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간 北보위부와 자주 연락…中국경에 ‘검은 차량’ 5대 마중說
  • 지난 10월 16일, 30대 탈북자 부부가 中장백현을 통해 北양강도 혜산으로 월북했다고 TV조선이 지난 21일 보도했다. ⓒTV조선 관련보도 화면캡쳐.
    ▲ 지난 10월 16일, 30대 탈북자 부부가 中장백현을 통해 北양강도 혜산으로 월북했다고 TV조선이 지난 21일 보도했다. ⓒTV조선 관련보도 화면캡쳐.


    ‘TV조선’은 지난 22일 “중국을 통해 재입북한 30대 탈북자 부부가 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이들 ‘30대 탈북자 부부’에 대한 보도가 더해지면서 흥미를 끄는 대목들이 보인다.

    TV조선은 이날 “2014년 태국을 통해 한국에 들어온 탈북자 33살 송 모 씨와 36살 손 모 씨 부부가 지난주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재입북했다”고 보도했다.

    TV조선 보도에 따르면, 송 씨와 손 씨 부부는 지난주 중국 장백현으로 건너가 16일 밤, 송 씨의 고향인 北양강도 혜산을 통해 북한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TV조선은 “두 사람은 탈북한 지 3년이 됐지만 별 다른 직업이 없었고, 북한에 두고 온 네 살배기 아이를 그리워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면서 “이들은 돈을 벌어 아이도 한국에 데려오려 했지만 생활고로 힘들어하다 북한의 공작에 재입북을 결심한 것 같다”는 정부 관계자의 이야기도 전했다.

    TV조선의 보도 이후 주요 매체들이 내놓은 후속 보도에는 흥미로운 부분들이 있었다. 이들 ‘30대 탈북자 부부’는 탈북 이후에 北보위부원과 수시로 연락을 했고, 한국에 와서 찍은 사진, 수집한 문서 등을 담은 스마트폰 등 ICT 기기도 챙겨서 월북했다고 한다.

    더 눈길을 끄는 점은 ‘30대 탈북자 부부’가 재입북하기 얼마 전부터 은행 등 금융기관과 주변 지인들에게 돈을 빌렸다는 점이다. 이들이 빌린 돈은 1억 2,0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언론은 "이들 부부가 中장백현에서 北양강도 혜산시로 넘어갈 때 북한에서 5대의 검은 세단이 마중나왔는데 北보위부 요원들로 보였다"는, 확인되지 않은 현지 목격담도 나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언론들은 “30대 탈북자 부부도 임지현처럼 북한의 선전에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과 함께 “소재를 파악할 수 없다는 900여 명의 탈북자들 가운데도 이런 사례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쏟아냈다.

    통일부는 23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진화에 나섰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30대 탈북자 부부’ 월북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들은 10월 중순에 중국으로 가서 연락이 끊긴 상황으로, 관계기관에서 조사 중”이라면서 “정부는 지금까지 모두 26명의 탈북자가 재입북한 것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통일부가 발표하기 전까지는 재입북한 탈북자들이 모두 몇 명이나 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지금도 이들이 왜 월북했는지, 월북 당시 상황은 어땠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

    일각에서는 “북한 당국이 소문으로만 떠돌던 ‘탈북자 간첩들’을 활용해 새로운 외화벌이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盧정권 때부터 탈북자 가운데 ‘위장 탈북자’가 적지 않다는 내용에서 보다 발전한 내용이다.

    TV조선 등이 보도한 ‘재입북 30대 탈북자 부부’의 과거 행보를 보면 이런 주장도 전혀 무시할 수는 없어 보인다.

    ‘30대 탈북자 부부’가 금융권과 지인들에게서 빌려간 1억 2,000만 원(약 11만 달러)은 한국 사회에서는 적지도, 크지도 않은 돈일 수 있지만, 북한에서는 외화벌이 사업에 종사하는 노동당 간부도 쉽게 만지지 못하는 거액이다. 현재 소재 파악이 안 되는 900여 명 가운데 3분의 1이 이런 행동을 한다면, 그 금액은 3,300만 달러(한화 약 360억 원)에 달하게 된다.

    여기다 한국 곳곳에서 찍은 사진과 각종 자료까지 스마트폰에 담아 북한에 가져갔다는 사실은 이들이 北보위부에 포섭되었거나 탈북할 때부터 보위부 소속으로 내려왔던 것이 아니냐는 의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