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추모 글에 비난 폭탄…온라인 마녀사냥에 경각심 가져야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그는 지난 17일 '강릉 소방관 사건'에 대해 추모글을 올렸다가 친문 성향 네티즌의 비난을 받았다. ⓒ뉴데일리 DB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그는 지난 17일 '강릉 소방관 사건'에 대해 추모글을 올렸다가 친문 성향 네티즌의 비난을 받았다. ⓒ뉴데일리 DB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강릉 소방관 사건'에 추모 글을 썼다가 친문 네티즌들의 무차별 테러를 당했다. 

    두 소방관의 순직에 안타까운 마음을 담은 평범한 추모글이었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책임 소재를 운운하며 비난에 열중했다.

    지난 17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강릉소방서 이영욱, 이호현 소방관님의 명복을 빈다. 유가족께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며 "국민의 생명은 국가와 국민의 재산까지 지켜주시는 소방관의 노고와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다.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고 썼다.

    앞서 같은 날 강릉에서는 1956년에 지은 목조기와 정자인 석란정에 불이나 이를 진화하는 과정에서 소방관 2명이 순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안 대표의 트위터 발언을 통해 애도를 표하는 평범한 추모글을 올린 것이다.

    안 대표의 이 글은 엉뚱하게도 친문 성향 네티즌에 집중포화를 맞았다. 한 네티즌은 "소방관을 늘리자는 추경을 왜 반대했느냐"며 안 대표를 공격했다. 다른 네티즌은 "소방관 처우 개선에 반대하지 않았냐"며 "양심이란게 있으면 입을 닫고 있어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번 사건의 책임이 안 대표에게도 있다는 투의 댓글이 쇄도했다.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쓴 트위터 글에 대한 네티즌 반응. 국민의당과 안철수 대표의 지지자들은 이들을 친문성향 지지자로 보고 있다. ⓒ안철수 대표 트위터 화면 캡처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쓴 트위터 글에 대한 네티즌 반응. 국민의당과 안철수 대표의 지지자들은 이들을 친문성향 지지자로 보고 있다. ⓒ안철수 대표 트위터 화면 캡처

    이같은 친문 성향 네티즌의 댓글 테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이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를 비판하자 네티즌들이 링크와 연결된 포털사이트 뉴스에 1만 4천개 이상의 댓글을 달은 적도 있다.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도 문 대통령 지지층을 두고 "히틀러 추종자들을 연상시킨다"고 했다.

    이낙연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도중에는 의원들의 휴대전화로 '문자폭탄'이 전송돼 국민의당에서 "유례없는 정치적 테러행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240번 버스 기사 사건에 대한 네티즌의 매도 등 무차별한 온라인 테러에 대한 경각심도 높아지고 있어, 건전한 비판은 약이 되지만 마녀사냥식 테러는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뒤따른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가계정 몇 개를 파서 냅다 달려 들어 댓글 몇개 쭉 달고, 마치 그게 무슨 대단한 여론이고 민심인 마냥 속이려고 하는 사례는 오래전부터 있었다"며 "이런식의 행태에 대중들이 눈살을 찌푸린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