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반발 親朴 향해서는 "호가호위하던 분들" 직격탄 날려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당내 현안과 관련한 질문이 쏟아지자 더 이상의 답변을 사절하고 있다. 뒷쪽으로 한국당 강석호 전 최고위원의 모습이 보인다. ⓒ뉴시스 사진DB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당내 현안과 관련한 질문이 쏟아지자 더 이상의 답변을 사절하고 있다. 뒷쪽으로 한국당 강석호 전 최고위원의 모습이 보인다. ⓒ뉴시스 사진DB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미국으로 떠나기에 앞서 '탈당권유' 징계에 반발하는 서청원 의원을 향해 촌철살인(寸鐵殺人)의 작심 비판을 남겼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23일 오전 출국에 앞서 인천국제공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서청원·최경환 의원은) 6년간 박근혜 전 대통령을 호가호위(狐假虎威)했던 분들"이라며 "탄핵 때는 숨어 있다가 자기자신의 문제가 걸리니 이제 나와서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것은 비겁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도 "방미 뉴스가 국내 뉴스와 뒤섞이면 국가지대사(國家之大事)의 문제가 희석될 수 있어, 더 이상 (당내 문제는) 질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국내 문제는 그 정도로만 답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한반도 핵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구국의 심정으로 향하는 미국행에 앞서서, 방미 목적을 희석시킬 수 있는 국내 정치·정당 현안은 말을 아끼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나는 나라를 구하기 위해 이렇게 미국에 가는데, 그 전날 녹취록 등을 운운하며 제 한몸 살 길을 찾아야 하겠느냐'는 공격이 우회적으로 담겨 있는 발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언론이 제1야당 대표의 방미를 폄하하려고 장관급도 못 만난다고 이야기하더라"며 "미국 고위 인사들을 만나서 사진으로 찍고 돌아와 국내용으로 활용하려는 방미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절박한 한국의 안보 상황을 미국 조야(朝野)에 전달하기 위해 가는 것"이라며 "미국 조야에 한미 간의 군사동맹을 넘어서 핵동맹을 요청하기 위해 오늘 출발한다"고 선언했다.

    4박 6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홍준표 대표의 이번 방미 일정은 '한반도 핵균형 회복'이 본 목적이지만, 현지 유력 언론과의 수차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에 일방적으로 전달되고 있는 '국내 급진층의 목소리' 외에 '보수층의 목소리'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목적도 있다는 분석이다.

    △"전술핵 재배치에 동의 않는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CNN 인터뷰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는 문정인 청와대 외교안보특보의 방미 △급진 성향 소설가 한강 씨의 뉴욕타임스 기고 등 국내 여론이 급진층의 목소리만 일방적으로 미국에 왜곡·전달되고 있는 국면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홍준표 대표의 방미는 '기울어진 미국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한 목적도 있어 보인다는 분석이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방미 일정을 보면 한 시간 단위로 일정이 있는 강행군"이라며 "미국 주요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서 (국내 보수층의 목소리를) 전달할 길을 찾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오늘(23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까지 잡았다"며 "미국 워싱턴의 언론사들과는 다 인터뷰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