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 입성 노리는 정치인 중심으로 '험지 출마론' 형성…핸디캡 많아 실현 여부 의문
  •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최근 그가 서울 송파을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돌고 있다.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최근 그가 서울 송파을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돌고 있다.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내년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함께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도 관심이 쏠린다. 원내 입성을 노리는 거물급 정치인들이 움직일 가능성이 작지 않아서다.

    특히 서울 송파을의 경우 일각에서는 '이번에도 거물급 인사들이 출마하는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지만, 예상 후보들 모두 약점이 있어 '빅매치'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서울 송파을은 서울 노원병과 함께 재보궐 선거가 유력한 지역 중 한 곳이다.

    송파을 지역에서는 민주당 몫으로 당선됐던 최명길 의원이 항소심에서도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아 당선무효 위기에 몰렸다.

    서울 송파을 지역은 진보와 보수 모두에게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다.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와 천정배 전 의원이 맞붙는 빅매치가 성사됐던 지역이기도 하다.

    보수정당 입장에서는 17대 총선 이후 줄곧 ‘보수의 텃밭’이었던 강남 3구 벨트를, 이번 기회를 맞아 복원할 필요가 있다. 진보정당 입장에서는 민주당이 어렵사리 탈환했던 지역을 다시 가져오는 동시에, 강남 3구의 단단한 보수세를 다시 한 번 깨트린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강남을에 전현희 의원이 당선된 것을 비롯 강남 3구의 철옹성을 깼다. 국민의당의 경우에는 현직 최명길 의원을 포함한 서울의 지역구가 2석에 불과한 상황이다. 반드시 사수해야할 지역인 셈이다.

    그동안 선거를 볼 때 송파을은 보수세가 다소 우세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공천파동'을 겪으며 보수정당 조직이 와해된 것도 사실이다.

    20대 총선에서 송파을은 '옥새파동'을 거치면서 무공천지역이 된 곳이다. 누가 출마해도 쉽사리 승리를 자신할 수 없는 '험지'로 평가받는 이유다.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필승을 위해 확실한 '인물' 카드가 필요하다는 말이 일찌감치 나돌았다.

    때문에 원외 당대표를 지내고 있어 원내 입성이 필요한 안철수 대표와, 홍준표 대표의 출마설이 제기됐다. 차기 대권후보로 꼽히는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험지 출마'의 일환으로 송파을 출마 가능성이 언급되는 상황이다.

    실제 안철수 대표는 1일 자신의 옛 지역구였던 노원병을 찾아 시민들을 만난 자리에서, "내년에 있을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할 사람을 찾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빅매치'의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먼저 당 대표가 지역구에 직접 출마하는 부분이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당 대표 자격으로 지역구에 출마했다가 패배한다면, 자칫 선거 결과에 따라 사퇴요구를 비롯한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 특히 홍 대표와 안 대표는 당내 기반이 단단하지 않다. 각각 친박계·정통 호남계와 각을 진 상황이라, 선거 실패가 곧 당권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대표가 지역구 선거에 출마할 경우, 당선을 위해 지역구에 일정 부분 발이 묶이게 되는 핸디캡도 감수해야 한다. 가뜩이나 험지로 출마하는 상황에서 위험부담이 커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

    이 때문인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일찍이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이 있는 대구 달서병으로 내려가 맞붙겠다고 공언했다. 송파을에는 현직 비례대표인 김성태 의원을 당협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안희정 지사는 지난달 27일 노원구청 특강에 나서 "노원병 출마 의사가 없다"고 했지만, 천안갑이나 송파을 대신 노원병을 찾은 데에는 그만한 의미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