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하는 세상의 예술가' 휘트브레드상, '남아있는 나날' 부커상 수상
  • ▲ 가즈오 이시구로, 일본계 영국 작가. (사진 = AP 제공) ⓒ뉴시스
    ▲ 가즈오 이시구로, 일본계 영국 작가. (사진 = AP 제공) ⓒ뉴시스

    일본계 영국 소설가 가즈오 이시구로(63)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해 눈길을 끌고 있다.

    노벨상위원회는 5일(현지시각) "가즈오 이시구로의 작품은 제인 오스틴과 프란츠 카프카를 섞어놓은 듯하다. 여기에 마르셀 프로스트의 성향도 약간 가미돼 있다"며, 가즈오 이시구로를 올해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또 "위대한 정서적 힘을 가진 소설들을 통해, 세계와 닿아있다는 우리의 환상 밑의 심연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가즈오 이시구로는 1954년 일본 나가사키에서 태어나 1960년 영국으로 이주해 켄트 대학과 이스트앵글리아 대학에서 학업을 마친 뒤 런던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시구로는 1982년에 발표한 첫 소설 '창백한 언덕 풍경'으로 위니프레드 홀트비 기념상을 받으며 점차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창백한 언덕풍경은 전쟁과 원폭 후 일본의 황량한 풍경을 작가 개인의 독특한 문체로 풀어내 주목을 받았다. 

    두 번째 소설 '부유하는 세상의 예술가'(1986년)로 휘트브레드상과 이탈리아 스칸노상을, 세 번째 소설 '남아있는 나날'(1989년)로 부커상을 받았다. 

    그는 이밖에도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 '우리가 고아였을 때' '절대 날 떠나지 마' 녹턴' ‘파묻힌 거인’ 등 모두 8권의 장편소설과 영화와 드라마 각본 등을 썼다. 복제 인간의 사랑과 슬픈 운명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에 의문을 제기한 '나를 보내지마'는 이시구로의 대표작으로 타임이 선정한 100대 영문 소설에 들기도 했다. 

    이시구로는 문학적 공로를 인정받아 1995년 대영제국 훈장을, 1998년 프랑스 문예훈장을 수여한 바 있다. 

    이시구로는 이번 수상으로 역대 동양인 노벨문학상 수상자 여섯 번째 주인공이 됐다. 인도 시인 타고르, 일본 가와바타 야스나리,일본 오에 겐자부로, 프랑스 국적의 중국인 카오싱지엔(가오싱젠), 중국의 모옌 등에 이어 수상한 것. 

    AP 통신 등에 따르면 이시구로는 수상 소식을 전달받고 "거짓말이라고 생각해 가짜뉴스의 희생자가 됐다고 의심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구로는 영국 BBC방송 인터뷰에서 "굉장한 영광"이라며 "내가 위대한 작가들이 걸어온 길을 따른다는 뜻이기 때문이고, 그것은 아주 멋진 찬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