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 “2014년 여름 평성서 ‘질소비료 폭탄’ 적발”
  • "저놈들이 분명히 돼지 잡는다고 해놓고, 세상에 나를 죽이려고…." 울컥한 표정의 김정은.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 "저놈들이 분명히 돼지 잡는다고 해놓고, 세상에 나를 죽이려고…." 울컥한 표정의 김정은.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농작물 재배에서 비료는 작물의 성장에 매우 중요하다. 특히 질소·인·칼륨을 포함한 비료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쓰인다. 그런데 최근 북한에서는 질소가 들어간 비료의 수입과 생산을 중단했다고 한다. 이유가 ‘김정은 암살’을 막기 위해서라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9일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북한이 2016년에는 비료 내 질소 함량을 기존의 25% 줄여 생산하더니 2017년 들어서는 아예 생산을 하지 않고 있으며, 수입 또한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올해에는 질소비료를 아예 생산하지도 않았고 수입도 안 했다”면서 “북한산이든 수입산이든 비료의 80% 이상이 복합비료고, 나머지로는 요소 비료를 소량 공급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에서 질소비료를 생산하던 ‘2.8 비날론 연합기업소’와 ‘흥남 비료 연합기업소’는 올해도 비료를 많이 생산했는데 전부 복합비료였고, ‘남흥 청년 화학연합기업소’에서는 요소 비료를 생산한 것이 전부였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올 들어 장마당에서 북한산 복합비료는 1kg당 2,500원에, 중국산 복합비료는 1kg당 4,000원에 팔렸다”면서 “봄철의 첫 비료로는 질소비료가 좋은데 찾아볼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자강도 소식통은 “노동당 중앙에서 질소비료 생산을 제한하라는 지시는 2015년에 이미 해당 기관에 내려왔다”면서 “2016년까지는 기존 비료보다 질소 함량이 4분의 1밖에 안되게 생산했는데 올해는 그마저 중단했다”고 전했다.

    자강도 소식통은 “노동당 중앙에서 질소비료 생산을 금지한 이유는 이것으로 폭발물을 만들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며 “질소비료는 습기만 제거하면 그대로 폭약으로 쓸 수 있어, 과거에도 주민들이 질소비료를 병에 넣어 물고기 잡는 폭약으로 많이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질소비료 생산과 수입이 금지된 것을 아직도 모르는 사람이 있느냐”고 반문하며 “2014년 여름 평안남도에서 있었던 反혁명 조직 소탕 이후에 노동당 중앙에서 질소비료 생산을 원천 차단했다”고 전했다.

  • 24kg짜리 '질소비료 폭탄'의 폭발력. 차량에 실어 폭탄테러를 할 경우 대형건물까지 무너뜨릴 수 있다. ⓒ유튜브 화면캡쳐.
    ▲ 24kg짜리 '질소비료 폭탄'의 폭발력. 차량에 실어 폭탄테러를 할 경우 대형건물까지 무너뜨릴 수 있다. ⓒ유튜브 화면캡쳐.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2014년 여름 평안남도 평성시에서 김정은 체제에 반대하는 지하조직이 적발됐는데, 이들은 질소비료로 만든 폭약으로 북한 국가기간시설과 철교를 폭파하려는 계획을 세웠었다고 한다.

    북한 소식통들의 말처럼 질소비료를 건조해 ‘질산암모늄’ 성분을 추출한 뒤 등유와 적절한 비율로 섞어 다시 굳히면 폭탄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런 ‘질소폭탄’은 다이너마이트보다 폭발력이 좋아 급조폭발물(IED) 등을 만드는 데도 자주 사용된 바 있다.

    168명이 사망한 1995년 4월 美오클라호마 시티 연방건물 폭탄테러, 2013년 4월 美보스턴 마라톤 테러가 질소폭탄을 이용한 것이었고, 2004년 4월 북한 용천역 폭발 사건 또한 공식적으로는 질산암모늄을 실은 열차와 유조 열차가 충돌하면서 일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소식통들의 말대로라면, 김정은은 자신을 암살하려는 반체제 조직이 ‘비료’로 폭탄을 만들려다 적발되자 주민들의 생계에 지장을 주는 데에는 아랑곳 않고 아예 ‘비료’ 생산 자체를 중단시켰다는 뜻이다.

    하지만 ‘질소비료’ 외에 다른 물질로 폭약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매우 많으므로, 김정은이 암살의 위협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