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 “배급 의지하던 北충성계급, 적잖은 충격”
  • 지난 4월 평양 여명거리 준공식 전 현장을 둘러본 김정은과 그 일행들. 이런 고층 아파트에 가스와 전기가 들어가지 않는다고 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4월 평양 여명거리 준공식 전 현장을 둘러본 김정은과 그 일행들. 이런 고층 아파트에 가스와 전기가 들어가지 않는다고 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절 북한 내에서 굶어죽은 사람이 가장 많은 계층은 노동당 당원과 그 가족들이었다. 당국의 배급에만 의지하고 살면서 식량을 확보할 다른 방안을 모색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력해지면서, 평양 시민들이 생필품과 식량 부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한다. 김정은 정권이 제대로 배급을 못하고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9일 “유엔 대북제재의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짐작했지만 이 정도로 혹독할 줄은 몰랐다”는 北외화벌이 기관 간부 소식통의 말을 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그동안 당국의 배급에 의지해 살던 평양 시민들은 그야말로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 한다.

    소식통은 “대북제재가 시행되기 전 평양 시민들은 ‘식량 판매소’를 통해 식량을 배급 받았는데, 이후 배급 단위가 기업소로 바뀌었다”면서 “평양 소재 기업소의 70%가 가동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기업소는 종업원들에게 배급도 못 주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설명했다.

    소식통은 “평양에 있는 ‘식량판매소’ 또한 노동당, 사법기관, 군수기관, 과학교육기관, 보건기관 간부들에게만 식량을 배급해 주고 있으며, 그 외 행정관료와 사회보장 대상자들, 노령자들에게는 배급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올해 4월에 완공한 평양 여명거리 아파트들의 경우 당초 선전에서는 지열로 난방을 해준다고 했는데 실은 평양 화력발전소의 폐열을 이용해 난방을 공급하고 있어, 겨울철에는 난방을 제대로 공급할 수 없는 구조”라고 폭로했다.

    소식통은 “평양 여명거리 아파트들은 가정에서 요리를 할 수 있도록 석유나 전기를 공급해주지 않아 집집마다 가스통을 들여서 밥을 지어 먹는다”며 “가스통 폭발사고를 막을 안전대책이나 기초적인 안전검사도 없어 자칫 큰 사고가 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삼지연군에 주둔 중인 호위총국 장병들은 몇 달 째 분유를 못 먹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사회가 지원하던 분유 공급이 끊긴 것 같다는 주장이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군에서도 올해 여름부터 대대장급 이상 지휘관 가족들에게만 배급이 나오고 중대장 이하 군인들에게는 본인에 한해서만 배급을 해주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제일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배급을 잘 타먹던 북한 간부들”이라며 “대북제재 여파로 그동안 여유 있게 배급을 타 먹던 계층들이 유난히 큰 고생을 치르고 있는데 이를 본 북한 주민들은 오히려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유아시아방송’ 소식통들이 전한 내용은 20년 전 ‘고난의 행군’ 시절 각 지방 초급 간부들과 그 가족들이 굶어 죽기 전의 모습과 오버랩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