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들, 미국만 대북제재 하는 줄…중국, 러시아 참여 몰라
  • 북한 김정은 정권이 주민들에게 유엔 안보리와 각국의 대북제재에 대한 사실을 숨기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은 2016년 1월 핵실험 성공을 자축하는 평양 시민들.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 김정은 정권이 주민들에게 유엔 안보리와 각국의 대북제재에 대한 사실을 숨기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은 2016년 1월 핵실험 성공을 자축하는 평양 시민들.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은 정권이 북한 주민들에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와 미국, 한국, 일본, EU, 호주 등의 독자 대북제재의 실체를 숨기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北고위간부들은 대북제재에 대해 알고 있지만, 이를 주민들에게 알렸다가는 ‘숙청’ 당하게 된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0일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대북제재에 유엔 회원국 대부분이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추고 있으며, 주민들에게는 ‘미국만이 공화국을 압살하기 위해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선전 중”이라고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양 소식통은 “일반 주민들은 美제국주의자들이 우리를 못살게 구느라 제재를 가하는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중국, EU, 러시아까지 대북제재에 동참하고 있다는 생각을 전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북한 주민들은 당국이 자랑하는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대해 유엔 안보리가 응징 차원에서 대북제재 결의를 시작했다는 사실은 더더욱 모른다”면서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을 김정은의 위대한 업적이라고 선전했는데, 이것 때문에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주민들에게 알려지면, 김정은에 대한 반감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중국 소식통은 “평소 가까이 지내는 北무역대표가 ‘국제 사회가 한 마음으로 대북제재에 나섰다는 사실을 북한 주민들은 잘 모른다’고 말해 믿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북한 당국의 선전을 듣고 나서는 그 말이 사실임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북한 화교 소식통 또한 “유엔을 중심으로 국제사회가 대북제재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을 북한 주민들이 알게 되면 심각한 민심 동요가 일게 될 것”이라며 “때문에 북한 당국은 ‘우리가 못사는 것은 오로지 美제국주의자들의 공화국 압살 책동 때문’이라고 선전하면서 북한 주민들의 반미 정서를 자극하고 있다”며 비슷한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이 화교 소식통은 “그러나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겠다는 한심한 수작에 불과하다”며 “우리 같이 자주 중국을 드나드는 사람이나 고위 간부들은 (대북제재의 실체를) 다 알고 있는데 아무리 입단속을 한다고 해도 언제까지 북한 주민들을 속일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등으로 인해 북한 내부의 자금 사정이 악화돼 장마당 장사도 잘 안 되는 상황이라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은 “北고위간부들은 국제사회의 거의 모든 나라가 대북제재에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주민들에게 이 사실을 발설했다가는 정치범으로 몰려 처벌받기 때문에 비밀에 부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자유아시아방송’ 소식통들의 주장에 따른다면, 향후 북한인권단체의 대북전단과 대북방송, 미국과 영국의 대북방송 등에서 국제 사회의 대북제재 내용을 보다 강하게 강조한다면, 김정은 정권에게 상당한 타격을 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