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위협 속 "사드 즉각 배치", "탈원전 정책 철회", "핵무장" 목소리 줄이어
  • 15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북핵 위협에 맞서 핵무장을 촉구하는 '8.15 구국 국민결의대회'가 열렸다. ⓒ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 15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북핵 위협에 맞서 핵무장을 촉구하는 '8.15 구국 국민결의대회'가 열렸다. ⓒ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제72주년 광복절을 맞은 15일 서울 도심에서는 한미동맹 강화, 탈원전 철회, 사드 즉각 배치를 촉구하는 애국단체들의 대규모 집회가 열려 인산인해를 이루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전국구국동지연합회, 애국단체총협의회,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 등 애국단체 소속 5,000여명의 시민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8·15 구국 국민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에도 혜화역 인근은 태극기와 함께 성조기를 들고 "사드 즉각배치", "원전 폐기 정책 철회", "핵무장 준비", "한미동맹 강화"를 외치는 참가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광복절 노래'제창에 이어 청와대 외교안보 참모진의 무능을 비판하는 발언이 쏟아졌다.

  •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8.15 구국국민결의대회'가 열린 가운데, 김세환 구국포럼 상임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8.15 구국국민결의대회'가 열린 가운데, 김세환 구국포럼 상임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김세환 구국포럼 상임대표는 구국선언문에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개발 완성을 공언하며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 때를 이용해 국내 종북좌파들은 적화통일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15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열린 '8.15 구국 국민결의대회'에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발언하고 있다 . ⓒ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 15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열린 '8.15 구국 국민결의대회'에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발언하고 있다 . ⓒ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은 "대한민국은 지금 공산화 위기"라며 "대한민국의 건국과 산업화의 결실, 그 동안 구축한 안보체계가 모래성처럼 무너지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우리 보수우파 시민들이 대혁명을 일으켜야한다"고 했다.

    "우리는 대한민국 안보를 비롯해 나라를 송두리째 엎으려는 세력에 맞서 대한민국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숙명과 운명을 지녔다"고 강조한 윤 전 대변인은, "1948년 건국 아버지들과 산업화 혁명을 성공시킨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화 정신을 전복시키려는 종북반미좌익세력에 맞서, 고군분투햇다고 훗날 자신있게 답할수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석자들의 발언 가운데는, 북한 ICBM급 미사일 실험발사에도 아랑곳 않고 휴가를 떠났다가 긴급히 복귀한, 정의용 청외대 외교안보실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문재인 정부 고위 공직자들의 안일한 태도를 질타하는 내용이 특히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시민들은, 북핵 및 미사일 도발애 따른 안보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술핵 재배치'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건국절' 논란과 '태극기' 관련 발언들도 나왔다.

    이상훈  애국단체총협의회 상임의장은 기념사에서 "오늘은 한민족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대한민국 건국 제69주년 기념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948년 건국을 "공산주의 등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우리가 이룬 위대한 역사"라고 평가하면서, "정부가 안하면 애국시민이 나서서라도 이를 기념해야 한다"고 했다.

    이상훈 의장은 "8.15를 건국절-광복절로 함께 기념함으로서 대한민국 역사를 지키고 자유통일을 이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태극기는 대한민국이고 안보이며 국민이자 자부심"이라며, "태극기를 들면 왜 부끄럽고 촛불이 영광스럽다고 생각하느냐"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8.15 구국국민결의대회'가 열린 가운데, 집회 참가자들이 정부의 탈원전 정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8.15 구국국민결의대회'가 열린 가운데, 집회 참가자들이 정부의 탈원전 정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정부의 탈원전 정책 원점 재검토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줄을 이었다.

    자신을 '수십년간 원전을 건설해 온 기술자'라고 소개한 A씨(대기업 발전사업본부장)는 "새 정권이 들어서자마자 한국 원전 폐기한다고 공론위를 구성중인데 그 부당함을 알리러 이 자리에 나왔다"고 집회 참가 배경을 밝히며 발언을 이어갔다.

    A씨는 "원전 도입 30년 만에 수출국이 됐다. 세계 230개국 중 오직 6개국만이 독자 원전 모델을 가지고 수출을 하고 있는 상황에 우리 기술은 원전최강국 프랑스를 능가한다"며, "지금 600조 원전 시장이 열리고 있는데 여기서 원전을 중단한다니, 이처럼 엄청난 미래산업을 포기하는 바보같은 짓이 어디있나"고 반문했다.

    그는 "그 수많은 연구인력과 산업부문이 모두 무너지는건 어떻게 할 것인가. 50년간 쌓아온 소중한 국가 자산을 5년 임기 정부가 한번에 무너뜨리려고 한다"고 분노를 표시했다. 

    A씨는 "이것은 다른 의도가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신고리 5,6호기 공사를 즉각 재개하고 망국적 탈원전 정책을 철폐할 것"을 호소했다.

  •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8.15 구국국민결의대회'가 열린 가운데, 집회 참가자들이 정부의 탈원전 정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탈원전을 비판하는 문구들.ⓒ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8.15 구국국민결의대회'가 열린 가운데, 집회 참가자들이 정부의 탈원전 정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탈원전을 비판하는 문구들.ⓒ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A씨의 발언이 끝나자, 시민들은 '북한 위한 탈원전, 안전 우려 포장마라', '북한은 핵개발하는데 우리만 탈원전 비핵화?' 등의 문구가 인쇄된 현수막들 흔들면서 화답했다.

    참가자들은 현 정부의 실정 혹은 폐기해야 할 정책으로 △동성애-동성혼 합법화 헌법개정 △전교조 법제화 △자사고 폐지 △공무원 증원 △법인세 인상 △한일갈등 조장 △최저임금 인상 △고위 공직자 5대비리 인사철칙 위배 등을 꼽았다.

  •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8.15 구국국민결의대회'가 열린 가운데, 집회 참가자들이 대한문을 향해 가두 행진을 준비하는 모습.ⓒ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8.15 구국국민결의대회'가 열린 가운데, 집회 참가자들이 대한문을 향해 가두 행진을 준비하는 모습.ⓒ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본 행사를 마친 시민들은 대학로를 출발해 종로~을지로를 지나 덕수궁 대한문 앞까지 시가 행진을 벌였다.

    탄핵 정국 이후 처음 등장한 대규모 태극기 부대에 중장년층 시민들은 반가움을 나타내기도 했으나, 젊은 층에서는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이 모(69)씨는 "광복절에 태극기가 보이지 않아 허전했는데, 이렇게라도 태극기부대를 보니 반갑다"고 전했다. 이씨는 "북핵 등 나라가 혼란스러운 상황에 종북좌파단체에 맞서기 위해서는 이렇게라도 해야 하는 상황임을 십분 이해한다"고 했다.

    반면 은평구에 거주하는 박 모(25,여)씨는 "태극기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되지만, 탄핵정국 이후 태극기가 연세 많은 보수 단체나 노년층의 전유물로 느껴져 괜히 꺼려진다"고 했다.

    이날 비슷한 시각 서울광장에서는 민주노총 등 속칭 진보단체들이 결성한 '8.15 범국민평화행동 추진위원회'가 ‘反사드 집회’를 열고, 주한 미국 대사관 앞까지 행진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81개 중대 6,500여명을 투입했으나, 다행히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