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게바라를 영원히 묻어버리고 박정희를 배워라!"
  •   趙甲濟   /조갑제닷컴 대표

지난 10월9일은 아르헨티나 의사 출신의 공산혁명가 체 게바라가 볼리비아의 안데스 산맥에서 붙들려 볼리비아 대통령의 특명으로 미국 CIA 입회하에 총살된 지 50년이 지난 날이었다. 장기집권중인 볼리비아 대통령 에보 모라레스 등 수천 명이 그를 추도하였다. 아일랜드는 아일랜드계인 체를 추모하는 우표도 발행하였다. 

한국의 한 소설가는 좌경 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그를 ‘전(全)세계 청년들의 영원한 별’이라고 미화하였다. 세계 도처에 혁명의 대의(大義)를 위하여 생명을 바친 체 게바라의 순진한 이상주의를 높게 평가하는 이들이 많은데 문제는 그가 남긴 악의 유산이다. 
  
최근호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한 칼럼에 ‘체 게바라를 영원히 매장할 때’란 제목을 달았다. 체의 혁명운동이 불러온 부작용을 고발한 글이다. 체는 카스트로와 함께 쿠바 공산 혁명을 성공시킨 뒤 산업부 장관을 하다가 세계 혁명을 꿈꾸면서 쿠바를 떠나 아프리카의 콩고, 남미의 볼리비아에서 공산 게릴라 활동을 하였다. 
  
당시는 월남전쟁이 한창 때였다. 체는 미국 제국주의와 싸우면서 평등사회를 건설한다는 명분으로 많은 추종자들을 만들었다. 체는 콜롬비아의 공산주의 게릴라 활동에 영감을 주었는데 이들이 일으킨 내전으로 나라는 분열되고 수십만의 희생자를 낸 끝에 최근 휴전이 이뤄졌다.
체 게바라 숭배자였던 유고 차베스는 자원부국 베네수엘라를 통치하는 데 좌익적 선동과 독재적 폭력을 행사하여 나라를 파산시켰다. 또 다른 숭배자 볼리비아 대통령도 독재의 길을 걷는다. 
  
게바라는 반(反)제국주의와 평등사회 구현을 가장 높은 목표로 삼았는데, 이는 1960년대 식
세계관이고 냉전이 끝난 후에는 맞지 않는 전략이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한다. 냉전이 끝난 뒤 남미 국가는 미국을 제국주의로 인식하지 않고 번영의 동반자로 여기게 되었다. 투자를 해줄 나라, 일자리를 제공해줄 나라, 그리고 과학기술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나라로 여긴다. 체는 쿠바 산업부 장관을 할 때 모든 농장과 상점까지 국유화하여 이른바 하향평준 식 평등을 달성하려 하였다. 혁명이 났을 때 쿠바는 남미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였지만 지금은 낙후되었다. 의료 부문만 발전하였지만 이것도 다른 부분의 희생으로 가능하였다. 
  
체 게바라와 추종자들은 반미와 평등을 외치면서 독재와 부패엔 너그러웠다. 유고 차베스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좌익 독재를 통하여 나라를 파탄내고 집권층은 부패하였다. 이코노미스트는 체 게바라 노선이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독재와 부패를 옹호하는 방향으로 전락하였다고 비판한다. 남미의 좌익은, 부패하고 독재적인 현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정권을 비판하지 않는다. 이게 체 게바라의 악의 유산이란 것이다. 
  
남미에서 칠레, 브라질, 콜롬비아는 사회주의적 노선을 거부한 개혁 노선으로 발전하고 있는데 볼리비아나 베네수엘라는 쓰레기통에 들어가야 할 체 게바라 노선을 따르다가 나라를 거덜 내고 있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남미의 좌익이 민주주의를 받아들여야 국가 발전의 길을 열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신들의 잘못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체를 영원히 파묻고 새로운 상징을 찾으라고 충고하였다. 
  
체 게바라-차베스 노선이 망친 베네수엘라는 물가상승률이 연간 수백 %, 살인사건 발생률은
이라크를 능가하는 세계 최고 수준, 그리고 어린이 영양실조의 확산이란 재앙을 불렀다. 
  
이런 차베스의 베네수엘라를 따라 배워야 한다는 주장을 한 좌익 정치인도 있었다. 
  
체 게바라가 세계 젊은이들의 존경을 받고 있을 때 박정희는 욕을 먹어가면서 국가주도의 실용주의적 근대화 개혁으로 베네수엘라에 한참 뒤떨어졌던 한국을 발전시켰다. 현재 한국은 소득 평등도에서 세계적으로도 가장 우수한 나라인데 평등을 좋아하는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 쿠바, 월남, 베네수엘라보다 더 평등하다. 
  
남미의 좌익이 체 게바라를 영원히 묻어버리고 새로운 모범을 찾으려면 박정희가 답이 될 것이다. 최소의 희생으로, 최단기간 내에, 최대의 성과를 올려 대한민국을 자존심 강하고 평등한 나라로 만든, 그리하여 체 게바라가 꿈꾸던 그런 나라를 만든 박정희의 위대성을 일찍 알아본 이가
칠레의 강권 통치자 피노체트였다. 그는 선거로 당선된 공산주의자 아옌데가 칠레를 체 게바라 노선으로 끌고 가려하자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나라를 구하였다. 국가를 구하기 위하여 민주주의를 파괴하였다는 말도 듣는다. 그의 집권 시기 칠레는 내부 개혁에 성공, 지금은 남미의 최우등국가로 번영하고 있다. 
    
세상 물정을 모르는 순진한 혁명가는 나라를 망치고, 세상의 이치와 인간의 심리를 간파한
박정희는 부국강병에 성공하고 복지와 민주의 토대를 놓았지만 지식인들의 반감(反感)을 사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다. 게바라는 영원히 묻어버리고 박정히는 영원히 살려야 세계가 편할 것 같다.

[조갑제닷컴=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