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2주년 기념] 文정부 바람직한 외교안보 전략은?

국제정세 무지했던 조선…21세기 한국은?

[창간 12주년 기념] 文정부 바람직한 외교안보 전략은? ③日우경화, 中일인 독재가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

전경웅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7.10.24 06: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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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 통일·외교부장입니다. 통일부,외교부,북한,국제 분야를 담당합니다.

    저의 주된 관심은 '국익보호'입니다. 국익보호와 관련된 이슈는 국제관계에서만 발생하지 않습니다. 국내의 어두운 세력들이 더 큰 위험성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기자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기자가 알려주는 정보가 세상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이 세상을 바꿀 것입니다.


한국이 직면한 문제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있다. 바로 옆 일본과 중국의 문제다. 아베 정권의 ‘군국주의화’와 시진핑 공산당의 일인 독재에 대해 한국은 과연 제대로 알고나 있을까.

한국이 양국의 속셈을 모르고 ‘겉핥기식 비난’만 쏟아 부으며 자위하면 할수록 일본 우익 정치권과 중국 공산당의 야욕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日혐한에 대한 한국 정치권·언론의 무지와 무관심

한국 언론들이 심심하면 내놓는 ‘반일 보도’ 가운데 하나가 일본 내 혐한 세력과 관련 트렌드다. 일본 내에서 혐한 서적이 베스트셀러 대부분을 차지하고, ‘재특회’라는 단체가 인기를 얻고 있으며, 자민당을 비롯해 여론을 주도하는 정치세력이 모두 ‘극우’라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 내용들이 과연 일본 사회에서 점점 더 강해지는 ‘혐한’을 제대로 설명하고 있을까.

한국 정치권과 언론, 학계의 ‘반일’은 스테레오 타입이다. 소위 ‘진보 진영’이 학계와 언론계를 장악해서인지, 아니면 소위 ‘민주화 세력들’이 민주주의 실현 후 먹거리로 ‘반일’을 택해서인지, 한국 사회 전반을 휩쓰는 ‘반일’은 깊이도 없고, 과거에 얽매여 있으며, 현실과도 동떨어져 있어 일본인뿐만 아니라 이제는 한국인들로부터도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단적인 사례가 바로 ‘혐한 언론’과 ‘재특회’를 ‘일제 군국주의 잔존세력’과 연결 짓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은 ‘혐한 언론’이나 ‘재특회’가 중국과 관련이 깊고, ‘일제 군국주의 잔존세력’은 한국 사회가 생각하는 그런 모습이 아니라는 점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혐한 매체는 ‘서치나’와 ‘레코드 차이나’, ‘포커스 아시아’다.

‘서치나’의 경우 1971년 중국 푸젠성 푸친에서 태어난 ‘모토키 마시카즈’가 세운 매체다. 1991년 일본으로 유학 온 ‘모토키 마시카즈’는 학업을 마친 뒤 그대로 눌러앉아 일본인으로 귀화하고 이름도 바꾼 뒤 언론인 생활을 시작했다.


‘서치나’는 ‘모토키 마시카즈’가 1999년 9월 “급성장하는 중국 관련 경제뉴스를 일본에 전달하겠다”며 도쿄에서 만든 매체다. 하지만 이후 ‘야후 재팬’ 등에 뉴스 컨텐츠를 제공하면서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혐한 보도로 도배를 하면서 물의를 빚었다. 결국 2015년 ‘야후 재팬’ 측으로부터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혐한 기사로 도배, 언론계 품격을 실추시켰다”는 지적과 함께 퇴출당했다.

재미있는 점은 ‘서치나’의 모회사가 日‘SBI 홀딩스’라는 점이다. 맞다. 국내최대 저축은행 ‘SBI 저축은행’의 모회사다. SBI 홀딩스는 2010년 ‘서치나’를 거액에 인수했다.

SBI 홀딩스의 모태는 한국계 일본인 ‘손 마사요시’의 소프트 뱅크다. 소프트뱅크는 1990년대 후반 1,000여 개의 계열 기업을 거느리게 됐는데, 이를 관리하게 위해 ‘중간지주회사’를 여러 개 만든다. 이 가운데 하나가 ‘소프트뱅크 파이낸스’였다.

‘소프트뱅크 파이낸스’는 그룹의 금융 및 투자업무를 맡았다. 손 마사요시 회장은 2006년 英보다폰을 인수하기 위해 ‘소프트뱅크 파이낸스’를 매각했다. 이때 그동안 ‘소프트뱅크 파이낸스’를 실질적으로 이끌며 그룹의 CFO 역할을 하던, 노무라 증권 출신 ‘기타오 요시타카’가 경영권을 사들였다. 기타오 회장은 ‘소프트뱅크 파이낸스’의 이름을 ‘SBI 홀딩스’로 바꿨다.

이후 일본 내에서도 꾸준히 성장한 ‘SBI 홀딩스’는 한국에서 저축은행 사태가 터지고 소비자 금융계가 엉망이 된 이후인 2013년 ‘현대스위스 저축은행’을 인수해 ‘SBI 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바꾸고 한국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SBI 홀딩스 측에 따르면, 인수한 ‘현대스위스 저축은행’의 부실 때문에 매수 이후 1조 5,0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다고 한다. 그 덕분에 현재 저축은행 업계 1위로 올라선 것이라고 밝혔다.

SBI 홀딩스 측은 또한 "기타오 요시타카 회장이 '서치나'를 인수한 뒤 혐한 여론조성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해당 섹션을 아예 없애버렸다"며, 지금은 '서치나'가 혐한 매체의 범주에서 벗어났다고 해명했다.  

‘서치나’의 뒤를 잇는 대표적 혐한 매체 ‘레코드 차이나’ 또한 1947년 중국 길림성에서 태어난 ‘야마키 히로유키(八牧浩行)’가 도쿄에서 설립해 운영하는 인터넷 매체다. ‘야마키 히로유키’는 1971년 日지지통신에 입사한 뒤 계속 일본에서 생활하다 귀화했다고 한다.


‘포커스 아시아’는 이들보다 늦은 2009년 10월부터 활동을 시작한 인터넷 매체다. 매체 소개를 보면 “중국 비즈니스 리더들이 전하는 아시아의 소식을 일본어로 독자에게 전한다”면서 “일본 기업들의 중국 내 비즈니스 진출을 지원할 것”이라고 돼 있다.

이런 내용만 보면 일본인이 만든 매체 같지만 실은 中공산당 선전매체 ‘신화망’의 일본어판이 새로 회사를 만든 것이다.

‘포커스 아시아’가 소개한 회사 연혁 가운데 2010년 5월 6일의 ‘신착정보’를 살펴보면, 대표이사 ‘이토 히데키’가 “신화사 일본어 사이트를 활용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사이트 리뉴얼을 소개하고 “앞으로도 중국과의 비즈니스를 통해 사업을 확대해 나가는 일본 기업들에게 부가가치가 높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인사말이 올라와 있다.

이처럼 일본의 ‘혐한 매체들’은 시작점이 묘하게 중국 본토와 맞물려 있다.

무시무시한 ‘재특회’? 실제 위협은 ‘일본회의’

그렇다면 ‘재특회’는 어떨까. 한국에서 ‘반일’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재특회’가 마치 일제 침략기의 ‘현양사’ 같은 무시무시한 조직인 것처럼 묘사한다. 하지만 ‘재특회’는 일본의 보통 사람들에게는 무시당하거나 경원시 당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재특회’의 정식 명칭은 ‘재일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들의 모임’이다. 여기서 말하는 ‘재일’은 당초 ‘재일한국인’ 전체가 아니라 여전히 멸망한 ‘조선’ 국적을 버리지 않는, 조총련 계열을 의미했으나 언제부턴가 ‘재일한국인’을 비롯해 외국인 전체를 대상으로 변질해버렸다.


초창기 ‘재특회’는 ‘조총련계열의 재일 조선국적자’를 대상으로 하는 반공단체 성격이 짙었으나 지금은 인터넷에서만 ‘우익’을 자처하는 ‘넷우익’과 ‘히키코모리’, ‘니트’가 회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관심병 집단’으로 전락했다. 이들이 대마도에 가서 시위를 하다 ‘한국인 출입금지’라는 푯말이 써진 식당에서 식사를 하려다 주인에게 “당신네가 왔다는 소문이 나면 일본인도 안 온다”며 쫓아낸 일화는 이들이 일본 사회에서 어떤 취급을 받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실제 일본 사회에서 ‘혐한 여론’을 주도하는 세력으로 지목받은 곳은 ‘일본회의’라는 단체다. ‘아오키 오사무’가 쓴 책 ‘일본회의의 정체’가 한국에서도 출간될 정도로 이 단체는 일본 정계에 큰 영향력을 가진 곳이다.

‘일본회의’는 1930년 ‘다나구치 마사하루’가 창설한 종교단체 ‘생장의 집’에서 교육받은 사람들이 1960년대와 1970년대 ‘신우익 활동’을 하면서 만든 ‘일본을 지키는 국민회의’와 ‘일본을 지키는 모임’을 바탕으로, 그들의 대를 잇는 사람들이 1997년 통합해 만든, 일종의 종교기반 이익단체다.

그런데 ‘일본회의’가 떠받드는 종교가 바로 일본 국교인 ‘신도(神道)’다. ‘일본회의’의 활동을 지원하는 것은 일본 전역에 8만 개나 있는 신사(神社)라고 한다. 이 가운데도 일본에서 가장 큰 ‘이세 신궁’과 ‘신도 본청’이 핵심 후원자라고 한다. 

‘일본회의’는 회원인 아베 신조 日총리를 전면에 내세워 정치활동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회의’ 산하 ‘의원 간담회에는 중의원과 참의원 280여 명이 참여하고 있고, 아베 총리의 2차 내각 각료 20명 가운데 16명, 3차 내각 각료 가운데 13명이 이곳 회원이다. 일본회의 지방의원연맹 소속 의원도 1,700여 명이나 된다. 지난 22일 치러진 日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과 공명당이 압승을 거둠에 따라, ’일본회의‘ 또한 더욱 득세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일본회의’가 추구하는 것은 단순한 ‘혐한’이나 ‘외부를 향한 군국주의’가 아니다. ‘일본회의’의 기본 목표는 천황 주권제 부활과 국민주권주의 부정, 국방 충실, 애국교육 추진, 이를 위한 헌법 개정, 전통가족 부활 등이다. 즉 현재의 ‘자유민주주의’를 전면 철폐하고, 미국과의 관계를 본질적으로 바꾸겠다는 뜻이다. ‘일본회의’의 일부 회원은 현재 일본 사회를 “미제 침략군이 만든 시스템”이라고 비난하며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신(천황)이 지배하는 일본 전통 제도를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이런 ‘일본회의’가 일본을 지배하고 있음에도 ‘야성을 거세당한’ 일본 국민들은 저항할 생각조차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배타적 성향이 강한 일본 주류언론과 학계, 정치계가 끈끈히 뭉쳐 ‘일본제일주의’를 추구하니 겉으로는 문제가 보이지를 않는다.

시진핑의 ‘중국 특색 사회주의’가 한국에 미칠 영향

중국이 한국에게 얼마나 위협적인지는 굳이 일일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2011년 이후 중국이 보인 행태는 한국을 과거 청나라 때 조선과의 ‘조공관계’처럼 여기는 태도였다. 문제는 앞으로다. 북한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를 한 뒤 中공산당의 행태는 예사롭지 않다.

지난 18일 오전 中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제19차 中공산당 전국대표대회’가 열렸다. 세계 언론들이 “시진핑이 시황제가 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날 시진핑 中국가주석은 개막 보고를 3시간 40분 동안이나 하면서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강조했다.

이후 주요 외신을 통해 나온 내용을 보면, 2049년까지 중국이 미국을 경제, 문화, 군사, 정치적으로 뛰어넘는 것을 목표로 각 방면에서 ‘사회주의 실천’을 통해 ‘힘’을 기르겠다는 것이었다. 이를 달성하면 전 국민의 중산층화, 즉 ‘샤오캉 사회’ 실현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얼핏 이 이야기는 시진핑과 中공산당 지도부가 결정한 사항처럼 보이지만, 실은 中공산당 정치체계를 고려해 풀이하면, 현재 주도 세력의 주장을 다른 계파들이 수용할 때까지 협상을 벌인 결과를 외부에 발표하는 것이다.


참고로 한국에서는 시진핑 中국가주석이 ‘태자당’이라고 설명하지만, 실제로는 공산주의 청년단, 일명 ‘공청’의 든든한 지지를 얻고 있다. ‘공청’은 중국에서도 ‘모택동 주의 조직’으로 악명이 높다. 이들이 시진핑의 입을 빌려 ‘중국 특색 사회주의’로 ‘미국을 능가하겠다’고 말하는 것이 과연 무슨 의미일까. 그리고 이 말을 한반도에 대입하면 어떻게 될까.

북한의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을 강제로 저지하지 않고, 한국이 북한을 억지하기 위해 미국의 힘을 얻어 ‘사드(THAAD)’를 배치하고, 요격 미사일을 도입하는 것을 반대하며,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모두 중국의 영해로 하겠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기네 패권 전략에 필요하다면, 한국에 대한 무역보복은 물론 이미 한국에 와 있는 150만 명의 중국인들로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 한반도 유사시에는 북한과 함께 한미연합군을 저지하고, 필요하다면 한국을 ‘핵공격’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中공산당에게 한국은 “美제국주의의 전초기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국과 전략적 파트너 관계인 중국이 절대 그럴 리 없다”고 외치는 친중 사대주의자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中인민해방군이 백두산 북쪽과 서쪽에 1,000여 기의 핵탄두 장착 탄도미사일 부대를 배치하고, 그 가운데 사거리 1,500km 이하의 탄도미사일 500여 기를 남쪽을 겨냥해 놓고 있는 것은 뭐라고 설명할 것인가. 백두산 북쪽에서 1,500km 미만에 있는 곳은 한국밖에 없는데 말이다.

여기다 中인민해방군 유일의 항공모함은 동해함대 소속으로 요동반도의 랴오닝에 모항을 두고 있다. 서해와 남해를 거치지 않으면 태평양으로 나갈 수가 없다. 중국은 이 때문에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격렬히 반대했고, 지금도 틈날 때마다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과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를 무시하는 행태를 보인다. 중국이 한국을 진정 ‘파트너’로 본다면 이런 행동을 할까.


제2의 가쓰라 태프트 밀약, 누가 맺었을까? 

국내에서 반미 감정을 일으킬 때 자주 인용하는 것이 ‘가쓰라-태프트 밀약’이다. 1905년 7월 27일 가쓰라 다로 日총리와 하워드 태프트 美육군성 장관이 日도쿄에서 만나 “미국이 필리핀을 식민지 지배하는데 일본이 부정적이지 않는 대신 미국은 일본이 조선을 점령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알려져 있다.

1924년에서야 세상에 드러난 ‘가쓰라-태프트 밀약’의 합의 내용은 “일본 외교의 근본 원칙은 동아시아 평화로, 이는 일본, 미국, 영국 간 협조로 이뤄질 수 있다” “미국과 같이 강력하고 일본에 우호적인 나라가 필리핀을 식민 지배하는 것이 일본에게도 최선이며, 일본은 필리핀에 대해 그 어떤 공격 계획도 없다” “러일전쟁의 직접적인 원인 제공국인 대한제국은 일본이 특별한 조처를 하지 않는다면 또 다시 다른 외세를 끌어들이는 경솔한 행동을 할 것이므로, 일본이 대한제국에 대한 보호권을 갖고 적절한 조처를 하는 것이 동아시아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었다.

한국에서는 지금까지도 ‘가쓰라-태프트 밀약’이 일제가 한반도를 침략하는데 중요한 근거가 되었다고 말하지만, 당시 국제정세에서 미국은 한반도에 별 관심이 없었다. 최근 역사학자들 사이에서는 “가쓰라-태프트 간에 비밀협정을 맺은 것이 아니라 단순한 외교적 협의에 불과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아무튼 2017년 초부터 한국 일각에서는 ‘제2의 가쓰라-태프트 밀약설’이 퍼지고 있다. 지난 4월 7일(현지시간) 美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있었던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과 시진핑 中국가주석 간의 비공개 회담을 두고 하는 이야기였다. 이후 트럼프 美대통령이 보여준, 소위 ‘코리안 패싱’이라는 행태를 설명할 때 주로 쓰였다. 과연 그럴까.

현재 미국의 입장은 122년 전 ‘가쓰라-태프트 밀약’ 당시와는 크게 다르다. 다만 ‘위대한 미국 재건’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미국 제일주의’를 실전하는 트럼프 美대통령의 시각에서 현재 한국 정부와 사회의 행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점은 중요하다.

어쨌든 만약 ‘제2의 가쓰라-태프트 밀약’이 존재한다면, 이는 미국과 중국 간이 아니라, 중국과 일본 간에 있을 가능성이 적지 않아. 중국 정부와 일본 정부 간의 공식적 밀약이 아니라, 中공산당과 日일본회의 간의 협력 말이다.


물론 가정이기는 하다. 그러나 한국 중심의 시각을 벗어나, 지금 일본과 중국이 처한 상황, 그리고 양국 내부의 핵심세력들의 시선으로 한반도 문제를 바라보자.

천황제 복고를 꿈꾸는 ‘일본회의’ 회원들에게 지금의 일본 청년들은 ‘거세된 가축’에 불과하다. ‘일본회의’ 회원들의 눈에 일본은 경기 침체와 고령화 사회로 활기를 잃어버린 사회적 분위기가 25년 이상 계속되고 있고, 국민 스스로가 “우리나라는 썩은 나라”라고 자조할 정도로 자괴감에 빠져 있다. 동시에 많은 일본 젊은이들은 자신 밖에 모르는, ‘정신적 미숙아’처럼 행동하고 있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충격요법’이 필요하다. 임진왜란 때처럼.

시진핑을 중심으로 한 中공산당의 눈에 지금 중국은 ‘허유기표(虛有其表)’ 상태다. 겉으로는 G2라거나 나날이 발전하는 과학기술과 군사력으로 아시아의 패권을 쥐게될 것이라거나 떠들지만, 그 속은 곪을 대로 곪아 있다. 지방정부의 경제통계와 중앙정부의 경제통계가 다르고, 정부 부채가 얼만지는 정부조차 모른다. 16억 명의 인구 가운데 연간 소득 2만 달러 안팎의 중산층은 공산당원과 그 가족 숫자인 1억 1,000만 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인구 가운데 절반 이상의 하루 수입이 1,000원도 안 된다. 세계적으로도 최하위 극빈층이다.

군사력 또한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에 항공모함, 미사일 구축함, 스텔스 전투기, 폭격기 등을 내세워 자랑하지만, 전력의 70% 이상은 도입한 지 50년 가까이 된 구식이다. 핵전력 또한 미국이나 러시아의 10분의 1도 안 된다. 엄청난 돈을 번 공산당 간부와 그 친인척들은 중국과 인민을 위해 쓰거나 투자하기 보다는 몰래 해외로 빼돌리는데 급급하다. 공영 금융기관들이 공산당의 명령에 따라 내준 ‘그림자 대출’이 터지면 중국 경제의 실체가 그대로 드러난다.

이런 ‘일본회의’와 中공산당의 고민은 사실 20년 가까이 된 것이다. 그러나 양 측의 협력은 10여 년 내외로 보인다. 이전까지 中공산당은 나름대로 ‘동북공정’과 ‘이민정책’을 통해 한반도를 중립지대로 만든 뒤 ‘중국 연방’에 편입시키고자 했고, ‘일본회의’는 한국과의 대립을 통해 일본의 ‘보통국가’화에 집중했다.

그러던 이들이 언제부턴가 손을 잡는 모습이 보였다. 현재 일본 정치인 가운데 다수가 2세 또는 3세 정치인이다. 아베 신조 日총리 또한 ‘기시 노부스케’가 외조부이고, 외무장관을 지낸 ‘아베 신타로’가 부친이다. 다른 정치인들 또한 대대로 정치인 집안이다. 그런데 일본 정계에서는 1980년대와 1990년대 자기 자녀들을 중국으로 유학 보내는 게 유행이었다. 그리고 이들 가운데 적지 않은 수가 ‘사회과학원 연구생원’에서 유학했다고 한다. ‘사회과학원’은 中공산당 산하 국무원이 운영하는 공공 정책 대학원이다.

‘일본회의’는 1960년대와 1970년대 ‘신우익 활동’을 했던 사람들이 주도하는 곳으로, 정치인 집안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곳과 中공산당이 ‘밀약’을 맺지 않았다는 보장이 없다.

日일본회의-中공산당, ‘공각기동대’ 같은 미래 원하나


‘일본회의’ 입장에서 한국과 북한 간의 극한 대립을 통해 한반도가 ‘무정부 지대’로 변하게 되면, 일본 국민들의 각성은 물론 정치 체제의 변환도 지금과는 비교가 안 되게 수월해 진다. 한반도 전후 복구 사업은 일본에게 ‘제2의 호황기’를 제공할 수 있다. 한반도 유사시 일본의 개입을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개헌’이다. 日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과 공명당이 개헌 발의선을 확보함에 따라, 이 같은 목표를 추구하는 움직임도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中공산당 입장에서는 한반도가 전장(戰場)으로 변한 뒤 ‘말 안 듣는 김정은 체제’와 ‘남조선 체제’가 사라지고, 국제사회가 개입해 ‘중립 지대’로 만들면, 전후 복구 사업과 인도적 지원 사업 등을 통해 120년 만에 다시 한반도에 개입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동아시아 평화구축’을 명목으로 자연스럽게 동중국해에서의 활동도 대폭 늘릴 수 있다.

‘일본회의’와 中공산당 양측 공동의 적인 ‘美제국주의’와 직접 부딪힐 필요 없이 한반도를 희생양으로 삼으면, 모두가 행복해지는 상황이 된다. 다만 한반도가 무정부 상태가 되었을 경우 ‘관리’를 잘못하면, 일본과 중국 모두 ‘난민’ 문제로 골치를 앓게 될 위험성도 있다.

재미있는 점은 이 같은 상황을 이미 예견한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1995년 일본에서 나왔다. 바로 ‘공각기동대’다. 시로 마사무네의 만화를 원작으로,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만든 극장판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는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이후 ‘공각기동대’는 TV시리즈도 만들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공각기동대’의 세계관에는 별 관심을 갖지 않았다.

‘공각기동대’는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세계 대전 이후 일본을 무대로 한다. 그런데 ‘세계 대전’ 이후 일본과 중국 등에 거대한 난민들이 유입된다는 설정이 있다. 극 중 한 악역은 북한 신의주 일대에서 평화유지임무를 맡았던 일본군이라는 설명도 있고, 주인공과 조연들 또한 동아시아에서 참전했다는 내용도 있다. 극 중에는 중국 정부 관계자와 美중앙정보국(CIA)도 나온다. 하지만 한국 정부와 북한, 통일 한국이라는 표현은 나오지 않는다. 그저 ‘반도’라는 표현만 나온다. 잠깐이지만 한반도로 추정되는 지역이 ‘무정부 수준의 내전 상태’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혹시 ‘일본회의’와 中공산당이 꿈꾸는 동아시아의 미래는 한반도가 ‘주인 없는 땅’이 된 채 한국인들이 외세의 고통 속에 신음하고 노예처럼 사는 대신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아닐까. '애니매이션'은 그저 '애니메이션'으로 봐야 함에도 이를 현실로 만들려는 사람들이 주변국 권력층에 존재하는 것이 현재 한국이 처한 상황은 아닐까.


‘④트럼프의 미국이 원하는 한국은 대등한 친구’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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