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추가배치 반대 시위대 4백여명 강제해산농기계 끌고 강력 저항..성직자 신분 방패로 경찰 연행 저지하기도
  • ▲ 사드 배치 부대 앞에서 6-7일 열린 사드 배치 반대 집회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사드 배치 부대 앞에서 6-7일 열린 사드 배치 반대 집회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사드 발사대 4기에 대한 추가 배치가 예정된 7일, 경상북도 성주군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는 전날 밤부터 사드 반대 시위가 열렸다. 시위대는 사드 배치를 몸으로 막기 위해 이곳에 모였다. <뉴데일리>가 7일 새벽 1시 경 소성리 마을회관에 도착해 밤새 이뤄진 시위와 아침해와 함께 소성리로 들어온 '사드'를 지켜봤다.

    7일 밤 사드가 배치된 성주골프장으로 향하는 도로는 주한미군의 사드 이동을 위해 소성리 10킬로미터 앞부터 통제돼 있었다. 취재진은 경찰의 허가를 받아서야 소성리를 우회하는 좁은 산길을 돌아 성주골프장 인근에 도착할 수 있었다. 경찰은 취재 기자들에게만 도로를 허용했지만 몇몇 사드 배치 시위자들도 목격할 수 있었다.

    소성리 마을회관 앞은 폭언과 폭력이 나뒹군 아수라장이었다. 경찰과 대치한 사드 반대 시위는 시가지에서 펼쳐지는 게릴라전을 연상케 했다. 시위대는 시민단체가 설치한 컨테이너와 승용차, 트럭을 이용해 사드가 이동할 길목에 바리케이트를 쳤다. 400여 명의 시위대는 이같은 장애물을 이용해 경찰에 맞서 '전쟁'을 치뤘다.

  • ▲ 경찰을 향해 야유를 퍼부은 사드 반대 시위대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경찰을 향해 야유를 퍼부은 사드 반대 시위대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경찰과 마주한 시위대는 서로 팔짱을 끼고 섰다. 이들은 자신과 대치한 경찰을 향해 거친 욕설을 내뱉었다. 흥분을 참지 못한 참가자들은 폭행도 서슴치 않았다. 시위대 중심부의 참가자들은 앉거나 누워있었다. 시위를 주도한 이들은 시위 참가자가 경찰과 충돌하도록 선동하는 발언을 계속했다.

    "우리가 곧 경찰 방어선을 무너뜨리려고 합니다. 함성으로 응원을 보냅시다!"

    시위 주동자들은 이같은 발언으로 집회 참가자의 가슴에 불을 지폈다. 참가자들은 폴리스라인을 붕괴시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들은 천막을 경찰쪽으로 무너뜨리고, 물을 뿌렸으며 경찰 헬멧을 빼앗고 얼굴을 가격하는 등의 격렬한 행동을 이어나갔다.

    이 같은 혼란 속 경찰은 차분한 목소리로 안내방송을 계속했다. 경찰은 "여러분의 의견은 충분히 이해하나 여러분이 신고한 집회시간인 7시를 지났으니 자진 해산하기 바란다"고 했다. 물론 시위대는 해산하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시위가 불법적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집시법 21조 1항에 따라 강제해산 조치를 명하는 바 입니다"는 내용의 방송을 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위자들은 해산하지 않았다. 경찰은 50여 회에 이르는 해산 명령을 지시하며 강제 해산을 시도했다. 경찰은 시위대를 한 명씩 연행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에 맞서 시위대는 강력히 저항했다. 폴리스라인을 무너뜨리기 위해 몸싸움으로 맞섰고, 새벽 동이 틀 때까지 강하게 저항했다.

    경찰은 시위대를 해산함에 있어서도 참가자의 인권을 고려했다. 경찰은 시위자를 연행하기 전 하늘색 조끼를 입은 '국가인권위원회' 감시단의 조언을 받았다. 여성 시위대의 경우 여경이, 남성은 남자 경찰이 참가자를 연행했다. 국가인권위원회 감시단은 이번 사드 반대 시위가 엄연한 불법 시위임에도 시위자의 인권을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 ▲ 성직자의 신분을 이용해 사드 배치를 막는 시위대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성직자의 신분을 이용해 사드 배치를 막는 시위대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시위대는 참석자의 '성직자' 신분을 방패로 삼아 경찰의 연행에 저항했다. 일부 시위대는 불경을 읽고 목탁을 두들기며 사드가 반입로를 가로 막았다. 경찰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종교케어팀'이라는 특별대응팀을 운영했다. 이날 문규현 신부를 연행한 종교케어팀은 정복, 노란 조끼, 방탄헬멧이 아닌 정모, 흰 장갑을 끼고 문 신부를 연행했다.

    경찰은 오전 5시경 대부분의 시위대를 해산했지만 일부 시위자들은 승용차와 트럭 밑으로 들어가 저항했다. 경찰은 사드 배치 길목을 막을 자동차를 해산하기 위해, 자동를 절단하기도 했다. 경찰은 오전 6시경 길을 막던 차를 견인하기 시작했다. 경찰이 강제해산을 명한지 6시간이 지났으나 400명의 시위대를 해산시키진 못했다.

  • ▲ 승용차와 트럭을 이용해 사드 배치를 막은 시위대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승용차와 트럭을 이용해 사드 배치를 막은 시위대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오전 7시 30분 경 도로를 점거한 승용차가 모두 견인 조치됐다. 같은 시간 시위대는 경찰의 강제 해산으로 마을회관 옆편으로 물러났다. 마을회관 앞 길이 트여 사드를 반입할 수 있는 형편이 마련됐다.

    그러나 시위대와 경찰의 '전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사드 반입이 시작되자 시위대는 경찰 밀쳐내기를 시도했고, 경찰은 병력의 증원해 시위대를 진압했다. 그들의 이 같은 저항으로 사드 반입은 한 시간여 지연됐다.

    8시 10분 주한미군의 사드 발사대를 실은 군용 화물차가 소성리 마을회관을 지나 성주골프장으로 들어갔다. 시위대는 미군 화물차에 욕설을 퍼부었고, 참외, 계란, 물건 등을 던졌다.

    한편, 사드 발사대가 지나가자 시위대는 분열된 모습을 보였다. 마이크를 잡은 시위 주도자는 "여러분 때문에 사드가 지나갔다"며 같은 시위대원을 탓했다.

  • ▲ 9월 7일 오전 9시 10분 소성리 마을회관을 통과한 사드 발사대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9월 7일 오전 9시 10분 소성리 마을회관을 통과한 사드 발사대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