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 “연료 값 며칠 사이 곱절로 뛰는 등 큰 혼란”
  • 지난 4월 북한 평양 주유소의 모습.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4월 북한 평양 주유소의 모습.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이 지난 8월 하순에 며칠 동안 군 및 외화벌이 기관 소속 주유소를 폐쇄해 연료를 구입하지 못한 주민들이 큰 혼란에 빠진 적이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12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지난 8월 하순, 청진시 주유소들이 문을 닫은 적이 있었다”면서 “수십만 명이 사는 대도시에서 연료 공급이 끊기자 가격이 곱절로 뛰는 등 큰 혼란이 일어났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당시 청진시 라남구역, 송평구역, 수남구역, 포항구역, 신암구역, 청암구역에 이르는 주유소가 모두 문을 닫았다”면서 “연료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소문은 오래 전부터 있었지만, 그렇게 한꺼번에 주유소가 문을 닫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청진 시내에는 수십 개의 주유소가 영업을 하며 주민들을 대상으로 외화벌이를 하는데, 8월 하순 문을 닫은 주유소들은 부흥연유, 삼마연유, 금은산 연유, 제일연유 등 주로 군이나 노동당 39호실 산하 대성총국이 운영하는 곳이었다고 한다.

    소식통은 “국가 기관이나 다름없는 주유소가 갑자기 문을 닫자 한동안 혼란이 일어났다”면서 “가뜩이나 기차,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이 열악한 상황에서 연료 공급이 중단돼 주민들의 이동이 더욱 어렵게 됐다”고 당시 현지 상황을 전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청진 시내 주유소들이 일제히 문을 닫은 이유를 두고 이런저런 추측들이 나돌고 있다며 “나선시 승리화학공장에 러시아산 수입석유 100만 톤이 넘게 저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당국이 왜 이런 사태를 조성하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의 다른 소식통도 8월 하순 주유소들이 며칠 동안 문을 닫았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주민들은 뜻밖의 상황에 놀라, 한때 ‘전쟁이 임박한 것 아니냐’고 불안해하기도 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문을 닫았던 주유소 대부분이 군과 정부 외화벌이 기관들이어서 ‘전쟁 임박설’이 나온 것이었다”면서 “주유소가 다시 문을 연 뒤에 주민들 사이의 공포감은 가셨지만 연료 가격은 크게 올랐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주유소가 문을 닫은 이유를 두고 향후 유엔의 제재에 대비해 불시에 연료비축 훈련을 실시한 게 아니냐고 추측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