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BM급 미사일에도 NSC 전체회의 아닌 상임위 회의 소집…대화 가능성도 열어둬
  • ▲ 청와대가 29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NSC 상임위 회의를 소집했다. ⓒ뉴데일리 DB
    ▲ 청와대가 29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NSC 상임위 회의를 소집했다. ⓒ뉴데일리 DB

    북한이 29일 미사일 도발을 또다시 감행하자 청와대가 긴급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를 소집했다.

    지난 25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도 대화 기조를 내비쳤던 청와대로서는 이번 고강도 도발에 내심 난감한 모습이다.

    청와대는 29일 오전 7시부터 40분 간 NSC 상임위 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같은 날 오전 북한이 일본 영해를 넘기는 발사체를 발사한 데 따른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함이다.

    합동 참모본부는 "29일 05시 57분경 북한이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동쪽방향으로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불상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세부 사항은 한미 당국에서 공동 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지난 25일에 이어 나흘만에 이뤄졌다. 청와대는 이날 발사된 발사체를중거리탄도미사일(IRBM)급 미사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 25일에 비해 거센 강도의 도발이다. 지난 25일 청와대는 북한의 발사체에 대해 300mm 방사포로 보인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탄도미사일인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청와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전략적 도발과는 관계 없다"며 의미를 축소하기에 바빴다. 특히 "북한이 도발을 했지만 수위를 굉장히 낮춤으로써 대화 국면으로 넘어가려는 것은 아닌지 정확한 의도를 분석하고 있다"며 대화 가능성도 내비쳤다.

    청와대 관계자는 나아가 "북한이 그동안 해왔던 실험의 연장선상의 단거리 발사체"라며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이 아니었다면 NSC 상임위까지 열 사항도 아니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북한이 보란듯 고강도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다. 애써 대화 기조를 만들기 위해 대화의 전제 조건까지 낮췄던 청와대로서는 고심이 깊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강경책을 쏟아내고 있다. 대화 제의에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국제 사회의 엄중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또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며 "문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이 내용을 보고 받고 강력한 대북응징 능력을 과시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오전 9시 20분 쯤 F-15K 전투기 4대가 태백 필승훈련장에 타격 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전략자산무기를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청와대는 NSC회의를 대통령이 주재하는 전체회의로 격상하지 않는 등 한반도 긴장감을 고조시킬 수 있는 행동을 자제하는 모양새다.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좁은 국면과 큰 국면이 있고, 이에 따라 전술적 대응 필요할 때가 있고 전략적 대응이 필요할 때가 있다"며 "상황에 따라 압박할 때와 대화할 때가 다른거다. 현재 상황과 방향을 헷갈리면 안 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