하는 것은 한국밖에 없다.

에너지 산업이라고 원전이나 가스나 똑같을 거라 생각하나?

이처럼 한국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원전 기술을 갖고 있다. 발전에 들어가는 비용 대비 효율, 유지보수 비용, 안전성 측면에서도 1979년 3월 28일 美스리마일 섬 원전 사고, 1986년 4월 26일 소련 체르노빌 원전사고, 2011년 3월 11일 日후쿠시마 원전사고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우수한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안 믿을 수도 있다. 하지만 2007년 실험용 핵융합로 ‘K-STAR’를 완공한 것이나 국제원자력에너지기구(IAEA) 회원국 가운데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 인도, EU와 함께 ‘국제열핵융합실증로’ 사업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지난 40년 동안 원전 산업 관계자와 과학자들의 피나는 노력 덕분이었다. 이런 산업의 전문가들에게서 원전을 빼앗는다면, 그들은 어디로 갈까.


원전 공론화위나 시민 배심원단은 어떻게 볼지 모르겠다. 하지만 ‘에너지 산업’이라는 이유로 같은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원전은 그 연료와 에너지 발생 과정, 사후 처리 과정이 가스 등 화석연료나 태양광·풍력·조력·지열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와는 완전히 다르다. 발전 시설을 통해 나오는 전력을 제어하는 과정이나 이론 또한 전혀 다르다.

게다가 신재생 에너지 산업에서 나오는 일자리는 시스템 대부분이 자동화되어 있고 연료 또한 자연에서 나오는 탓에 원전에 비해 크게 줄어든다. 발전 시스템에 사용하는 설비는 대부분 대기업이 생산하고 있다. 이는 천연가스 발전 또한 마찬가지다.

즉 “원전 대신 신재생 에너지”를 외치며 원전 산업을 없앤다는 것은 우수한 과학자와 기술자들에게서 ‘밥줄’을 끊는다는 의미다.

밥줄이 끊긴 원전 과학자와 기술자들은 어디로 갈까. 대부분은 원전 건설을 계획 중인 나라로 갈 것이다. 가까운 중국은 물론 미국, 영국, 인도, 러시아 등이 이런 우수한 인력을 가만 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 번 고급인력 대우를 받은 이들은 한국에는 오지 않으려 할 것이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일본으로 끌려간 도공들이 다시 조선으로 돌아오지 않으려 했던 것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

이는 ‘소득주도 경제성장’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의 목표를 자기 부정하는 셈이 된다. 원전 공론화위와 시민 배심원단은 “그래도 원전 산업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인지 다시 한 번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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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의 주된 관심은 '국익보호'입니다. 국익보호와 관련된 이슈는 국제관계에서만 발생하지 않습니다. 국내의 어두운 세력들이 더 큰 위험성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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