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핵도 공짜 아니다…北미사일 사전박살 체제 갖추자

전술 핵무기③ 전술핵은 ‘美 소유물’, 근본대책 마련하자

전경웅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7.09.19 09:34:37
  • 메일
  • 프린트
  • 작게
  • 크게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공유
  • 구글플러스 공유
  • 카카오스토리 공유
  • 네이버블로그 공유
  • 전경웅 기자
  • enoch2051@hanmail.net
  • 뉴데일리 통일·외교부장입니다. 통일부,외교부,북한,국제 분야를 담당합니다.

    저의 주된 관심은 '국익보호'입니다. 국익보호와 관련된 이슈는 국제관계에서만 발생하지 않습니다. 국내의 어두운 세력들이 더 큰 위험성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기자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기자가 알려주는 정보가 세상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이 세상을 바꿀 것입니다.


지금처럼 긴박한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미국에게 전술 핵무기 재배치를 요청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는 분명 근본적인 대책도 아니고 공짜도 아니다. 게다가 전술 핵무기를 한반도 또는 인근에 재배치하는 것은 전적으로 美정부의 마음에 달렸다.

운 좋게 미국이 한반도에 전술 핵무기를 재배치해준다고 해도 북한의 핵공격 위협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 이후에는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할까.

문재인 정부가 착각하는 한국의 ‘펀치력’

지난 15일 북한이 사거리 3,700km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뒤 문재인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는 대화가 불가능하다”면서 “우리는 북한을 재기불능으로 만들 힘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언론들은 한국군이 14일 북한의 도발 정황을 감지한 뒤 미리 보고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맞춰 ‘현무-Ⅱ’ 탄도미사일 실사격 훈련을 실시한 것을 보도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말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의 말처럼 한국군에게는 김정은을 재기불능으로 만들 힘이 있을까.

한국과 북한이 서로 경계선을 접하지 않고 있거나 설령 접하고 있다고 해도 핵심 지역과 시설이 경계선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말은 맞다. 하지만 한국은 현실에서 여러 가지 핸디캡을 갖고 있다.

우선 대량살상무기 및 요격체계 보유 여부다. 한국은 핵무기와 장거리 운반수단이 없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막을 요격체계도 없다. 한국군에 있는 패트리어트 PAC-2 Gem+ 미사일은 최고 고도 20km 내의 항공기와 순항미사일만 격추할 수 있다. 제한적인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도 있지만, 이는 구형 스커드 미사일에나 가능한 일이다.

한국군이 지난 15일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무력시위라며 쏜 2발의 ‘현무-Ⅱ’ 미사일 가운데 1발은 발사 몇 초 뒤에 추락했다. ‘현무’ 시리즈는 한국군이 김정은의 지하벙커도 모두 파괴할 수 있다며 10년 넘게 자랑해 왔던 무기다. 그런데 발사와 동시에 추락한 까닭은 뭘까. 답은 간단하다. ‘민주화 정권’ 이후 한국군의 무기는 주로 정치권력자들의 ‘자위용’이자 ‘관상용’이어서다. 때문에 실사격 훈련을 거의 하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 당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이 일어난 뒤 실사격 훈련 예산이 크게 증가했지만, 탄도미사일이나 요격용 대공미사일 실사격 훈련은 언론에 대대적으로 떠들어 댈 정도로 드문 일이었다.    

북한군 또한 김정일 때에는 ‘관상용’에 가까웠지만, 김정은이 집권한 뒤부터는 ‘실전용’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물론 해외 정보기관과 군사전문가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들의 지적처럼 ‘외부의 도움’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권력자의 의지였다. 김정은이 집권한 뒤 5년 동안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포병과 탄도미사일 전력 증강에 힘썼다. 그리고 북한군의 실전적인 무력 증강의 성과가 2016년 1월부터 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란체스터의 법칙과 ‘고슴도치 자강론’

문재인 대통령의 말은 ‘란체스터의 법칙’, 그 가운데서도 제1법칙 “전투 결과는 병력 차이에 비례한다”는 것에 바탕을 둔 억제전력 규모를 중시한 것이다. 한국군이 북한군에 비해 수적으로 열세에 있다고 해도 압도적인 패배를 당하지 않는 수준을 유지하면 북한군이 함부로 공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군은 이 같은 전략에 따라, 박정희 정부 때부터 전두환 정부까지 전력을 증강했다. 그 결과 이제는 수적 열세를 질적 우세로 뒤집을 수 있다는 평가를 다른 나라로부터 받고 있다. 하지만 이 전략은 남북 양측이 이미 전쟁을 예상하는 가운데 전면전이 일어나는 상황을 상정하고 있다. 김정일 집권 때까지는 이 전략이 맞는 것이었다. 하지만 ‘비대칭 전력 극대화’를 목표로 군사력을 증강하고, 외교와 무력을 배합해 사용하는 김정은 집권 시대에는 맞지 않다.

한국 일각에서는 “1990년대부터 ‘고슴도치 전략’을 적용했어야 한다”고 한탄하기도 한다. ‘고슴도치 전략’이란 적이 도발할 경우에는 절멸을 각오해야 할 정도로 강력한 공격력을 갖추고, 이를 주변에 시위함으로써 전쟁을 억제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1990년대 후반 당시 ‘고슴도치 전략’이 조금씩 호응을 얻었을 때 나온 공세적 전력에는 스텔스 전투기와 고에너지 무기, 전열 화학포, 레일건, 정밀 순항미사일 등이 거론됐다.

일부 개념은 한국군도 받아들였지만, 5년마다 바뀌는 군 최고사령관과 정치권의 무지함 때문에 영속성 있게 사업을 추진하지 못했고 ‘고슴도치’도 되지 못했다. 그 결과 지금도 언론들은 “한국은 고슴도치 전략을 통해 자강을 이뤄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2017년 9월 현재의 모습을 보면, 오히려 북한이 ‘고슴도치 전략’을 차용해 자강론을 이뤄낸 것으로 보인다. 핵무기와 장거리 탄도미사일, 사이버 전력을 갖춘 북한을 미국조차 쉽게 건들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는 ‘겉모습’에 불과하다. 한국이나 북한 모두 아직은 ‘고슴도치’의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美전술 핵무기에 기대지 않고 김정은 제압하는 법

아무튼 현재 상황에서 열세에 몰린 것은 한국이다. “미국에 요청해 전술 핵무기를 재배치하자”는 말이 국회에서 나오는 것도 열세 때문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전술 핵무기가 한국에 배치된다 해도 사용권한은 한국에 없다. 또한 미국조차 몇백 발 되지 않는 전술 핵무기를 한국에 배치한다는 것은 정부가 그 반대급부를 제공해야 한다는 뜻도 숨어 있다. 따라서 미군 전술 핵무기의 한국 재배치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이 미군 전술 핵무기에 기대지 않고 김정은을 제압하는 법은 전혀 없는 것일까. 이론상으로는 분명히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이를 실행할지는 알 수 없다.

혹자는 분명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만이 길”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이 주장은 한반도 문제가 남북한만의 문제일 때 유용하다. 현재 북한 김정은과 관련이 있는 문제는 모두 中공산당과 연결돼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발사 같은 도발 패턴을 살펴보면, 북한의 기념일이나 한국의 문제 보다는 중국-미국 간의 관계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다. 한국이 독자 핵무장을 한다면, 이는 中공산당에게 한반도 침략의 명분을 더욱 키워주는 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까지 고려한 한국 정부의 대책은 중국과의 대립 정책, 일본과의 군사동맹 추진, 러시아를 매수하는 것 같은 외교정책과 동시에 북한 탄도미사일을 발사 단계에서 모두 무용지물로 만드는 무기 제작에 착수하는 것이다.

이런 정책을 한국 혼자 시행할 경우에는 국내 반발과 대외적 충격이 매우 크다. 이를 안전하게 시행하려면 미국, 일본과 손을 잡아야 한다. 한국이 미국의 군사력과 일본의 경제적 지원을 등에 업고 중국을 막는 방패를 자처하면서 “일본은 전후 때와 같이 경제 발전에 힘쓰면서 평화헌법을 유지하라, 무력 사용은 ‘휴전국가’ 한국이 맡겠다”고 주장하면, 일본 내 친중파들이 선동하는 ‘한반도 영구분단론’이나 ‘한반도 완충지대론’까지도 무력화할 수 있다.

미국 또한 ‘입 안의 혀’처럼 말은 잘 듣지만 무력 사용에는 주저하는 일본보다는 죽을 각오로 덤벼들겠다는 한국에 더 힘을 실어줄 것이고, 일본은 이런 미국을 막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런 대책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정부와 국민의 의지다. 대통령과 국회, 정부 관료들부터 국민들까지 평화를 ‘스스로 지킬 생각’보다는 ‘돈을 주고 살 생각’부터 먼저 할 경우 이런 대책을 실행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점이 현재 한국이 가진, 북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보다 더 큰 문제다. (끝)

  • 전경웅 기자
  • enoch2051@hanmail.net
  • 뉴데일리 통일·외교부장입니다. 통일부,외교부,북한,국제 분야를 담당합니다.

    저의 주된 관심은 '국익보호'입니다. 국익보호와 관련된 이슈는 국제관계에서만 발생하지 않습니다. 국내의 어두운 세력들이 더 큰 위험성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기자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기자가 알려주는 정보가 세상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이 세상을 바꿀 것입니다.
    관련 키워드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press@newdaily.co.kr
[자유민주·시장경제의 파수꾼 - 뉴데일리/newdaily.co.kr]
Copyrights ⓒ 2005 뉴데일리뉴스 - 무단전재, 재배포 금지
※ 청소년에 유해한 댓글 과 광고/반복게재 된 댓글은 작성을 금지합니다. 위반된 게시물은 통보없이 삭제됩니다.
주간 핫 클릭
정치
사회
연예
글로벌
북한
주소 : (100-120) 서울시 중구 남대문로 5가 120 단암빌딩 3층 뉴데일리(주) | 등록번호: 서울 아00115 | 등록일: 2005년 11월 9일 | 발행인: 인보길 · 편집인: 이진광
대표전화: 02-6919-7000 | 팩스: 02-702-2079 | 편집국: 02-6919-7053,7030 | 광고국: 02-6919-7008
Copyright ⓒ Newdail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