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육대학생연합 “정치적 목적 달성 위해 교육대학생을 희생양으로 삼나”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사진 뉴데일리 DB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사진 뉴데일리 DB


    #. 한 교육대 재학생에게 8일 메일이 왔다. 그는 기자의 이메일 주소를 보고 혹시나 싶어 메일을 보냈다는 운을 뗐다. 글에는 교대생들의 억울한 심정을 호소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교대생들이 (1수업 2교사제로) 티오(정원)가 늘면 마냥 좋아하는 이기적이고 어리석은 사람들이 아니에요. 바른 방법을 추구하고 싶습니다. 저희 의견이 제대로 알려지길 바랍니다. 도와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초등교사 선발 인원을 확대할 수 있는 ‘1수업 2교사제’에 대해 이해당사자인 교육대 재학생들조차 “졸속적인 정책 도입을 반대한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2018년도 초등교사 선발 예정인원이 2017년에 비해 40%나 감축됐고 특히 서울의 경우 88%나 줄어든 상황을 고려한다면, 위 학생의 메일은 신선하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4일 서울교대 학생 대표들과 만나 “교원 수급정책 권한이 교육부에 있지만 교육청도 책임을 벗을 수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1수업 2교사제를 도입하면 1만5000명 정도의 교사를 충원할 수 있는 만큼 이를 적극 도입하도록 교육부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국교육대학생연합(교대련)은 7일 성명을 내고, “전국의 교대생들은 1수업 2교사제의 졸속적인 도입에 반대한다”며, “교육 당국은 중장기적 전망 없이 교원 수급 정책을 운영했음을 반성하고 임시방편이 아닌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교대련은 “1수업 2교사제는 교사의 교육관 충돌, 학생지도 혼선, 비정규 강사의 양산 등 우려로 학교현장에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제도”라며, “단순히 교사 선발정원을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 1수업 2교사제를 급하게 도입하는 것은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철저히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교대련은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교육당국이 중장기적 안목으로 교육정책을 수립하고, 교육여건을 개선하는 것”이라며, “전국의 교육대 재학생은 1수업 2교사제 도입 등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희생양으로 우리를 이용하는 교육당국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했다.

    현직 교사들도 이들과 생각이 다르지 않았다.

    전북에 위치한 초등학교 교사 정모씨는 “왜 이렇게 막무가내로 1수업 2교사제를 밀어 붙이는지 모르겠다”며, “학급 인원수를 20명 이내로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 30여 명에 교사 2명보다 20명에 교사 1명이 더 잘 가르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한 초등학교 정모(26·여) 교사도 “한 학급을 두 명의 선생님이 가르치게 될 경우 가치관이 서로 달라 의견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학생들도 혼란스러워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김모(29) 기간제 교사도 “선생님 한 명이 수업한다고 그때 다른 선생님은 무엇을 할 건지 모르겠다”면서 “만약 수업 중에 두 선생님의 목소리가 겹치게 되면 과연 수업이 원활하게 진행이 될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