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엔 관심도 없는 北, 미국과의 직접 대화 강조
  •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 국장. ⓒ뉴시스
    ▲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 국장. ⓒ뉴시스

    북한이 동북아 긴장 상태에 대한 책임을 미국으로 돌리면서 6자회담 등 다자회담에 복귀할 뜻이 없음을 21일 밝혔다. 북핵 해결을 위한 6자 회담 기간을 이용해 핵 및 미사일 개발에 몰두한 북한이, 한국을 배제한 미국과의 직접 협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북한이 애초부터 美·北 직접 대화와 협상을 원했을 뿐, 한국과의 협상에는 처음부터 관심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의 ‘통미봉남’ 전략은, 최선희 북 외무성 북아메리카 국장의 발언에서도 읽을 수 있다.

최선희 국장은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국제 핵 비확산회의’ 도중 "여러 차례 밝혔듯 6자회담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선(북한)은 9.19 공동성명에 매달리지 않을 것이고, 미국과의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6자회담으로 복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최 국장은, '6자회담 재개를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참석자의 질문에 “각국의 제안은 환영하지만 조선을 압살하고 붕괴시키려고 하는 나라는 미국”이라며,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거듭 요구했다.

그는 "미국이 대조선 적대 정책을 포기하고 우리와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올바른 선택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핵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최 국장은 "트럼프(미국 대통령)가 '화염과 분노', '폭풍 전 고요', '완전 파괴' 등의 미친 발언을 하는 데 우리는 겁먹지 않는다"고도 했다.

최 국장은 "국가 주권을 수호하는 유일한 길은 핵 보유뿐이고 우리는 이라크나 리비아 등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대조선 적대 정책에 맞서기 위해선 핵 보유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 국장은 이날 행사에서 한국 측 토론자로 참석한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가 "북한은 계속 미국의 적대 정책을 말하는데, 한미가 지난 10년간 북한을 공격한 적이 없고,  대북 제재도 북 도발에 대한 대응 아니냐"고 지적하자, "적대 정책이 왜 없느냐, 매일 신문을 보면 아는데 뭐가 더 필요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