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정동영, 안철수 향해 "몰상식" "몰염치" "사당화"

국민의당, 전대 앞두고 아수라장… 여론전 '점입가경'

안철수도 반격 "내가 나서니 국민의 관심 쏠리면서 들썩들썩"

정도원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7.08.06 16:2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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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nited97@newdailybiz.co.kr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한 뒤 2011년 하반기에 언론계에 몸담았습니다. 2014년 7월부터 본지 정치부 소속으로 국회·정당에 출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제왕적 권력의 전횡과 중우적 직접정치의 함정을 넘어, 의회 중심으로 실질적인 대의민주주의가 구현되기를 기대합니다. 의회는 반드시 승리합니다.


안철수 전 대표의 출마 선언에 따라 열전(熱戰)으로 격화된 국민의당의 당권 경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천정배·정동영 의원 등 이미 당권 도전을 선언했던 경쟁주자들은 잇달아 기자회견을 열어 안철수 전 대표를 맹폭격했다. 이에 질세라 안철수 전 대표도 '맞불' 기자간담회를 열고 맞서 '한 지붕 두 가족' 사이에서의 여론전과 명분싸움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국민의당이 창당할 때 안철수 전 대표와 공동대표를 지냈던 천정배 전 대표는 6일 오전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안철수 전 대표를 격렬히 공박했다.

특히 천정배 전 대표는 안철수 전 대표를 향해 '몰상식' '몰염치' '구태정치' 등의 강도높은 단어를 사용해가며 비판했다.

천정배 전 대표는 이날 "안철수 전 후보가 당이 사라질 위기를 맞아 당을 살리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더라"며 "나는 안철수 전 후보의 당대표 출마 선언으로 진짜 당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본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이번 전당대회가 치러지는 원인은 대선 패배"라며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당대표의 자리를 대선 패배에 누구보다도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안철수 후보 본인이 차지하겠다고 나서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나아가 "이게 안철수 후보가 그렇게 부르짖던 '새정치'인가"라며 "안철수 후보의 당대표 출마는 구태 중의 구태 정치이며, 누울 자리와 누워서는 안 될 자리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몰상식·몰염치의 극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동영 의원도 같은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동영 의원의 기자회견에서도 역시 안철수 전 대표를 향해 '사당화' '패배의 길' 등 강도 높은 표현이 쏟아졌다.

정동영 의원은 "정치적 책임을 지지 않고 아무 때나 출마해 (당대표에) 당선될 수 있다면 이것은 사당화의 명백한 증거"라며 "사당화의 길을 가는데 지지를 보낼 국민은 없을 것이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음은 자명하다"고 규탄했다.

이어 "내가 당대표가 되면 지방선거 후보자 선출도 상향식 공천을 통해 결정할 것"이라며 "몇몇 측근들이 주물러왔던 사당화의 요소는 말끔히 척결하겠다"고 공언해, 정치권 일각에서 안철수 전 대표의 출마 결단을 비선(秘線) 측근들의 지방선거 공천 욕심으로 분석하는 시각을 은근히 겨냥했다.


이후 질의응답에서도 정동영 의원은 "우리 국민들이 국민의당이라고 하면 '아무개당(안철수당)'이라고 부를 정도로 지난 1년반 동안 사당화의 그늘 속에 있었다"며 "사당화의 그늘 속에서 성적표가 5%"라고 안철수 전 대표를 정조준했다.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한지 불과 이틀만에 쏟아지는 집중공격에 두들겨 맞고 있는 안철수 전 대표도 반격에 나섰다.

이날 오후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안철수 전 대표는 천정배·정동영 의원 측의 공격 논리에 대한 방어 명분을 설파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대선패배 책임론에 대해 "가슴에 비수가 꽂히는 듯 하지만 정확한 지적"이라며 "내 책임이 제일 크다"고 수긍했다.

그러면서도 "많은 분들이 지금은 보약을 먹으며 추후 대선을 준비하라고 했지만, 당의 생존을 위해 독배라도 마시면서 당과 운명을 함께 하기로 결심하고 출마한 것"이라며, 출마 결단에 '철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는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며 "당장 지방선거에서 정치신인을 30% 의무공천하도록 하겠다"고 밝혀, 내년 6·13 지방선거의 공천을 둘러싸고 당내 비안(非安)파, 호남 중진들과 각을 세웠다.

천정배·정동영 의원의 '아픈 구석'을 역으로 찌르고 들어가기도 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내가 출마 선언을 하니) 전당대회를 앞두고 국민의 관심이 당에 모이면서 들썩들썩하고 있다"며 "당이 살아나는 계기가 되고 지지율이 다시 올라갈 것"이라고 자평했다.

천정배·정동영 의원 등만 경쟁하던 시절에는 여론의 관심을 받지 못했는데 내가 출마한다고 하니 다르지 않느냐는 투로, 은근한 '정치적 체급 차이'를 부각시키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친안(親安)계의 엄호사격도 이어졌다.

문병호 전 최고위원은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지금 국민의당이 소멸할지도 모르는 위기"라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로 비유하면 국민의당은 3패에 몰렸다"고 빗댔다.


그러면서 "지방선거까지 지면 (4패를 당해) 한국시리즈가 끝날텐데 '다음에 등판하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내년 지방선거 시합에서 이길 수 있는 대표를 뽑는 게 이번 전대의 목적이고 가장 중요한 선택기준"이라고 강조했다.

이동섭 의원도 이날 개인명의 성명에서 "안철수 전 대표의 출마 자체를 막는 것은 또다른 형태의 패권"이라며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한 심판은 당원과 국민이 내릴 일이지, 경쟁자인 당권주자들이 결정할 일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아울러 "당권주자들이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한 비난에) 가세해 혼란이 격화되고 있다"며 "전당대회 출마자들은 네거티브 선거가 아닌 비전제시의 선거운동을 하라"고 다그쳤다.

이처럼 국민의당이 8·27 전당대회를 불과 20일 앞두고 극도의 혼란과 내홍 속으로 빠져들고 있지만, 정치권 관계자들은 당장 탈당(脫黨)이나 분당(分黨)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이 나타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탈당을 하기에는 추동력이 부족하고 제5의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가능성도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으로 입당하는 것 또한 민주당 측에서 당대당 통합이라면 몰라도 개별입당에 대해서는 부정적이기 때문에 가능성이 희박하다.

안철수 전 대표의 출마 선언 직후 '집단탈당'을 경고할 정도로 격렬한 반응을 보였던 이른바 동교동계가 이틀 사이에 '안철수 전 대표의 출당(出黨) 추진'이라는 사실상의 정치 공세로 선회한 것도 탈당 추동력 부족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내홍을 일으키고 있는 당사자들도 '당이 깨져서는 안 된다'는 지점에 있어서만큼은 최소한의 공감대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파국에까지 이를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안철수 전 대표는 '탈호남 전국 중도정당 건설'을 염두에 두고 당권에 도전했다는 시각에 대해 "호남 대 비호남, 친안 대 비안 구도는 실체가 없다"며 "호남은 국민의당의 모태"라고 선을 그었다.

천정배 전 대표도 탈당이나 '비안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무슨 적(敵)하고 싸우는 게 아니지 않느냐"며 "지금은 갈라서거나 이럴 때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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