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 “北당국 ‘제재 곧 해제’ 말해도 주민들 코웃음”
  • 중국의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참여로 원료 수입이 어려워지자 北장마당에서는 공산품 사재기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北장마당 이용객이 하루 평균 100만에서 18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는 '연합뉴스TV'의 보도. ⓒ연합뉴스TV 관련보도 화면캡쳐.
    ▲ 중국의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참여로 원료 수입이 어려워지자 北장마당에서는 공산품 사재기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北장마당 이용객이 하루 평균 100만에서 18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는 '연합뉴스TV'의 보도. ⓒ연합뉴스TV 관련보도 화면캡쳐.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의 말이 맞았다. 중국이 대북제재에 나서기 시작하자 북한 내부에서 여러 가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9일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에 적극 동참하자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공산품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북한 당국은 ‘대북제재가 곧 해제될 것’이라며 민심을 달래보려 하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고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북한 주민들이 중국의 대북제재로 생필품 부족사태가 일어날까봐 수입 원료로 생산하는 생필품들을 골라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의 대북제재가 계속되면 원료를 수입에 의존하는 상품들은 품귀현상을 빚을 게 뻔하다”면서 최근 장마당의 분위기를 전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청진시에서 중국산 원료를 수입해 가방, 신발, 의류를 만들던 공장들이 원료 부족으로 생산량을 줄이자 해당 상품들이 장마당에서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공산품과 생필품의 전반적인 가격은 아직 크게 오르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북한 장마당에서 석탄, 식량, 수산물 같은 1차 산업 상품은 가격이 안정세이지만 공산품 가격은 정세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장마당 물가가 오르지 않는 이유는 中위안화 환율이 북한 돈 1,300원 당 1위안에서 1,200원으로 내렸기 때문”이라며 “중국에서 원료를 들여올 수 없게 되자 (당국이) 위안화 환율을 오히려 내리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중국에서 수입하는 원료 부족으로 공산품 품귀 현상이 생기자 ‘돈주(북한 신흥 부유층)’들도 앞 다퉈 공산품 사재기를 하고 있다”면서 “아직은 위안화가 약세라 공산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지는 않았지만 머지않아 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한 ‘돈주’들이 공산품 사재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공산품 사재기가 일어나자 北당국은 ‘중국의 대북제재가 곧 해제될 것’이라며 주민들을 달래고 있지만, 공산품 원료의 8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에서 北당국의 말을 그대로 믿는 주민은 한 사람도 없다”면서 “北당국의 선전과 달리 장마당에서는 중국산 비료, 농약, 화장품, 의류, 생필품이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으며, 심지어 조미료까지도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설명했다.

    ‘자유아시아방송’ 소식통들이 전한 北장마당 분위기는, 사회적으로 특정 정서가 순식간에 확산될 경우 강하게 나타나는 ‘밴드 웨건’ 효과에 따라 북한 내부가 심하게 동요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북한 주민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에 가장 좋은 방안은 공산품 원료를 대량 수입하는 장면을 주민들이 직접 보는 것인데 김정은 입장에서는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포기할 수 없기에 현실적으로는 해결할 방안이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