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브로프 러 외무장관, 유엔서 “北핵개발-한미연합훈련 동시중단” 요구
  •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러시아 투데이 중계영상 캡쳐.
    ▲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러시아 투데이 중계영상 캡쳐.


    유엔 총회를 계기로 모인 미국과 북한이 설전을 주고받는 상황이 벌어지자 러시아는 “매우 위험한 대립 심화 양상”이라며 양 측의 자제를 촉구했다

    ‘러시아 투데이(RT)’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유엔 총회 연설 내용을 보도했다.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연설을 통해, 최근 미국과 북한 간의 ‘설전(舌戰)’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을 가리켜 “매우 위험한 대립의 소용돌이”라며 양측의 자제를 촉구했다고 한다.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까지 야기한 북한의 6차 핵실험을 비난하면서도 “서방이 북한 정권에 대해 계속 히스테리컬한 반응을 보인다면 재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한반도 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양측 간의 대화를 통한 정치적·외교적 해법 외에는 답이 없다”면서 북한과 미국 간의 대화를 촉구했다.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연설에서도 중국이 주장하는 ‘북한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과 한미 연합훈련의 동시 포기’를 내세우며, 한국과 미국 등 서방 진영이 이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또한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유엔 총회에서 한 연설을 통해 북한 김정은 정권을 강하게 비난한 것을 두고 “우리는 트럼프 美대통령에게 아무리 독재자가 지배하는 나라라 해도 주권이 있다”면서 “국제 사회에서 각국의 주권과 그 나라 국민들의 권리를 존중해줄 것을 부탁한다”며 북한 김정은에 대해 지나친 자극과 압박을 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고 한다. 

    ‘러시아 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유엔 연설 가운데 핵심은 동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러시아 간의 대립과 이에 대한 美정부의 독자적 제재 문제였다고 한다.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美정부가 러시아에 대한 독자 제재와 함께 북한과 이란, 러시아를 한 데 묶어 제재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것을 두고 “유엔과 같은 국제사회의 합의에 따른 것이 아닌, 독자적인 제재 행동에는 반대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