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사망자 최소 30명…루이지애나로 이동하니 조심”
  • ▲ 물에 잠긴 휴스턴에서 시민들이 탈출하는 모습. ⓒ美NBC뉴스 관련보도 화면캡쳐.
    ▲ 물에 잠긴 휴스턴에서 시민들이 탈출하는 모습. ⓒ美NBC뉴스 관련보도 화면캡쳐.


    지난 25일(현지시간)부터 휴스턴 등 美텍사스州 주요 도시 6곳을 휩쓴 허리케인 ‘하비’로 인해 美남동부 지역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풍속 등은 약해졌다고 하나 여전히 75km/h의 풍속을 가진 채 30일(현지시간) 루이지애나州로 향했기 때문이다.

    美주요 언론에 따르면, 허리케인 ‘하비’로 인해 텍사스州에서 최소한 3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수백억 달러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고 한다. 美기상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허리케인 ‘하비’는 2005년 ‘카트리나’만큼이 많은 피해를 입혔으며, 지난 일주일 동안 내린 강우량은 무려 136cm나 됐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일레인 듀크 美국토안보부(DHS) 장관은 “허리케인 ‘하비’가 약해졌다고 하지만 풍속이 여전히 75km/h에 달하며, 루이지애나州에서도 며칠 동안 폭우를 내릴 수 있다”고 경고하며 “텍사스州에서의 허리케인 피해를 복구하려면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브록 록 美연방재난관리청(FEMA) 청장은 “현재 휴스턴 시민 등 3만여 명의 이재민이 320개 대피소에 분산 수용된 상태고, 이재민 가운데 1,800여 명은 호텔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美언론에 따르면, 휴스턴 컨벤션 센터에 9,000여 명의 이재민이 대피해 있고, 달라스 컨벤션 센터 또한 이재민 수용을 위해 개방했다고 한다. 이곳은 최대 5,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은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함께 지난 29일(현지시간) 텍사스의 코퍼스 크리스피 지역을 찾아 이재민들을 위로했다. 이곳은 물에 잠긴 휴스턴市에서 350km 가량 떨어진 곳이다. 美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허리케인이 완전히 물러난, 오는 9월 2일(현지시간) 휴스턴을 찾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美NBC뉴스는 지난 30일(현지시간) 기상 전문가들을 인용해 “허리케인 ‘하비’는 지금껏 미국에 닥친 자연재해 가운데 가장 큰 피해를 입힌 것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美NBC뉴스는, 허리케인 ‘하비’로 인해 텍사스에서 발생한 재산피해를 보상하는 데는 30억 달러가 들겠지만 향후 美경제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하면 1,900억 달러 규모의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재보험사 ‘하노버 리’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美NBC뉴스는 “허리케인 ‘하비’에 대한 재보험사의 평가는 보험사가 자체적 기준에 따라 계산한 것이지만, 이로 인한 악영향은 재보험사의 평가보다 더 광범위하고 크게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美NBC뉴스는 “허리케인 ‘하비’로 인해 발생한 피해 규모는 아직도 계산하는 주체에 따라 제각각이지만 재난재해 피해 평가 전문가에 따르면 적지 않은 규모”라고 지적했다.

    美NBC뉴스는 “쓰나미,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로 발생하는 피해를 산정하는 ‘엔키 리서치’라는 회사의 평가에 따르면, 허리케인 ‘하비’로 인한 재산 피해는 최소 480억 달러에서 최대 75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 ▲ 물에 잠긴 휴스턴 시내. 이를 복구하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고 비용이 들지 알 수가 없다. ⓒ美NBC뉴스 관련보도 화면캡쳐.
    ▲ 물에 잠긴 휴스턴 시내. 이를 복구하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고 비용이 들지 알 수가 없다. ⓒ美NBC뉴스 관련보도 화면캡쳐.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는 날씨예측 앱 ‘아큐웨더(Accuweather)’의 설립자 겸 사장 조엘 메이어 박사는 美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허리케인 ‘하비’가 입힌 피해는 과거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대형 태풍 ‘샌디’의 피해를 합친 것만큼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조엘 메이어 박사는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 경제에 입힌 피해가 최대 1,9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고 한다. 한국 돈으로 200조 원에 가까운 금액이다.

    그는 “이 금액은 ‘카트리나’와 ‘샌디’로 입은 피해와 다른 10여 건의 폭풍 피해를 합쳐서 추정한 것”이라며 “허리케인 ‘하비’는 비정상적인 폭풍으로 무시무시한 피해를 입혔다. 휴스턴이 복구되려면 몇 주 또는 몇 달이 걸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조엘 메이어 박사는 “허리케인 ‘하비’는 기존의 기상예측모델로는 예측할 수가 없는, 비정상적인 폭풍이었다”며, 이 같은 허리케인이 다시 닥칠 것인지도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美NBC뉴스가 보도한 전문가들의 평가대로, 허리케인 ‘하비’로 인한 피해가 1,000억 달러에 육박한다면, 트럼프 정부는 과거 그 어느 정부보다 심각한 상황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2005년 8월 하순, 美남부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앨라배마 등을 덮친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당시 부시 행정부에게 재정적인 면은 물론 정치적인 부문에서도 큰 타격을 줬다. ‘카트리나’의 직격탄을 맞은 뉴올리언스는 1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100% 복구가 안 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美남동부에서 가장 큰 경제규모를 가진 텍사스州, 그 가운데서도 대표적인 대도시로 美우주항공의 중심지인 휴스턴이 물에 잠김에 따라 향후 이곳이 언제, 어떻게 복구되느냐에 따라 트럼프 정부에 대한 미국인들의 평가도 상당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