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수소폭탄 쏘면 군사대응” 헤일리 美대사 “전쟁 안 피해”
  • 지난 21일(현지시간) 美뉴욕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 문제를 설명하는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美대사. ⓒ美폭스뉴스 생중계 화면 캡쳐.
    ▲ 지난 21일(현지시간) 美뉴욕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 문제를 설명하는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美대사. ⓒ美폭스뉴스 생중계 화면 캡쳐.


    김정은이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미친 X’ ‘노망난 늙은이(Dotard)’ 등의 막말을 퍼부은 뒤 유엔 총회 참석차 美뉴욕을 찾은 리용호 北외무상이 “태평양에서 수소폭탄 실험을 할 수 있다”고 말한 뒤 한국과 미국 언론은 발칵 뒤집혔다.

    하지만 美정부는 “외교적 해결이 원칙이지만 전쟁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물러서지 않았다. 렉스 틸러슨 美국무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태평양에서 수소폭탄 실험을 하면 군사대응을 할 수 있다”고 말했고,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美대사는 “우리는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美대사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 힐튼호텔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미국은 가용자원을 소진하면서 북한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으며, 여기에 다른 나라들도 북한 정권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는 제재를 지원하며 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美대사는 이어 “트럼프 美대통령이 이미 여러 차례 밝힌 것처럼, 우리 미국은 인명손실이 생기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북한의 위협에 겁먹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수전 손튼 美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차관보 대행 또한 “북한이 태평양에서 수소폭탄 실험을 한다면 전례 없는 도발이 될 것”이라며 “이런 가공할 도발은 국제사회의 일치된 대응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한다.

  • 굳은 얼굴로 북한의 협박에 대해 설명하는 렉스 틸러슨 美국무장관. ⓒ美ABC 오전뉴스 보도화면 캡쳐.
    ▲ 굳은 얼굴로 북한의 협박에 대해 설명하는 렉스 틸러슨 美국무장관. ⓒ美ABC 오전뉴스 보도화면 캡쳐.


    美국무부 장관 또한 거들고 나섰다. 렉스 틸러슨 美국무장관은 지난 22일(현지시간) 美ABC뉴스에 출연해, 언론이 보도한 “북한이 태평양 상에서 수소폭탄 실험을 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북한이 만약 그런 행동을 한다면 군사적 대응에 나설 수도 있다”고 밝혔다.

    美ABC뉴스에 따르면, 틸러슨 美국무장관은 “미국은 계속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외교적 수단을 추구하겠지만, 북한의 위협이 가진 성격을 파악한 뒤에 트럼프 美대통령이 ‘적절한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군사대응 가능성도 내비쳤다고 한다.

    틸러슨 美국무장관은 트럼프 美대통령이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미국인의 안전이 최우선 임무인 대통령으로서, 이 문제를 진지하게 여기고 한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틸러슨 美국무장관은 그러면서 ‘미국의 대북 군사행동’에 대해 “최종 결정권자는 대통령”이라며, 트럼프 美대통령의 뜻에 따라 북한을 박살낼 수도 있다고 암시했다.

    틸러슨 장관을 비롯해 美국무부 주요 인사들이 북한을 향해 ‘군사공격’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단순한 경고 차원을 벗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만약 태평양 해상에서 수소폭탄 실험을 한다면, 이는 하와이를 비롯해 美서부 지역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데다 핵보유 강대국을 비롯해 세계 100여 개국이 가입해 있는 ‘부분적 핵실험 금지조약(PTBT)’ 체제에 대한 정면 도전하는 행동이어서, 미국에게도 북한을 공격할 충분한 명분이 생기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