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차 디자인, 국민에게 물어 투표로 결정… 왜? 북한군에게 물어보지?

지난 5일 시작…국민들 비난·언론 보도에 6일 오후 6시 이벤트 종료

전경웅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7.09.08 12:4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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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 통일·외교부장입니다. 통일부,외교부,북한,국제 분야를 담당합니다.

    저의 주된 관심은 '국익보호'입니다. 국익보호와 관련된 이슈는 국제관계에서만 발생하지 않습니다. 국내의 어두운 세력들이 더 큰 위험성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기자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기자가 알려주는 정보가 세상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이 세상을 바꿀 것입니다.


세상에 신형 무기를 만들면서, 그 디자인을 ‘국민인기투표’로 고르는 나라가 있을까?

있다. 바로 대한민국이다.

지난 5일 방위사업청은 공식 페이스북에 ‘차륜형 지휘소용 차량 디자인 선호도 조사’라는 글을 올렸다. 방사청은 “무기체계 디자인 투표하고 선물받자”며 “오늘부터 시작되는 차륜형 지휘소용 장갑차 디자인 투표 이벤트에 참여해주시면 추첨을 통해 상품을 드린다”면서 차기 차륜형 장갑차의 일러스트레이션 여러 장을 올리고,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를 시작했다.

기간은 9월 5일부터 7일까지, 당첨자 발표는 9월 8일이라는 설명도 붙었다.

방사청은 이때 “방사청 전투차량 사업팀에서는 차륜형 지휘소용 장갑차 체계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인데 향후 사업 추진 시 수렴된 의견을 참조하려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사청의 이벤트 소식이 알려지자, 평소 안보에 관심이 큰 시민들이 페이스북에 몰려가 “대체 무슨 생각이냐”며 방사청을 강하게 비판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의 지적은 합리적이었다. 지휘소용이건 앰뷸런스용이건 보병수송용이건 장갑차는 지상전에서 탱크와 함께 매우 중요한 전력이다. 특히 아군 병력의 안전한 수송과 지휘를 위해 적 총탄이나 포탄으로부터 얼마나 잘 견딜 수 있는지, 튼튼하면서도 가볍게 만들 수 있는지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과거 베트남 전쟁부터 1980년대까지 서방 진영에서 널리 사용했던, 미군의 M113 계열의 장갑차는 방호력이 약하다는 문제가 지적돼 1990년대부터는 스트라이커와 브래들리 같은 전투장갑차량으로 바뀌었다.

舊소련부터 현재 러시아와 동구권 국가, 중공과 북한까지 사용하는 BMP계열과 BTR계열의 장갑차들은 유사시 도하 능력과 공수 능력을 갖추기 위해 방호력을 희생하면서 무게를 가볍게 만들었다. 높이가 낮은 것은 야전에서 빠르게 이동하면서 적 포탄에 맞는 확률을 낮추기 위한 설계였다.

안보에 무관심한 여성이나 일부 시민들은 “몇 번이 더 예뻐요”라며 답글을 달았지만, 안보와 무기체계에 관심이 있는 시민들은 “군 전투 장비를 도입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할 방사청이 어떻게 온라인 인기투표로 차기 무기, 그것도 기갑부대 지휘차량의 디자인을 선정할 생각을 하느냐”며 비난을 퍼붓기 시작했다.

결국 일부 온라인 매체가 이 황당한 이벤트를 보도하기 시작하자 방사청은 지난 6일 오후 6시부로 이벤트를 중단한다는 공지를 올렸다.

현재 문재인 정부는 ‘적폐청산’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정부기관 곳곳에서 ‘개혁’을 실시하고 있다. 그 중에 하나는 ‘한국우주항공(KAI)’에 대한 수사다. 방산비리 문제라고 한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방산비리’의 핵심이 되는 세력들은 옹호하고 있는 듯하다.

2006년 1월 1일 설립한 방사청은 ‘방산비리’를 막는다는 명목 아래 노무현 정권이 세운 기관이다. 이후 엉망으로 운영되던 방사청은 MB정부 시절을 거치면서 어느 정도 정상화된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이후 ‘자칭 친박들’이 방사청과 국방부 안팎을 장악하면서 다시 과거로 회귀했다. 이때 열심히 일하는 방사청 직원들은 자괴감에 빠졌다고 털어놨다. 문재인 정부는 이런 ‘적폐’는 청산할 생각을 하지 않고 ‘페이스북 이벤트’ 따위나 벌리는 방사청의 문제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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