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아베 통화하는데 휴가로 논의테이블 빠져… 정운천 "운전대 잡는 시늉이라도 해야"
  • 문재인 대통령이 휴가에서 복귀한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및 아베 신조 일본 내각총리대신과 대북 제재 방안 관련 통화를 가질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 5월 11일 아베 총리와 통화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 ⓒ뉴시스 사진DB
    ▲ 문재인 대통령이 휴가에서 복귀한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및 아베 신조 일본 내각총리대신과 대북 제재 방안 관련 통화를 가질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 5월 11일 아베 총리와 통화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 ⓒ뉴시스 사진DB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에 있어 운전대를 잡겠다고 했지만, 정치권은 한국만 승차한 빈 차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바른정당은 1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대론'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한반도 정세가 불안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휴가를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를 미루는 모습을 보이는 등 정부의 느긋한 대응 태도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바른정당 정운천 최고위원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코리아패싱'의 오명을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정 최고위원은 "지금 이해할 수 없는 건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문제와 관련해 운전대를 잡겠다고 말한 문재인 대통령"이라며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어선 상황에서 바로 돌아와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휴가 뒤에 트럼프와 대화를 하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와 아베가 52분간 대화를 하며 문제 해결에 나섰는데 운전대 잡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은 어디 있느냐"며 "코리아패싱이라는 말이 나오는 상황에서 국가안보에 미증유 위기가 발생했는데 휴가 때문에 일주일 후에 대화하겠다는 것은 이미 우리에게 해결방법이 없다는 것을 자인한 것"이라고 한탄했다. 이어 "바로 올라와서 영수회담을 하고 특사라도 보내 운전대 잡겠다는 시늉이라도 확실히 하라"고 말했다. 

    앞서 북한이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ICBM을 발사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 일본 아베 총리가 52분이라는 긴 전화회담을 가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휴가 때문에 통화를 미룬 문 대통령에게 비난의 화살이 날아갔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바른정당 김영우 최고위원도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 안보' 정책을 시험대에 올렸다. 

  • 바른정당 소속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바른정당 소속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김영우 최고위원은 "북핵과 안보문제와 관련해서 한국만 빠지는 코리아패싱이 현실화 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김 최고위원은 "대통령도 휴가가 필요하겠지만,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 미국, 일본과 통화 한 통 못한 걸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최근 키신저 전 미국무부장관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에게 '중국과 북핵 문제를 의논하면서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이러한 논의테이블에도 한국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화로 풀겠다면서 한미군사훈련 축소, 전략자산 감축을 주장하는 인사가 대북정책을 주도한다면 우방국이 우리를 믿을리 없다"며 "지금이라도 대북 안보전략을 새로 짜야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대화는 필요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보조 수단이어야 한다"며 "여전히 대화로 북핵을 풀려고 생각하는 것은 모래위에 집을 짓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