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시간 화물차 상대로 ‘운송세’ 갈취…서비차 타는 도매상에게도 금전 갈취
  • 일반적인 북한 장마당의 모습. ⓒ통일부 블로그 캡쳐.
    ▲ 일반적인 북한 장마당의 모습. ⓒ통일부 블로그 캡쳐.


    미국과 ‘극한대결’을 하려는 듯한 김정은 정권. 최근 북한 장마당 분위기에 따르면 내부 통치는 제대로 되지 않는 것 같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3일 “북한 장마당에 불량배가 급증해 화물차 운전사들이 입는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고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청진시 수남 장마당에서 화물차 운전사를 대상으로 ‘운송세’를 갈취하는 ‘차몰이꾼’이 급증하고 있는데, 이들은 대개 전과자들인 건달로 담당 보안원(경찰)과 짜고 운전사들을 갈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이 말한 ‘차몰이꾼’이란 실제로는 있지도 않은 ‘세금’을 뜯어내는 불량배들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차몰이꾼들은 새벽에 도매 상품을 싣고 전국 각지로 출발하는 장거리 운송차량을 주로 노린다”며 “이들은 장마당 인근에 임의로 구간을 정해놓고 차량을 대지 못하게 하면서 돈을 바친 차량만 장마당에 들어가 상품을 싣도록 허락하는 식으로 돈을 뜯어내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차몰이꾼들에게 가장 많이 피해를 보는 차량은 외지에서 온 화물차들”이라면서 “무산, 횡령, 경성 같이 멀리 떨어진 시·군에서 온 차량들이 돌아가는 길에 빈 차 운행을 줄이고 기름값이라도 벌어보려 수남 장마당에 모여드는데 이런 차량들이 ‘차몰이꾼’들의 제물이 되기 십상”이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화물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보통 화물차 1대당 1,000~1,500위안(한화 17만~25만 원) 씩을 뺏고 있다”면서 “차몰이꾼들은 주차 허가를 명목으로 화물차 운전사에게 빼앗은 돈을 수남 장마당 순찰대 보안원들(경찰)과 6 대 4로 나누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식통은 “차몰이꾼의 행패가 도를 넘었지만, 새벽에 도매 상품을 빨리 운송해야 하는 장사꾼들과 운전사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돈을 바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다른 함경북도 소식통은 “수남 장마당의 ‘차몰이꾼’들이 도매상들이 서비차(여객운송용 화물차)에 탈 때도 돈을 뺏고 있다”면서 “장거리를 가야 하는 도매상들이 서비차를 타지 못하게 막아서고, 돈을 바친 사람만 탈 수 있게 한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도매 상품을 준비한 장사꾼들이 운송 차량을 구하러 주차장 인근에 가면 차량이 한 대도 없는 경우가 많다”면서 “차몰이 꾼들이 보안원들과 짜고 장마당을 배회하며 화물 운송이 급한 장사꾼과 운전수를 상대로 돈을 갈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차몰이꾼들의 행패로 주민과 화물차 운전사들의 원망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며 “장마당 순찰대 보안원들은 ‘차몰이꾼’들에게 상납받은 돈으로 호의호식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고 한다.

    북한에도 예전부터 불량배들은 존재했다. 하지만 보안원과 짜고 주민들에게 상습적으로 돈을 갈취하는 일은 흔치 않았다. 북한 경제를 실질적으로 떠받치는 장마당에서 보안원과 결탁한 불량배들이 설치고 있다는 것은 북한 내부, 특히 지방의 치안 질서가 나빠지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