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북한 당국 '민심잡기 강연' 진행…北주민 반응은 싸늘"
  • 사진은 김정은이 섬 분교와 최전연지대, 산골학교들에 자원진출한 교원들을 만났다는 北'조선중앙TV' 보도 일부.ⓒ北선전매체 보도영상 화면캡쳐
    ▲ 사진은 김정은이 섬 분교와 최전연지대, 산골학교들에 자원진출한 교원들을 만났다는 北'조선중앙TV' 보도 일부.ⓒ北선전매체 보도영상 화면캡쳐

    민생은 등한시한 채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에만 전념하는 김정은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불신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는 대북 소식통을 인용, 북한 당국이 흉흉해진 민심 잡기에 나섰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시원찮다고 14일 보도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에 “각 시·당 선전부에서 각 인민반에 고급중학교 교원들을 강사로 파견, 주민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강연 내용은 핵 억제력 완성으로 국방비를 줄일 수 있어 인민생활 향상의 기초가 마련됐다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또한 강연에는 김정은이 '다시는 우리 인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게 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데 대해 매우 가슴 아파한다는 내용도 들어있다”면서 “이는 김정은 스스로가 인민들에게 했던 약속을 어겼다고 인정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소식통은 “강연에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핵 억제력 강화에 돌릴 수밖에 없었다는 변명도 들어있어 이는 김정은이 인민생활을 내팽개치고 핵개발에 몰두해왔음을 시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식통은 “인민들은 수소폭탄 개발이 성공적으로 완료됐고 이제는 김정은이 민생에 힘을 기울일 것이라는 강연 내용을 듣고 쓴 웃음을 짓고 있다”면서 “언제는 핵개발을 하지 않아서 인민들을 굶겨 죽였느냐며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강도의 다른 소식통은 “지금 인민들 생활이 힘든 정도를 넘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사람들이 이렇게 어렵게 살 바에는 차라리 전쟁이라도 터졌으면 좋겠다는 말을 대놓고 할 정도로 생활이 피폐해졌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지난 8월부터 군부대에 외국에서 수입한 안남미(인디카 품종의 쌀)를 공급하고 있는데 찰기가 없어 병사들이 배고픔을 빨리 느낀다”면서 “이런 안남미마저 장마당에 빼돌리는 마당에 핵개발에 쓰던 군사비를 인민들에게 돌린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핵 억지력을 완성했으니 이제부터 남는 군사비를 인민생활 향상에 돌린다는 선전은 악화된 민심을 달래기 위한 변명에 불과하다”면서 “이런 선전은 너무 많이 써먹어서 이제는 인민들에게 전혀 먹혀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6차 핵실험 이후 자축 행사를 연이어 개최하면서 내부 결속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북한 선전매체들도 이에 가세하며 김정은 찬양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자유아시아방송’이 접촉한 소식통들은 주민들의 궁핍한 삶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김정은에 대한 불만은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