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원하는 한국당, 4당체제 유지 원하는 국민의당바른정당, 어떤 체제 선택하나… '자강론' '통합론'도 문제
  •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바른정당이 이혜훈 전 바른정당 대표가 사퇴하면서 원내대표 체제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당 재정비와 정당 간 통합 등 정개 개편을 어떻게 이룰지에 정치권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치권에선 비상대책위 체제로 전환한 뒤 유승민 의원이 지휘봉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자유한국당이나 국민의당과의 합당 가능성도 나온다.
    바른정당은 자강론을 주장해온 목소리가 높았던 만큼 유승민 의원의 일선 투입으로 어수선한 당내 상황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크다. 유 의원이 현재 대선 패배의 책임으로 이선 후퇴한 상황이지만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이 대선 후보였던 홍준표·안철수 대표 체제 아래 재정비를 단행한 만큼, 당내에서도 거부감이 적어진 상황이다.
    유 의원은 특히 바른정당 창당의 주역인 것과 자강론을 주장하면서 결집을 도모해온 점에서 차기 지휘권을 쥐기에 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승민 의원 역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마다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은 8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나는 백의종군을 선언한 사람이니까 어떤 위치에서든 당이 잘되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고 의지를 밝혔다. 
    바른정당 의원들은 오는 10일 열리는 최고위원회와 의원 전체 만찬회에서 지도부 체제에 대해 논의를 심도있게 할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은 이 자리에서 조기 전당대회를 할 지 비대위원장을 선출할 지 등을 두고 심도있게 논의한 후 지도부 체제를 확정할 계획이다. 내부에선 시간이 오래걸리는 전당대회 보다는 당권을 즉시 인계할 수 있는 비대위 체제가 현실 가능성이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유승민 의원이 자강론을 내세우는 반면 비교적 통합의 가능성을 열어둔 김무성 의원의 행보도 주목할 만 하다. 김 의원은 최근 정진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과 함께 '열린토론, 미래'라는 이름의 정책 토론모임을 결성한 바 있다. 유승민 의원이 당권을 쥘 경우 김무성 의원이 가까운 의원들과 함께 한국당으로 복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한국당 내에는 홍문표 사무총장 등 김 의원 측근들이 이미 복당한 상태다. 김 의원은 지난달 30일 한국당과의 통합에 대해 질문하는 기자에게 "고민하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혜훈 전 대표의 사퇴 이후 "뒤에서 돕겠다"며 일선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석수 20석을 가진 바른정당으로선 1명의 의원만 탈당하더라도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잃기 때문에 유승민 의원이 비대위원장이 된다면 탈당을 고민할 수 있는 인사들을 안고 갈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 팔 벌리는 한국당, 지각 변동 원치 않는 국민의당
    자유한국당도 보수 간 연합을 위해 바른정당 의원들이 복귀하기를 바라고 있다. 통합론자로 알려진 정우택 원내대표는 수차례에 걸쳐 보수당의 결집을 주장해왔다. 정 원내대표는 바른정당 의원들이 복당할 수 있는 명분을 주기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자진탈당을 촉구하는 모습이다. 한국당이 보수개혁의 의지를 보여주면서 비박계 의원들을 포섭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정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혜훈 전 대표의 사퇴로 인해 통합의 기회가 온 게 아니냐'는 질문에 "적기는 아니지만 논의가 빨라질 수는 있을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이 스스로 (탈당을) 결정해 주는 게 제일 좋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탈당한다는 가정하에 "바른정당 의원들의 80% 이상이 함께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당은 바른정당과 1대1 통합이 아닌 '흡수통합'을 원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바른정당이 속히 안정을 찾기를 바라는 눈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바닥으로 떨어진 국민의당의 지지율을 높이고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해야 하는 만큼 4당제 구도를 유지하는 것이 자당에 유익하다고 보고 있다. 안 대표는 지난 7일 이혜훈 전 대표 사퇴와 관련해 "바른정당이 리더십을 잘 세워 위기를 극복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4당 체제가 흔들리지 않겠냐'는 질문에는 "흔들리지 않겠다. 국민의당은 똘똘 뭉쳐서 이번 정기국회에 임하고 있다"고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